‘최성준 위원장 체제’의 3기 방통위가 ‘야당 몫’ 상임위원이 빠진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여당 추천 허원제 상임위원을 부위원장으로 호선했다. 시민사회는 이에 “야당 위원 2명은 무시하고 가겠다는 선언”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는 16일 3기 방통위 첫 번째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여당 추천 허원제 상임위원을 부위원장으로 호선했다. 이날 회의에 야당 추천 방통위원은 불참했다. 고삼석 방통위원 내정자는 청와대로부터 임명을 받지 못했고, 김재홍 상임위원은 이에 반발해 참석하지 않았다. ‘반쪽’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16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3기 방송통신위원회 첫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전체회의에서 정부여당 추천 상임위원들은 “국민을 위해 회의한다”며 첫 번째 회의를 강행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고삼석 내정자에 대해 “상황은 매우 안타깝다”면서도 “하지만 현안이 산적돼 있기 때문에 국민들을 위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회의를 이어갔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방통위 다른 기관 사례 보더라도 위원 5분 모두 임명돼야 개회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국민들께서도 정상적 업무처리가 이뤄지길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2기 방통위원들 임기가 만료된 이후 20일 동안 업무가 중지돼 있었기 때문에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기주 방통위원은 “3기 방통위가 출범을 3월26일 해야 하는데 임명이나 위원장 활동으로 많이 미뤄졌다”며 “단말기 보조금 문제와 개인정보보호 그리고 향후 3년 주요한 정책과제를 무엇으로 다룰 것인지 등등의 현안들이 많다. 오늘 상정 안건들도 중요도는 좀 떨어지더라도 처리해야 될 내용들”이라고 강조했다.

허원제 방통위원 역시 “한 분이 안 계셔서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통위는 주어진 일을 위해 정상적인 업무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위원은 이어, “국정수행의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임무를 반대한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부여당 추천 최성준 위원장과 허원제·이기주 상임위원이 참석한 방통위 전체회의에서는 부위원장으로 허원제 상임위원을 호선했다. 허 부위원장의 임기는 1년 6개월이다.

언론연대, “야당 위원 무시하겠다는 선언” 비판

정부여당 추천 방통위원들은 “국민을 위해”라고 이야기해지만 시민사회의 비판은 거세다. 언론연대는 “야당 위원 2명은 무시하고 가겠다는 선언”이라며 “임명장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오만과 독선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언론연대는 곧바로 성명을 내어 최성준 위원장에 대해 “본인이 수장으로 있는 조직이 정상적으로 출범조차 하지 못한 상황에서 도대체 무슨 염치로 기자들부터 만나겠다는 것인지 그 부끄러움을 모르는 행동”이라며 “게다가 종편 방송발전기금 징수 문제에 대해서도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며 종편 감싸기에 나섰다. 청문회에서 징수 방침을 분명하게 밝혀놓고는 며칠 만에 납부 유예 입장을 전했다”고 꼬집었다.

언론연대는 “최성준 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합의제 행정기구의 장으로서 대화와 타협의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던 국민과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하고 있다”며 “고삼석 내정자에 대한 임명을 촉구하고 3기 방통위를 정상적으로 구성하는 데 앞장서라. 그것이 최성준 위원장과 3기 방통위를 인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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