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 YTN사장의 출근을 막기 위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노종면)의 투쟁이 20일부터 다시 시작됐다. 이들은 출근저지 투쟁 직후 사장실 앞에서 릴레이 시위에 들어갔으며, 구본홍 사장 선임이 기습적으로 이뤄진 지난 7월 주총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구 사장을 포함한 회사쪽 대표와 노조쪽 대표 각 5명이 19일까지 네 차례 회동을 해 합의점을 찾으려 했으나, 회사 쪽의 사장 중간평가제 제안과 노조 쪽의 '끝장 투표' 요구가 맞서면서 대화가 최종 결렬됐다. 끝장 투표는 노·사 양쪽이 투표 결과에 승복한다는 전제로 구 사장의 사퇴 여부를 노조원 총투표에 붙이는 것이다.

▲ 20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들이 구본홍 사장 출근저지투쟁을 벌이고 있다. ⓒ곽상아
서울 남대문로 YTN사옥 후문에서 출근저지투쟁을 진행한 조합원 40여명은 "낙하산 사장 몰아내고 국민의 방송 지켜내자" "김인규도 접었으니 구본홍도 집에 가라" "피땀흘려 세운방송 끝까지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늘(20일) 구본홍 사장은 외부 일정으로 인해 출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중간평가제 실시되면 YTN에 갈등 벌어져…사측에 '끝장투표' 계속 압박할 것"

이 자리에서 노종면 지부장은 "회사 쪽이 주장하는 중간평가제를 실시하면 특정 세력에 줄 서는 사람도 나오고 상대방을 음해하는 일도 벌어져 YTN이 갈등에 휘말릴 것이 뻔하다. 사장 역시 경영을 인기영합적으로 가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노조가 이런 제도에 동의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합의 결렬 이유를 밝혔다.

노 지부장은 "끝장투표 외에는 길이 없다"며 "사측에서도 이를 수용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사측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계속 설득하고 압박하겠다"고 덧붙였다.

노 지부장은 또 "날치기 주총 등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 소송 과정에서 사측이 주총을 얼마나 저열하게 추진했는지 낱낱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 출근저지투쟁 직후 사장실 앞에서 릴레이 시위에 들어간 YTN 노조원들. ⓒ곽상아
오전 7시 30분께부터 9시까지 이뤄진 출근저지투쟁 직후 YTN노조는 사장실 앞에서 릴레이시위에 돌입했다. 릴레이시위는 주말과 공휴일에도 진행되며, YTN노조는 22일부터 YTN사옥 정문 앞에서 '금요집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구본홍 사장 "대화 진전 없으면 사장 권한 행사할 것"

하지만 끝장투표를 비롯한 노조의 요구에 대해 구본홍 사장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구 사장은 19일 성명을 통해 "주식회사에서 법적인 절차에 따라 선임한 사장을 노조가 다시 투표로 심사하겠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결코 합의할 수 없는 의제인 '끝장투표'만 요구하며 사장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인내심을 지속하기 어려운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구 사장은 "노조가 다시 출근저지투쟁에 들어가겠다고 한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노조가 사측 제안에 대해 한 번 더 신중하게 답변해야 한다. 노사 대화에 더 이상 진전이 없다면 사장으로서 책임과 권한을 모두 행사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YTN노조는 19일 김인규씨의 KBS사장 공모 포기와 관련해 성명을 내어 "김씨와 같은 대선 특보 출신인 구씨는 누구를 위해 YTN 사장 자리에 집착하느냐"며 "만약 대선 특보로 모셨던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서라면 새 정부의 정치적 부담도 고려했다는 김씨를 배워야할 것"이라고 구 사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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