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기만 하던 사건이 명료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속 남자들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었고, 그 사건으로 시작된 지독한 악연은 그렇게 현재의 사건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여전히 샛별이가 납치될 수밖에 없는 위기에 처해있기는 하지만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윤곽은 거의 드러났다고 해도 좋을 듯합니다.

무진 부녀자 연쇄살인사건 속 진실 찾기;
10년 전 잘못된 선택을 한 이들의 후회와 여전히 고칠 수 없었던 살인마의 본능

무진으로 온 그들은 그곳에서 중요한 정보들을 얻게 됩니다. 테오의 방에서 영규가 가져와 샛별이에게 줬던 사진 한 장이 모든 것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되었습니다. 이번 방송이 <신의 선물 14일>의 이후 이야기의 길잡이가 되어주었고, 윤곽이 잡힌 범인과 의심을 받던 인물들의 '왜?'라는 이유들마저 명확해졌습니다.

한지훈과 현우진, 추병우, 김남준, 기동호로 이어지는 알 수 없었던 진실은 보다 명확해졌습니다. 10년 전 죽은 수정이와 함께 사진을 찍었던 세 명의 남자 중 한 명이 문신남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만으로도 이후 이야기의 흐름은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진 속 네 사람 중 유일하게 존재하는 한 명의 남자. 그 남자가 곧 모든 사건의 중심에 서 있고 악의 근원이라는 점에서 그 남자에 대한 추격전은 결국 범인을 찾고 샛별이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지몽처럼 수현과 샛별 앞에 나타나 사진을 찍어주고 운명에 맞서 싸우라고 이야기했던 카페 주인이 바로 죽은 수정이의 어머니라는 점도 그 의미가 명확해졌습니다.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수정이 어머니가 반 무당이었단 동네 주민들의 증언을 봐도 그녀의 예지몽에 대한 설득력은 존재합니다.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모호하지만, 자신과 같은 운명을 겪을 수밖에 없는 수현에게 샛별이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제공한 것은 어쩌면 수정 어머니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 '신의 선물'은 샛별이보다는 감춰진 수정이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쳐달라는 수정 어머니의 요구의 결과일 것입니다.

10년 전 무진 살인사건의 범인이 동호가 아니라는 것은 명확해졌습니다. 자신의 눈앞에서 죽은 수정이를 저수지에 버리던 형을 목격하고 이성을 잃었던 동찬. 그런 동찬은 자신이 형사임에도 불구하고 형을 연쇄살인마라고 단정 지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살 수 없었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닫아버린 동찬이었습니다. 원망과 분노는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켰고, 그렇게 만들어진 문제는 결과적으로 억울한 죽음만 늘어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잘못 꿰어진 단추로 인해 영특했던 영규는 바보가 되었고, 착한 바보 동호는 잔인한 살인마가 되어 사형 집행을 앞둔 기괴한 운명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동호가 자신이 죽였다고 증언한 것은 명확하게 동생과 가족을 살리기 위한 그의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범인은 사진 속 문신 남이고, 이를 목격한 이가 바로 수정이를 짝사랑했던 동호였을 가능성은 점점 높아집니다. 그리고 범인에게 들킨 동호는 가족을 위협하는 협박에 범인을 자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형으로서 동생을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했던 동호로서는 어머니와 동생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동호의 이런 선택은 결과적으로 수많은 이들을 공범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동호의 자수 아닌 자수는 그동안 이어져왔던 무진 연쇄살인사건을 왜곡되게 만들었고, 그런 왜곡의 현장에 동찬의 동기이자 절친이었던 우진이 존재했다는 사실도 명확합니다.

사건을 담당한 검사 한지훈이 사진 속 남자들을 참고인 조사를 했다는 발언은 그가 스스로 이 사건의 조작에 가담했다는 양심선언과 같았습니다. 참고인 조사가 아니라 윗선의 압력으로 그는 사건을 조작하고, 동호가 범인이라는 주장으로 사건을 은폐했기 때문입니다.

한지훈과 현우진이 누군가에게 협박을 받아왔고 그들에 의해 사건을 조작하고 은폐하는 데 앞장서 왔다는 사실은 그들 역시 범인에서 멀어지는 이유입니다. 그들이 모두 지키고 싶어 하는 존재들이 바로 수현과 샛별이라는 점에서 두 남자가 샛별이를 납치하고 죽였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한지훈이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과거를 숨기는 이유 역시 점점 조여 오는 가족에 대한 협박에 맞서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었다는 점은 이번 방송에서도 명확해졌습니다.

사형제 부활에 확고한 의지를 보이는 김남준 대통령과 이를 막으려는 추병우 회장 사이의 관계 속에도 무진 연쇄살인사건이 놓여 있습니다. 지난 샛별의 죽음과 함께 동호가 죽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들 역시 그 사건에 연루되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였습니다.

추 회장이 스네이크의 테오를 만났던 것 역시 테오의 형 죽음이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 거짓을 밝히려는 노력 과정에서 초래된 사건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진실을 밝히려는 테오와 이를 막으려는 추 회장 사이에 바로 문신남이 존재한다는 것은 명확해졌습니다. 추 회장이 동찬의 집에 기거하고 그에게 100억을 주겠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했던 것은 보상심리가 강했기 때문입니다. 정신병원에 입원한 유시장의 아들이 철저하게 세상과 단절된 것 역시 거대한 자본의 힘이 유시장을 묶어두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차범석이 숨기고 있던 반지에는 'JH TH'라는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지훈은 그 이니셜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태희와 준혁'이라는 지훈의 발언 속에 이번 사건의 해결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초반 샛별이 죽음 후 사진 속에서 범인을 확인하고 분노해서 나서는 지훈의 모습을 봐도 그는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샛별이 아끼는 스네이크 모자 속에 숨겨두었던 문제의 반지는 다시 수현에게 건너갔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그 반지를 찾던 범인은 샛별이를 위협하는 절박한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그 반지는 결국 연쇄살인의 단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사건이 아닌 10년 전 무진부녀자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는 점에서 모든 것은 그 반지를 가지는 자의 것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자신의 비밀을 말하는 것은 내 자유를 그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다" 동찬의 마음이 감옥 안에 갇혀 있다며 풀어달라고 부탁하라는 추 회장의 발언은 자신의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사형을 극구 막으려 노력한 것은 과거의 사건을 되돌려 놓을 수는 없지만, 억울한 죽음을 다시 만들 수는 없다는 바람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는 추 회장이 과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추 회장이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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