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강·정책 연설문은 없었다. 28일 오후 다섯시 <MBC>에서 낭독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정강·정책 연설문은 ‘정치신인’의 기존 여의도 정치에 대한 인상비평 내지는 감상문에 불과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존 민주당 등 야권세력과 차이가 나는 지점이 무엇인지를 설명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 역시 안보 이슈 등에 차별화를 두어 중도층을 포섭하려 했다는 일반적인 신문 보도의 내용 이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연설문에서 안철수 대표는 두 개의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언급한다. 그에게 정치 입문을 권유한 “제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을 때 작은 추어탕 집을 운영하고 계시던 노부부께서 보내주신 편지”가 나오고 “지하 1층에 있는 상점을 운영하는 부부”의 사례에서 “한 착한 가정의 추락”을 읽어낸다.
첫 번째 사례에서 정치의 문제는 “삶의 문제”가 되며 이 문제를 다루지 않는 ‘낡은 정치’에 대립되는 ‘새정치’가 제시된다. “한 착한 가정의 추락”에서 “우리 정치의 절망”이 도출된다. 별다른 설명 없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통한 새정치민주연합의 탄생은 새정치를 위한 것이라 강변되면서,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하겠단 이유로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이 정당화된다. “튼튼한 안보”를 약속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그 어떤 세력도 거부”한다 선언하면서 기존 민주당과 다른 자신의 정체성을 세운다.
말하자면 구체적 사례와 민생 정치라는 수사 사이에 존재해야 할 정강·정책이 부재한 연설문이다. 이 연설문에 나오는 정책이라고는 “창당 1호 법안으로 세모녀 방지법, 즉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3법을 개정 발의할 예정”이란 말 밖에 없다.
정치를 하겠다는 세력치고 민생을 돌보지 않겠다는 세력은 없다. 안철수 대표가 이념논쟁에 불과하다고 폄하하는 것도 그들의 입장에선 민생과 결부된 것일 게다. 중요한 것은 ‘민생을 어떻게 돌볼 것이냐’라는 차원인데, 안철수 대표의 연설문은 ‘좋은 게 좋은 것’이란 수준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정한 정치권력이 지역이나 이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현장과 민심에서 나와야 한다"며 현장 중심의 민생 정치를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 안철수 대표는 과거 2012년 대선에서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때에도, 2013년 노원병 재보궐 선거에서 재출마할 때에도, 그후에도 이번의 것과 비슷한 방식의 연설문을 보여줘 왔다. 이것들은 정치초년생이 여의도 정치를 처음 접했을 때의 답답함을 전달하는 수준에서의 참신성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 더 이상 정치초년생의 신분을 주장할 수 없는 제1야당의 공동대표다. 의석수 150명의 정당에서 만들 수 있는 정강·정책이 이 정도 수준일리 만무하다. 안철수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제도권의 중심에 진입해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한다면 그것도 민망한 일이다. 설령 굳이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려 했다 하더라도, 적어도 이런 종류의 연설문에 정강·정책 연설문이란 표현은 쓰지 말았어야 했다.
더구나 여전히 그의 입으로 ‘안철수 현상’까지 언급하는 상황은, 여전히 그가 정치권에 입문하게 된 상황 상황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데 급급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비록 만 2년도 안 되는 세월이었다 하더라도,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이미 그는 현실정치인이 된지 오래다. 그 스스로 순간순간 굵직굵직한 선택을 내렸기 때문이다. 안철수 대표가 그 모든 과정을 정당화하려고 든다면, 오히려 앞으로의 정치적 행보가 힘들어질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대표는 더 이상 자신의 정치입문과 새정치를 정당화할 것이 아니라, 그가 앞으로 ‘민생의 정치’를 어찌 실천할 수 있을지를 설명하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안철수’가 아니라 ‘민생’이라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전문>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안철수입니다. 먼저 저희 새정치민주연합에 보내주신 관심과 성원에 당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저는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그리고 130석의 의석을 가진 제1 야당의 대표로서 국민여러분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몇 년 전에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제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을 때 작은 추어탕 집을 운영하고 계시던 노부부께서 보내주신 편지가 생각납니다. 노부부께서는 자녀들에게서 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고 하시며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었듯이 대한민국에도 희망을 만들어달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망설이지 말고 정치에 헌신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편지를 보내주신 노부부는 저와는 전혀 교분도 없었고 알지 못했던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의 권유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특히 제가 서울시장 출마문제로 고심 할 때 보여주셨던 과분한 사랑들은 당혹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왜 많은 분들이 편지까지 보내시며 정치참여를 권하는 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들을 다시 자세히 살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결론은 삶의 문제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국민들의 고단한 현실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었습니다.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고 1 인당 국민소득은 2만6천 달러를 넘어서고 국가의 위상은 점점 높아지는데, 다수 국민의 삶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언론은 ‘안철수현상’이라고도 썼습니다만 저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새정치는 저 안철수가 만든 것이 아니라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국민적 요구이자 함성이었습니다.

