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왜 촛불을 드는걸까?"

연일 계속되는 촛불문화제를 취재할 당시, 나는 무엇이 시민들로 하여금 촛불을 들게 하는지 수없이 생각해 봤다. 시민들은 경찰의 강한 진압 작전과 물대포에도, 굵은 빗방울에도, 뜨거운 땡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촛불을 들었다. 거세게 비가 오는 어느 날, 온 몸을 우비로 단단히 무장한 채 한 손에는 촛불을, 다른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서울시청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질 않았다.

오늘도 촛불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청계광장을 밝혔던 촛불, '언로'를 닫은 대통령을 향한 분노의 표시가 이제는 '공기업 민영화 반대', '공영방송 사수' 등 삶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촛불이 전국 곳곳을 밝히던 지난 65일 동안, 한국 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기록되었을까?

경향신문이 촛불이 처음 켜진 5월 2일부터 7월 5일까지의 모습을 담은 <촛불, 그 65일의 기록> (경향신문사 펴냄)을 발간했다.

▲ <촛불, 그 65일의 기록>.
책은 경향신문의 기사와 칼럼, 사설 등을 통해 촛불의 발자취를 되짚는 동시에 화제가 됐던 다음 아고라의 글도 함께 전해, 촛불 정국에서 주요한 논쟁거리가 무엇 이었는지를 다시 한 번 알게 한다. 또 그간 경향신문을 통해 보도됐던 생생한 현장 사진도 확인할 수 있다.

책은 △소녀들, 촛불의 불씨 지폈다 △촛불, 들불로 번지다 △정부 대응 '언발에 오줌누기' △촛불, 청와대로 향하다 △촛불, 절정으로 달아오르다 △번지는 촛불에 역풍 불다 △촛불은 승리했다 등 크게 7단락으로 구분된다.

촛불이 처음으로 시작된 지난 5월 2일, 책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한다.

"서울 청계광장에서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네티즌이 주축이 된 이날 집회에 1만5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미국 쇠고기 반대' 구호를 외쳤다. 앞서 한미 양국은 4월 18일 미국산 쇠고기의 단계적 수입 확대에 합의했다. 수입 쇠고기의 기준이 되던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를 미국의 요구대로 연령과 부위에 상관없이 수입하기로 했다. 시민들은 검역주권 확보를 주장하며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을 촉구했다."

그 후 1500여 시민단체가 연대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결성됐고,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고시 강행으로 국민들의 저항은 더욱 거세졌다. 다음 아고라와 유모차 부대, 예비군 부대가 새롭게 등장하는가 하면 급기야 광화문 네거리에 '명박산성'이 등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책은 지난 5월부터 이어져 온 촛불집회를 '생각대로 하면 되는'식의 축제 한마당으로 정의한다.

"피켓 모양이나 구호, 그림도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자유발언대에 나와 신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하고 주위 밴드에 맞춰 모르는 사람과 노래 부르거나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음료수와 음식물을 싸들고 와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눠먹는 정겨운 장면도 많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시청 앞 잔디밭에 앉은뱅이 책상을 들고 나와 독서에 열중하거나 음악을 듣는 이도 있었습니다."

경향신문은 촛불정국에서 그 어느 매체보다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루에 수백에서 천 여 명이 자진구독을 신청하는가 하면, 시민들은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지면에 광고를 내기도 했다. 지나간 촛불집회를 되짚어 주는 이 책이, 어쩌면 이러한 시민들의 열렬하고도 뜨거운 사랑에 보답하는 경향신문만의 방법은 아닐까?

경향신문이 책을 발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부지런한 네티즌들은 벌써부터 인터넷 곳곳으로 책 발간 사실을 퍼 나르며 구매를 독려하고 있다.

<촛불, 그 65일의 기록>은 12일부터 서점에 배포되었으며, 경향닷컴을 통한 예약주문도 가능하다. 아울러 경향닷컴은 <촛불, 그 65일의 기록> 표지 속 어린이를 찾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책은 '시민들이 왜 촛불을 드는지'에 대한 나의 근본적 물음에 다음과 같이 답한다.

"초는 스스로를 태워 어둠을 밝힙니다. 그러기에 촛불은 숭고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제 미쇠고기 수입에 대한 촛불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와 여당의 전방위적인 탄압으로 우리 주위는 더 깊은 어둠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늘도 촛불을 끄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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