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저녁 KBS 사태의 핵심 변수가 될 KBS 이사회와 KBS 노조의 주요 결정이 내려지게 된다.

KBS 이사회는 이날 오후 6시 정연주 사장 해임에 따른 후임 사장 공모 서류접수를 마감한다. 이사회는 21일 오전 서류심사를 거쳐 3~4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 뒤, 다음주 월요일인 25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장 후보 1명의 임명을 제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낮 12시 현재 사장 후보에 응모한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장 후보 응모는 응모자 본인이나 대리인이 이사회 사무국을 직접 방문해 서류를 접수해야 하는데, KBS 노조가 사무국 입구를 막아서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KBS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13명의 명단을 내려보냈다는 '내정설'도 흘러나오고 있어, 오후 들어 몇명이나 응모할지 주목된다.

KBS노조가 지난 14일부터 진행 중인 낙하산 사장 저지 총파업 찬반을 묻는 투표도 오늘 오후 7시 마감된다. 투표 결과는 찬성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찬반 투표가 가결되더라도 총파업 돌입 여부와 돌입 시기 등은 노조 집행부가 결정하도록 돼있어 노조원들이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찬성표를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총파업 찬반 투표와 함께 전국언론노조 탈퇴 여부를 묻는 투표도 동시에 실시하고 있다. KBS노조가 지난 2000년 산별노조로 전환할 당시 조합원 투표에서 두 차례 부결된 바 있어, 이번 투표에서도 탈퇴 찬성이 가결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KBS본부는 조합원이 4300여명에 이르러, 언론노조 산하 지·본부 가운데 최대 규모다.

노조는 밤 8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이사회의 후임 사장 공모 등 향후 투쟁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조는 "오는 25일 이사회가 정권의 낙하산 인사들을 KBS사장 후보로 임명제청할 경우, 다음날 새벽부터 즉각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S 사원행동 쪽은 노조와 함께 “불법 해임으로 강행되는 사장 후보 접수절차는 무효”라며 21일 오전 9시 예정된 KBS 이사회 저지를 적극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범국민행동도 같은 날 오전 8시 30분 여의도 KBS 본관앞에서 ‘KBS 사장 추천 중단과 이사회 해체 촉구’ 기자회견을 가진다.

▲ KBS본관에 걸려있는 노조 명의의 '낙하산 사장 반대' 걸개그림ⓒ미디어스
이에 따라 오는 21일 임시이사회도 13일 이사회과 같이 장소 긴급 변경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20일 오후 세금 소송 취하로 KBS에 189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적용해 정연주 전 사장을 불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서울행정법원도 이르면 이날 오후 정 전 사장이 낸 ‘해임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심리 결정을 종결할 계획으로 알려져, 정 전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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