저는 의사로, 기업인으로, 교수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또 제가 이루었다고 다 제 것이 아니기에, 사회에서 받은 혜택의 일부나마 돌려줘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실천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것은 제가 감당하고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정치의 길, 그것도 새로운 정치의 길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치지도자, 국가의 리더는 다른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계시는 국민과 함께 라면헤쳐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나온 다리를 불사르고, 다시 경영자라 교수로 돌아가지 않고 정치에 헌신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고, ‘정치를 바꾸고, 국민의 삶을 바꾸어달라’는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겠다는 약속을 드렸습니다. 또 만약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더라도, 정치를 계속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대선 이후인 작년에 지역구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출마하여 국회에 들어왔습니다.

국회에 들어 온 후 지난 1년간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또다시 중요한 결심들을 해야만 하던 시기였습니다. 지난 대선때 저를 지지하고 도와주셨던 많은 분들이 창당을 말씀하셨습니다. 그 분들의 뜻을 받들어 새정치연합을 만들었고, 다시 큰 결단을 내렸습니다.

바로 신생 새정치연합과 정통야당인 민주당이 하나가 되는 일이었습니다. 민주당은 기초선거 무공천으로 커다란 기득권을 내려놓았습니다. 이것을 동력삼아 새로운 개혁을 시작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기회에, 우리나라 거대양당 중 한 축을 새정치를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은 낡은 정치의 종말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기존 야당과는 다른 새로운 야당의 출범이라는 점도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희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신뢰를 져버리지 않을 것이며 좌와 우. 진보와 보수라는 낡은 이념 대신 민생을 최고의 가치로 둘 것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민생중심주의를 선언합니다. 국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말씀드립니다. 정치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의 평안과 행복에 있습니다.

따라서 정치의 중심은 민생입니다. 그 어떤 것도 민생보다 우선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처럼 지극히 당연한 이치가 우리 정치에서는 무시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무시되어 왔습니다. 정쟁의 정치, 증오와 배제의 정치, 비판을 위한 비판, 반대를 위한 반대. 이런 낡은 정치 행태와 일상적인 대치 속에서 국민의 삶은 뒤로 밀려나 있었습니다.

새정치는 바로 이런 반민생 정치를 바꾸는 것입니다. 기득권정치가 스스로 변화를 거부한다면 국민의 힘으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지난해 재보궐선거 때 있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늘 제 마음 한 켠을 무겁게 하는 기억입니다. 지하 1층에 있는 상점을 운영하는 부부가 있었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주말이면 아들 딸을 데리고 외식 한번 하는 것이 부부의 기쁨이었습니다. 그런데 근처에 도매가로 물건을 파는 가게가 하나 생겼습니다. 부부의 상점에는 손님의 발길이 줄었습니다. 아이들의 아버지는 절망하기 시작했습니다. 운동 하는 아들 뒷바라지가 쉽지 않았습니다. 대학에 가고 싶어 하는 딸아이의 등록금도 걱정됐습니다. 손님이 없는데도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한결 같이 곁을 지키는 아내도 안쓰러웠습니다. 급기야 가정의 생계가 어려워졌고, 빚까지 지게 되었지만 여전히 가게에는 손님이 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열심히 살아보려 했던, 우리 이웃의 이야기입니다.

