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패널구성의 편향성’으로 논란을 빚어왔던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에 대해 방통심의위가 법정제재를 의결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 이하 방통심의위)는 7일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에 대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와 제14조(객관성), 제20조(명예훼손 금지) 위반으로 재승인 시 감점요인이 되는 법정제재 ‘주의’(벌점1점)를 의결했다.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들마저 “(정치적인 토론주제와 관련해)편향 인사 동원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TV조선 입장에서는 토론 소재 또는 패널 구성의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 TV조선 '돌아온 저격수'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날 심의과정에서 정부여당추천 박만 위원장은 “KTX의 민영화라며 노동조합이 파업을 한 것은 명분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런데, TV조선은 불법이라는 단정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박만 위원장은 “‘제2의 용산참사’ 발언은 위험스러운 발언”이라며 “또, TV조선에서는 ‘일반인보다 2배 가까운 연봉 받으면서 돈 더 달라는 것’이라고 했지만 그런 것(돈을 더 달라고 벌이는)은 불법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있는 발언이다. 민주당과 정의당에 대한 표현도 방송에서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철도노조 파업을 비판하는 건 좋다. 하지만 정도를 넘어서서 일상 대화 수준의 발언을 방송에서 공공연하게 떠드는 것은 방송의 품위를 저해하는 일”이라고 법정제재 ‘주의’ 의견을 냈다.

또 다른 정부여당 추천 구종상 심의위원 역시 “TV조선 <돌아온저격수다>의 편향된 시각이 계속된다”며 ‘주의’에 동조했다.

이날 TV조선 <돌아온저격수다>는 야당 추천 김택곤 상임위원과 장낙인 심의위원이 ‘관계자 징계 및 경고’ 주장에서 합의를 위해 ‘주의’로 제재수위를 낮추면서 재적인원 6인 중 4인(박만·구종상·김택곤·장낙인)의 다수결에 따라 ‘주의’ 조치가 결정됐다.

행정지도 ‘권고’ 소수 의견으로 남기는 했으나 정부여당 추천 엄광석 심의위원 또한 “근본적으로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는 좌담 프로그램으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이야기하면서 편향 인사들만을 동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입장을 같이 했다.

TV조선, ‘돌아온저격수다’ 문제는?

해당 프로그램에서 TV조선은 ‘철도노조 파업과 지도부 체포를 위한 경찰의 민주노총 진입’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고, 이 과정에서 임재민 씨는 “경찰이 저 정도로 강하게 진압하는 건 이 파업이 불법이라는 말”이라며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저런 파업을 해야 하냐”고 정부 편향된 입장에서 진행을 봤다.

패널로 출연한 진성호 전 새누리당 의원은 “철도파업은 악명이 높은 파업이다. 국민들의 혈세를 빼먹는 귀족노조를 위해 민주당과 정의당이 왜 총대를 메느냐”고 야당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는 “제2의 용산참사 사건을 만들어 국민들을 선동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일반 직장인보다 2배 가까운 연봉을 받으면서도 마치 피해자인 척, 노동자인 척 하고 있다. 귀족노조라고 하지 않느냐”라고 폄훼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자막도 논란이 됐다. ‘마이동풍 민영화 불가능? 쇠기에 경 읽기!’, ‘다다익선 월급?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등의 자막이 여과 없이 노출되면서 출연한 기자 역시 “대통령까지 나서서 민영화는 없다고 하는데도 철도노조에게는 쇠기에 경 읽기”라며 “회사는 빚이 17조원에 달해도 (노동자들은)월급은 많을수록 좋다는 식이다. 귀족노조를 위해 빚은 국민 혈세로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방통심의위에는 TV조선 <돌아온저격수다>(12월 10일) ‘민주당 양승조․장하나 의원의 발언 논란’ 관련 대담을 나눈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와 제14조(객관성), 제20조(명예훼손 금지), 제27조(품위유지 위반)으로 ‘권고’ 제재가 결정되기도 했다. 해당 방송에서는 <독립신문> 신혜식 대표가 양승조 의원에 대해 “부엉이 바위 올라가야 되는 거 아닙니까?”라는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종편 채널들의 ‘편향’ 인사 초청 대담 ‘막말’ 논란은 계속

이날 방통심의위에서는 TV조선과 MBN의 편향적인 패널 구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됐다. 또, 그들로 하여금 나오는 ‘막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철도파업과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한 박창신 신부의 강론 등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가 논란이 됐다.

“오늘까지 현업에 복귀한 조합원은 820명, 어제는 파업 이후 최대인 105명이 돌아왔다. 파업 동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철도 노조는 민주노총과 연대투쟁을 벌인다. 국민들의 발을 묶지 못하자, 이번에는 산업계의 목줄을 쥐겠다는 계산이다. 철밥통을 지키기 위한 철도노조의 파업이 분수령을 맞고 있다”_TV조선 <뉴스쇼 판>(12월 18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시국미사와 박창신 신부 발언에 대해) 정치 신부, 종북신부다. 정신 빠진 양반들을 우리가 성직자로 인정할 수가 없다.이 사람이 정신 빠진 사람이 아니면 본 정산인가. 박창신이라는 사람은 자기 골수에 종북 인자가 박힌 사람이다. 정신이상자(배병휴) 이 사제단들은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에 가 참회를 하고 다시 승천했으면 좋겠다.(서정갑)”_MBN <뉴스공감>(11월 26일)

“(철도민영화 논란 보도하면서)북한 장성택 처형에도 통합진보당은 입을 꽉 다물고 침묵으로 지금까지 일관했다. 그 동안 안부가 참 궁금했는데 오늘 보니까 서울 정동 철도파업 노조 검거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이윤성 앵커) (통합진보당은)인권 보호를 주장하고 있지만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제대로 된 재판절차도 거치지 않고 이뤄진 북한 장성택의 처형에 대해 여야를 막론하고 비난할 때 진보당은 침묵했기 때문이다. 인권을 내세우면서도 북한 문제에는 입을 다물고 도리어 불법 파업에는 앞장서는 진보당, 참으로 아이러니한 행보가 아닐 수 없다”_MBN <MBN뉴스8>(12월 22일)

이와 관련해 박만 위원장은 “비판까지는 좋은데 양승조 의원에게 부엉이 바위에 올라가야한다고 하는 등 도가 지나친 점이 있다”며 “또, 보도를 할 때에도 불확실한 표현을 기자가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방통심의위는 TV조선 <뉴스쇼 판>과 MBN <뉴스공감>에 대해서는 행정지도 ‘권고’를, MBN <MBN뉴스8>에 대해서는 행정지도 ‘의견제시’ 제재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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