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4시10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몬스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황인호 감독 및 이민기와 김고은이 함께했다. <몬스터>는 특이한 스릴러다. 느와르적인 정서가 주를 이루리라는 기대에서 벗어나 밝은 면이 있는 스릴러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 점은 이민기가 “다른 스릴러와는 차별되게 밝은 부분이 영화 안에 있어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는 답변이나, 김고은이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코믹함이 있어서 독특했다”는 답변 가운데서 읽을 수 있었다.

▲ 사진 제공 상상필름
황인호 감독은 “캐릭터를 구현할 때 무결점 캐릭터에서 나사를 하나씩 빼면서 만들어가는 방식을 선호한다”며 “장르를 구별 지으면 틀거리 안에 갇힌다. 이야기를 쓸 때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편이다. 가령 사람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 등장하면 그 영화는 멜로가 된다”며 그가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 가는가 혹은 캐릭터를 어떻게 만드는가를 설명했다.

이민기가 연기하는 태수에 대해 황인호 감독은 “태수는 사람을 잡아먹는 용이나 괴물처럼 날 때부터 괴물이다. 태수는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 외딴집에서 가족에게 소외당한 채 외롭게 산다. 태수는 살인 욕구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가족과 연관되어 원치 않는 희생자를 만든다. 태수에게 희생되는 희생자는 관계성이 중요하다”며 슬래셔 무비처럼 닥치는 대로 사람을 죽이는 살인마가 아니라 가족과의 관계 안에서 희생자를 만드는 태수에 대해 설명했다.

▲ 사진 제공 상상필름
스릴러라는 장르에 어떻게 도전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이민기는 “한 작품을 마치면 특정한 역할을 갈구하기보다는 영화적 장르의 변화를 생각한다”며 “스릴러라는 장르를 바라던 타이밍에 작품을 만났다. 좋은 시기였다”고 털어놓았다. 태수 역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에 대해 이민기는 “캐릭터에 어디까지 다가갈 수 있는가를 테스트하는 편이다”라며 “촬영 전에 태수가 될 준비를 하고서는 어떤 상황에서든 태수가 될 수 있게끔 준비했다”며 항상 태수가 될 자세로 촬영했음을 이야기했다.

<은교> 이후 2년 만에 영화에 복귀한 김고은에 대해 황인호 감독은 “배우 같지 않고 순수하고 털털했다. 배우만 믿고 갔다”면서 “스태프와 이야기를 많이 나눌 줄 안다”며 함께 작업한 김고은이 여배우의 티를 내지 않고 수수한 자세로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김고은은 “<은교> 이후 변화를 주어야겠다는 생각보다 스릴러에 대해 도전하고 싶었다”며 “많은 스릴러에서는 여성이 희생양이 되는 게 아쉬웠다. 여자 캐릭터가 공포와 대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역할이 나와서 참여했다”고 작품에 참여한 동기를 밝혔다.

이민기는 상대역인 김고은에 대해 “<은교>를 보고 팬이 되었다. 사랑하는 역할로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스릴러에서 만나 안타깝다. 영화에서 김고은과 만나는 장면이 잘 없다. 연기할 때 서로의 호흡을 모르고 촬영해서 (서로가) 부딪히는 지점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김고은 역시 이민기를 만난 데 대해 “스릴러로 만나서 아쉬었다”는 심경을 밝혔다. <몬스터>는 3월 13일 관객을 맞이한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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