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과 삼성전자의 논쟁이 매섭다. 삼성전자는 “진정한 언론은 정정보도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기사를 무기화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을 내어 갤럭시S5 카메라 렌즈 수율이 낮아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보도해 3억 소송을 진행 중인 <전자신문>을 정면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10일 공식 블로그 ‘투모로우’에 “최근 <전자신문>과 관련된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며 안타깝고 답답한 심정에 글을 올린다”며 <진정한 언론은 정정보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사를 무기화하지 않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갤럭시S5의 카메라 렌즈 수율이 낮아 갤럭시S5 생산 차질이 크다고 보도한 <전자신문>에 3억 손해배상소송을 건 지난 3일 이후 벌써 3차례 내놓는 공식입장이다.

▲ 삼성 공식 블로그 '투모로우'에 최근 올라온 '전자신문' 관련 입장 (사진=투모로우 캡처)

삼성전자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언론은 잘못한 기사에 대해서는 이를 지체 없이 정정하고 독자와 취재원에게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을 기본 책무로 여기고 있다”며 “해외에서 기업과 언론의 정정보도 요청 소송이 거의 없는 경우도 해외의 유력 언론은 정정보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바쁘게 취재를 하다보면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사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식했을 때에는 이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것이 진정한 언론의 자세”라며 “사실과 다른 내용의 기사를 바로잡아 달라는 요청은 취재원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 권리인데도 요즘 <전자신문>을 보면 오히려 지면을 무기 삼아 전자신문이 삼성전자를 압박하고 있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전자신문>이 4월 7일, 8일, 10일 삼성전자를 다룬 기사를 20여 개 보도한 것을 두고 “진정 권위 있는 언론은 기사를 무기화하거나 날카로운 검처럼 상대방에게 들이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며칠 동안 <전자신문>의 편집은 30여 년간 전자업계를 대표해 온 전문지로서 쌓아 온 무소불위의 힘을 특정 목적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정말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30여 년간 국내 전자업계를 대표해 온 전문지가 무슨 까닭으로 글로벌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기업의 발목을 잡으려고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전자신문>이 지금이라도 사실과 다른 보도를 바로잡고 정론직필의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충고했다. (▷ 관련글 : <진정한 언론은 정정보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사를 무기화하지 않습니다> 전문)

<전자신문>의 기획기사도 반박

삼성전자는 같은 날 ‘투모로우’ 블로그 ‘이슈와 팩트’ 란에 <전자신문>의 기획기사를 반박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전자신문>은 4월 7일자 1면 머릿기사로 <연봉 50% 성과잔치할 협력사는 ‘마른 수건’만 짰다>를 배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삼성과 협력사 관계를 짚는 기획보도를 시작했다. <전자신문>은 <해마다 원가부담 떠넘기기 ‘공포’ 짭짤한 부품은 해외서 자체 생산 직격탄 협력사, 사지 내몰려>(7일 5면), <M&A 사기꾼에 갈기갈기 찢긴 우량기업>(7일 26면 사설), <단가인하 압박 큰데다 모델 바뀌면 일감 끊길까 ‘조마조마’>(8일 3면) 등의 기사를 냈고, 10일 2면에는 “애플은 언론에 소송 건 적 없다”는 외신 반응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4월 7일, 8일자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기사 내용을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연봉 50% 성과잔치할 때 협력사는 ‘마른 수건’만 짰다>(기사 링크)에 대해 “전자신문이 5면 표를 통해 언급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32개 주요 협력사 중 직접 거래가 없는 업체를 제외한 22개 1차 협력사에 대한 최근 3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을 분석해 보면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가 10일 반박글을 통해 해명한 전자신문 7일자 1면 (사진=전자신문 온라인판 기사 캡처)

삼성전자는 “2011년 2806억원, 2012년 3845억원, 2013년 5034억원으로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평균 영업이익도 2011년 142억원, 2012년 269억원, 2013년 292억원으로 상승했다”며 “특히 22개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2년 7.0%, 2013년 5.8%로 2012년 전자부품·통신장비 등 중소기업의 평균 이익률 3.95%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단가인하 압박감 큰데다 모델 바뀌면 일감 끊길까 조마조마>(기사 링크)를 두고도 “<전자신문>이 기사에서 거론한 협력사들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한 자료를 통해 실적악화 원인이 수율안정화 지연, 급여 조정에 따른 일시비용 발생 등 내부 문제 때문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며 “<전자신문>은 기사 근거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인용하고 있어 취재과정에서 해당 협력사들의 실적 악화 원인을 인지했음이 분명함에도, 마치 삼성전자의 불합리한 단가인하 요구 때문인 것으로 사실을 왜곡해 보도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협력사와의 협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전자신문>은 일부 내용을 발췌해 보도함으로써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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