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신설 프로그램 '시사진단' MC 낙점설이 돌고 있는 고성국 정치평론가 (사진=MBN 홈페이지 캡처)
‘친박평론가’로 불리는 고성국 씨가 봄 개편을 맞아 KBS에서 신설되는 시사 프로그램 MC 최종후보에 포함됐다. KBS 새 노조는 고성국 씨가 과거에도 ‘친박평론’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빚은 점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으나, 사측은 ‘고성국은 방송하지 말라는 법 있느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는 4월 7일 봄 개편을 앞둔 KBS는 오후 시간대에 <시사진단>(평일 16:00~16:55)을 신설한다. 최근 <시사진단>을 맡을 MC 후보 5인이 추려졌는데, 여기에 ‘친박평론’으로 유명한 정치평론가 고성국 씨가 포함됐다.

고성국 씨는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며 박근혜 대선 후보, 새누리당 등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고성국 씨는 2012년 대선 당시 YTN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근혜 후보의 전태일 재단 방문이 무산된 것에 대해 “그래도 대권후보인데 원천적으로 막아야 했나. 막아선 분들이 미숙하다”며 전태일 재단을 비판했다. 안대희 전 대법관이 박근혜 캠프에 합류한 것을 두고는 “정치권에 만연한 부패사건 공천비리에, 엄격한 쇄신의 칼을 대겠다는 의지”라며 박 후보를 두둔했다. 또한 손수조 공천에 적극 찬성하고 ‘새누리당의 개혁이 민주통합당의 것보다 훌륭했다’며 가치평가를 해, 편향성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2012년 10월, YTN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고성국 씨가 YTN에 출연해 “친박 성향 발언을 한 것을 두고 ‘편향돼 있다’며 출연정지를 건의했다. 고성국 씨가 불교방송 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을 진행할 때, 불교방송 노조 민주방송실천위원회에서도 “고성국 박사가 패널로 출연한 YTN 토론 프로그램과 타 방송사 출연내용 등을 모니터링한 결과, 엄정한 중립을 지켜야 할 정치평론가로서 금도를 넘는 부적절한 편향 발언이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새 노조 “지방선거 앞두고 불공정방송하겠다는 선포인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새 노조)는 19일 성명을 내어 “<시사진단> 메인 MC에 고성국 씨가 낙점됐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KBS 내부에서 떠돌고 있다”며 “과거 노골적인 정치적 편향성으로 인해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부적절한 인물이라고 단죄가 내려진 인사가, 신설 프로 MC로 거론되는 상황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새 노조는 “(고성국 씨는) 2012년 총선 직후 박사모 초청 특강에서 ‘새누리당 압승, 민주통합당 참패의 원인 하나만 얘기하자면 새누리당에는 박근혜가 있었고 민주통합당에는 박근혜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발언한 뒤 감사패까지 받았다”며 “각종 방송을 통해 보였던 ‘친박 성향’ 발언과 행태는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힘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새 노조는 앞서 YTN노조가 고씨의 출연정지를 건의한 것, OBS희망노조가 OBS <생방송 고성국의 토론합시다> 진행자 교체를 요구한 것, 지난해 KBS 봄 개편 당시에도 1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 낙점설이 돌았다가 내부의 거센 반발로 하차한 점 등을 들어 “사측은 아직 확정된 게 아니라고 하지만 최종후보 5인에 포함된 것만으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을 옹호하는 입장에서 정치평론했던 인사를 공영방송 KBS의 시사 프로그램 MC로 기용하겠다는 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KBS가 불공정방송을 하겠다는 것을 대내외에 선포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새 노조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MC 선정 철회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 지난해 봄 개편을 앞두고 1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고성국 씨가 내정됐다는 것에 반발해 새 노조가 항의 피케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사측 “친박평론가인지 잘 모르겠다… 고성국은 방송 진행 못한다는 법 있나”

이에 <시사진단> 관계자는 19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제작진이 회의해서 당초 27명의 후보를 내놨고 5명으로 줄였다. 아직 언제 정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누가 제일 진행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했을 뿐이다. 최초 제안자도 내부에 있는 분이 아니고, 작가들이 ‘고성국도 괜찮지 않느냐’ 해서 포함됐다. ‘정관용이 괜찮지 않느냐’ 이런 반응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친박평론’으로 논란이 된 인물을 포함시킨 이유를 묻자 “고성국은 방송 진행 못한다는 법이 있나? 지금 MBN <시사스페셜>에도 나오지 않나”라며 “친박평론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직 (최종 MC가) 정해지지 않았다. (5명으로) 추려서 보고는 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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