생계의 부담을 이기지 못한 가장은 그토록 사랑하고 걱정했던 가족을 두고 떠났습니다. 그 어머니는 저를 잡고 우셨습니다. 남편을 잃은 아내는 결국 가게 문을 닫고, 아파트를 처분했습니다. 가장이 된 어머니는 월세방을 구하고, 일자리를 찾았습니다. 밤에는 야식을 배달하는 식당에서, 낮에는 작은 일거리를 찾아 생계를 꾸려나가고 계십니다. 아들은 진로를 바꿨습니다. 딸은 대학에 가고 싶지만, 어려운 형편입니다. 어머니는 아이들의 꿈을 위해 밤낮을 뛰고 계시지만, 아이들은 현실에 적응해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 착한 가정의 추락에서 우리 정치의 절망을 봅니다. 어머니의 눈물에서 국가의 역할을 생각해 봅니다. 대한민국의 정치는 어머니의 눈물을 알고 있을까요? 소리치고 싶어도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이 땅의 힘없고 착한 국민들의 소리는 누가 들어야 합니까? 최고의 미덕이었던 근면과 성실의 가치는 과연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이것은 저,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고 자책입니다.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매년 100만명 이상이 자영업을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80만명 이상이 가게 문을 닫고 있습니다. 창업과 폐업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가계 부채문제가 악화됩니다. 수 많은 자영업자들이 사업에 실패해 빈곤층으로 전락합니다. 일자리에서 밀린,

일자리에서 떠난 생계형 자영업자분들이 한계적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경제사회적 모순구조는 계속 심화되고 있습니다. 경제양극화, 비정규직 양산, 중산층의 몰락, 일자리 없는 성장, 폭등하는 전세난과 250만 가구에 이르는 하우스푸어 등 시대는 불안하고 국민의 형편은 고단합니다. 저는 정치를 바꾸지 않고서는 이 어렵고 험한 시대를 절대 돌파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선거때마다 쏟아진 공약들은 돌아서면 거짓말이 되었습니다. 한번쯤 믿고 기대해보아도 정치는 늘 가면을 쓰고 있었습니다. 결국 정치란 원래 그런것이라는 냉소주의가 만연하고 있습니다.

낡은 정치는 사실 그것을 바랍니다. 낡은 정치에게, 깨어있는 국민, 참여하는 국민은 불편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것을 바꿔야 합니다 .

국민을 하늘같이 여기고 두렵게 여기도록 해야 합니다. 정치가 거짓말을 하고 국민을 기만하면 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성실하게 일하는 착한 가정들을 지켜내는 길입니다. 얼마 전 세상을 등진 송파 세모녀의 비극이 다시는 재현되지 말아야 합니다. 정치의 무책임과 무능력, 사회의 무관심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됩니다.

저희는 창당 1호 법안으로 세모녀 방지법, 즉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3법을 개정 발의할 예정입니다. 3법 개정을 시작으로 진심으로 국민 속으로 들어 가겠습니다. 민생중심주의 정당이 되어 정치를 바꾸어 보겠습니다.

저 안철수는 민생과 국익을 위해서라면 협력하고 앞장 서겠습니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라면 못할 것이 없습니다.

정치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의 평안과 행복입니다. 저는 이것이 국민이 바라는 합리적 개혁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길을 갈 것이라는 점,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새누리당은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을 바보 같은 짓이라고 합니다. 정말 바보 같은 짓일지도 모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에서 불리한 일을 스스로 받아들였습니다. 저희 내부에서도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많습니다. 우리 정치사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바보 같은 결정이 우리 정치를 바꾸는데 도움이 된다면 비록, 손해를 보지만 옳은 결정이 아니겠습니까? 어떤 분들은 정치에서 약속을 지키는 게 우습다고 합니다. 선거에서 지면 약속이고 뭐고 다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씀들을 하십니다. 맞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선거결과는 정당의 존립기반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정치에 대한 국민의 오랜 불신을 생각한다면 이제는 한번쯤은 다르게 생각할 때가 왔습니다.

