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내라고 말하고 싶다. 선배들 좋아하고 있고, 여전히 선배라고 생각하고 있고, 무엇보다 어려울 때 앞장서주셔서 감사하다. 힘내셨으면 좋겠다” (MBC 기자)

28일로 YTN 해직 기자들이 해직 2000일을 맞았다. 해직기자들과 함께 현장에서 취재를 했고, 또 YTN 사태를 취재했던 KBS, MBC, SBS 기자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해직 사태가 2000일을 맞은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 2008년 9월1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뉴스의 현장> 생방송 도중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디어스
KBS 기자 “어쨌든 기자는 현장에 있어야 해”

먼저 한 KBS 기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해직이라는 게 정말 심각한 거다. 해직을 시키는 사람은 그 심각성을 잘 모르지만 해직하게 되면 개인 뿐 아니라 가족 등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어 지기에 조속히 복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YTN은 상대적으로 다른 방송사에 비해 권력에 대한 민감함이 덜한데도 아직까지 이렇게 어려운 것을 보면 현 정부가 언론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졌는지를 알 수 있다”고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다른 기자도 “건강한 방송을 만들기 위한 그런 열망들이 복직이라는 좋은 결과로 꼭 이어졌으면 좋겠다. 어쨌든 기자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며 YTN 기자들의 복직을 희망했다.

KBS의 한 카메라 기자는 카메라 기자였던 권석재 해직 기자를 향한 미안한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선배(권석재 기자)하고는 별로 안면이 없어 친분을 쌓을 기회는 없었지만 같은 일을 하는 입장에서 많이 안타까운 거 같다. YTN에서 (복직에 대한) 아무런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고 언론 상황은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있으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MBC 기자 “반드시 선배들은 돌아올 것”

MBC 기자들도 YTN 해직 기자들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MBC 한 기자는 “함께 언론 공정성을 외친 선배들에게 항상 부채의식을 갖고 있다”며 “지금의 언론 상황은 암울하지만 역설적으로 반드시 선배들이 돌아올 것이고, 돌아오게 해야 한다는 믿음이 그나마 패배주의를 떨치게 하는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기자도 “YTN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라며 “친했던 선배들이기도 하고 2000일을 정말 힘겹게 잘 버텨왔는데 용기 냈으면 좋겠다. 다만 잊힌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YTN 사태나 MBC 사태가 우리나라 언론 상황에 대한 척도가 되는 것 같다”며 “언론 정상화는 해직 문제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YTN 사태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당시 현장을 취재했었던 또 다른 MBC 기자도 해직 사태가 장기화 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털어놨다.

“YTN 사태 처음 터졌을 때 YTN을 취재했었다. 사실 그 때 언론계에 이만큼 거대한 파도가 몰아칠까 한편으로는 불안하면서도 그렇게까지 할까 반신반의했었다. 이후 YTN, MBC, KBS 등 (사태가) 쓰나미처럼 몰아쳤는데 (YTN 해직 기자들이) 그 과정에서 가장 힘들게 싸우셨던 분들이다.

이소라 <바람이 분다> 노래 가사 중에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남겨져있다’ 라는 부분이 있는데 바람마저 분 자리에 풀이 나지 않고 있다. 그 자리가 싹이 나는 자리가 되어야하는데 새싹마저 남기지 않은 채 짓밟고 서 있는 게 속상하다. 어느 자리에 계시든 강건하게 잘 버티셨으면 좋겠다. 같은 업계 종사자로 죄송하기도 하고 그렇다.”

▲ 2008년 10월10일 YTN 노조원들이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후문에서 '구본홍 반대 집회'을 하고 있다. ⓒ미디어스
SBS 기자 “공정방송 요구했다고 해직 … 가혹하다”

SBS 기자들 역시 YTN 해직 사태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SBS 한 기자는 “해직 기자들이 요구했던 건 다른 것도 아니었고 진짜 공정하게 방송할 수 있게 해 달라 하나였는데 이것만으로 2000일 해직이라는 가혹한 상황이 오는 것 자체가 언론환경이 참담한 것”이라며 “새 정권 들어와서는 바뀔 줄 알았는데 바뀌지 않고 있어 그래서 한없이 참담하다”고 말했다.

다른 기자 또한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은 없지만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 지금까지 어쨌든 해결 안 된 상황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며 “이런 상황이 21세기 한국에서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해직 장기화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특히 YTN 징계무효확인소송이 대법원에서 3년 째 계류중인 것에 대해서도 “너무 늦어지고 있어서 안타깝다”며 “시작부터 말이 안 되는 해직이기에 당연히 복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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