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BC NET은 무엇?

(주)지역 MBC 슈퍼스테이션 MBC NET 이라는 곳이 있다. MBC NET은 19개 지역MBC가 각각 1억9천만원(36억원), 그리고 스카이라이프가 4억을 내어 공동 출자해 만든 지역전문채널로 지난 2007년 1월12일 개국했다. 케이블과 위성방송, IPTV 등에 지역문화와 지역정보를 제공한다.

MBC NET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역균형발전 및 지역방송활성화 기여를 위해 각 지역MBC에서 제작한 프로그램 및 공동기획ㆍ공동제작한 프로그램을 방송함으로써 지역 프로그램의 소통구조를 개선, 전국민에게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제공하는 지역사랑 채널’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다.

▲ MBC NET 홈페이지 화면 캡처
2. MBC NET 둘러싼 논란, 왜?

MBC NET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28일 촉발됐다. 이날 MBC NET의 지분을 갖고 있는 지역MBC 사장단은 MBC NET 신임 사장 결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는 지역MBC 구성원들의 뜻과는 무관하게 사실상 서울MBC 본사가 낙점한 인사가 MBC NET 사장에 내정됐다. 더군다나 신임 사장인 정경수 전 MBC경남 사장은 김재철 MBC 사장 재직 당시 김 사장의 비서실장을 지내다가 MBC경남 사장이 된 인사로 ‘김재철 사람’으로 분류된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즉각 성명을 내어 “MBC NET은 결코 낙하산이 내려올 곳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3. MBC NET 사장 선임, 무엇이 문제?

MBC NET은 지역MBC가 주축이 되어 만든 지역MBC의 자회사이다. 각 지역MBC와 스카이라이프가 공동 출자해 만든 MBC NET과 서울MBC 본사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상법상으로 봐도 지역MBC들이 공동으로 주주가 되기 때문에 서울MBC는 지분 자체가 없다. 즉, 사장 선임 과정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 자체가 없다. 하지만 지난 2011년에 이어 이번에도 ‘낙하산 사장’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앞서 지난 2011년 3월, 당시 지역MBC 사장단은 유기철 전 대전MBC 사장을 MBC NET 사장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역MBC와 지역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인사가 <MBC NET> 사장에 내정된 것은 서울MBC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전MBC 사장을 그만둔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사장 자리를 내어주었다는 점에서도 ‘보은인사’ ‘돌려막기식 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그리고 불과 3년 뒤 오늘, 같은 논란이 되풀이 됐다. 지역MBC 사장단을 정경수 전 MBC경남 사장을 지난 28일 MBC NET 신임 사장으로 내정한 데 이어, 31일 오전 11시 서울 목동회관 MBC NET 사무실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사장으로 최종 확정했다. 지역MBC 구성원들의 반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양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31일 오전 11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미디어스
4. MBC NET 사장 선임, 지역MBC 구성원들의 생각은?

매번 반복되는 MBC NET 낙하산 논란. 지역MBC 구성원들은 지역성에 대한 이해보다는 서울MBC의 의중과 입김에 따라 사장이 결정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역의 고민과 애정이 담겨야 할 곳이 아닌 여전히 나눠먹기의 대상이 되고, 보은 인사의 해소 창구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역MBC 사장단의 경우, MBC NET이 지역MBC의 콘텐츠를 전국에 알리는 구심점으로서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보다는 서울MBC의 입김에 휘둘려 사실상 권한과 지위 모두 포기한 채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31일 오전 11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MBC NET은 낙하산이 내려올 곳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자리에서는 지역MBC 사장단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지역MBC의 자율 경영을 침해하는 데에도 자기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나아가 주인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은 “지역MBC의 모든 자리는 김재철에게 얼마나 충성했는지, 얼마나 불공정하게 방송했는지에 따라 결정됐다”며 “이제는 지역MBC 프로그램을 적극 알려야 할 목적이 있는 MBC NET까지 논공행상의 전리품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성주 언론노조 MBC본부 본부장도 “서울MBC 본사는 MBC NET에 전혀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MBC에 대한 재허가 조건으로 지역MBC의 지역성을 찾는 방안을 찾으라고 했었는데 낙하산이 다시 왔다. 스스로의 권리, 지위를 포기하는 게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김한광 MBC본부 수석 부위원장 또한 “MBC NET에 서울 MBC는 1원 한 푼도 투자하지 않아 아무런 권한이 없는데도 낙하산을 투하했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재허가 조건으로 지역MBC의 자율경영을 언급했는데 (이번 사안은) 지역MBC의 자율경영을 훼손하는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9일 MBC에 대한 재허가를 의결하면서 재허가 조건으로 지역MBC의 독립적인 운영 보장을 명시한 바 있다.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는 MBC에 대해 지역MBC의 독립적인 경영과 의사 결정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재무 구조 악화에 따른 경영 합리화 및 지원 방안을 마련해 2014년 정기 주주총회 개최 후 1개월 이내에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