정치인이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새로운 정치풍토를 만들어야 합니다. 설사 국민들께서 잊고 계신다 해도 찾아서 지켜야 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그로인해 많은 손해를 볼지 모릅니다. 어쩌면 정말 고통스러운 결과를 받아들이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희의 선택이 정치의 기본을 바로세우고 국민의 정치 불신을 해소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감수하겠습니다. 작은 실천으로 큰 변화를 만들겠습니다.대의명분이냐? 당리당략이냐? 저희 새정치민주연합은 대의명분을 선택하겠습니다. 저는 이 길이 지금 잠시 죽더라도 영원히 사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떳떳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저희 새정치민주연합의 결단에 국민여러분, 그리고 당원동지 여러분들의 깊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특히 무공천으로 선거에 나가시는 후보자분들께 당대표로서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같이 가주십시오. 저 안철수는 국민의 현명함과 적극적 선택을 믿습니다. 후보자 여러분께서도 새정치를 바라는 국민들과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 주십시오.

박근혜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지금이라도 약속을 지키고 정치를 바꾸는데 동참해주실 것을 정말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희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야가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풍토를 반드시 만들어 바뀌어가는 정치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국민여러분께서 바라시는 기득권 정치의 낡은 행태와 인식, 반드시 개혁하겠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또한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남북협력과 평화통일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그저께 창당 전에 천안함 4주기 추모식에 다녀왔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조국을 위해 산화하신 천안함 46 용사들과 고 한주호 준위의 명복을 빕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그 어떤 세력도 거부합니다. 그렇기에 당의 정강정책에도 안보를 가장 우선하고 강조했습니다. 튼튼한 안보와 대북화해협력은 얼마든지 병행 병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남북의 화해와 통일에도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평화통일은 특정정부의 독점물이 아닙니다. 인도적, 민족적, 실용적 차원의 통일은 정부와 정치권의 협력이 필수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을 포함한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여당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민생과 민주주의를 바로세우는 일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진보와 보수가 우선이 아니고 국민의 삶이 우선이라는 대전제에 합의한다면 우리정치는 확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저 안철수가 꿈꾸는 새정치의 모습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정치가 이렇게만 달라진다면 국민의 정치 불신도 해소될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새정치가 실현될 것입니다.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꼭 해내고 싶습니다. 무책임한 정치, 무기력한 정치, 대립과 반목의 정치를 계속하기에는 국민의 형편과 시대의 상황이 너무나 엄중하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새정치의 의지, 저의 초심은 결코 변한 것이 없지만 높은 현실의 벽을 뛰어넘는 지혜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저 안철수는 역사의 정화능력과 국민여러분을 믿습니다.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자 하시는 국민의 의로움이 새정치를 만들어 내셨고 저를 맨 앞에 세우셨습니다.

부족하지만 진심으로 달려간다면 언젠가는 국민의 기대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만약, 저의 초심이 흔들린다면 결코 저 자신이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국민여러분, 저는 희망을 가지고 정치를 바라봐주신 분들의 마음을 기억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뚜벅뚜벅 나아가겠습니다. 새정치란 여당이 이기는 것도 야당이 이기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국민의 이익에 충실하게 복무하는 정치가 좋은 정치입니다. 그런 정치 꼭 만들어내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며 성공과 상승의 역사를 써왔습니다. 훌륭한 나라이고 자랑스러운 민족입니다. 그 역사를 새정치민주연합이 이어 나가겠습니다. 수십년 낡은 정치사를 접고 새로운 정치사를 써나겠습니다.

좋은 저녁 되시기 바랍니다. 국민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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