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이 영화, 제목이 <가시>가 아닌 <딸기우유>로 개봉할 뻔했다. 극중 조보아가 연기하는 영은이 딸기우유를 좋아해서 처음에는 <딸기우유>를 영화 제목으로 삼았단다. 김태균 감독은 “제목이 <가시>로 바뀐 건 <딸기우유>가 모호한 느낌을 준다는 이야기가 많아서다. <가시>라는 제목은 날카롭고 찌르는 느낌이 난다. 사랑에 대해 질문하지만 목에 걸린 가시처럼 찌른다”라며 <가시>로 제목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 사진제공 인벤트스톤
2일 오후 4시 서울 왕십리 CGV에서 <가시>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는 김태균 감독, 장혁, 조보아가 함께했다. 김태균 감독은 “사랑에 대한 주제로 영화를 만들었지만 장르가 한 장르가 아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멜로와 스릴러가 붙을 수 있는지 도전하고 싶었다”라며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고 사랑을 느끼기보다는 먹먹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에 가서 모든 등장인물에 대해 연민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사랑이라는 주제에 서스펜스라는 하이브리드가 결합한 영화라는 점을 설명했다.

장혁은 <가시>에서 베드신을 두 번 소화한다. “베드신이 굉장히 어렵다”고 운을 땐 장혁은 “사람이 어떤 느낌을 감정적으로 갖고 간다는 게 어렵다. 감독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베드신을 찍었다”며 “아내(선우선 분)와의 잠자리 장면이 머리핀을 통해 일탈에 대한 베드신을 보여준다면, 조보아와의 잠자리 장면은 아내 입장에서 오해하는 감정을 위주로 찍었다”며 여자캐릭터에 따라 감정을 달리 하고 베드신에 임했음을 이야기했다. 조보아 역시 “베드신이 부담되기는 했지만 극 중에 베드신이 꼭 필요해서 찍었다”며 베드신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 사진제공 인벤트스톤
영은 역으로 신예 조보아를 캐스팅한 배경에 대해 김태균 감독은 “영은 역을 캐스팅하기 위해 두 달 반에서 석 달 동안 오디션을 보았다”며 “영은 역을 할 배우를 찾는데 조보아는 예쁘면서도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딘지 모르게 허전해서 캐스팅을 했다”며 캐스팅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관객이 영은을 바라볼 때의 느낌에 대해 김태균 감독은 “관객이 영은을 이해하기 쉽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야 영은의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잘 살아날 수 있다”라며 “조보아는 그 역할을 잘 해서 제대로 된 캐릭터를 연기했다”며 조보아라는 신인 연기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나리오에 대한 비화도 공개했다. 김태균 감독은 “7년 전에 공모전을 심사하다가 발견한 시나리오다. 다른 이들은 이 시나리오를 별로라고 생각했지만 저는 좋게 보았다”라며 “준기와 서연, 영은이라는 세 인물의 입장이 사랑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로 얽혀서 굉장히 재미있었다”며 하마터면 사장될 뻔한 시나리오가 영화로 만들어졌음을 밝히기도 했다.

드라마와는 다른 영화만의 매력에 대해 조보아는 “영화는 시나리오가 처음부터 끝까지 나온다. 그래서 다른 배우들과 촬영 전에 캐릭터를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다. 충분히 편집할 수 있는 시간도 있어서 좀 더 멋진 장면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혁과 신예 조보아가 출연하는 <가시>는 4월 10일 개봉예정이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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