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KBS 시사기획 <쌈> IMF 10년 특별기획 '한국식 경영을 찾아라!'의 한장면이다.

IMF이후 우리는 변해야했다. 살아남기 위해 몸집부터 줄였다. 그것을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불렀다. 아메리카 스타일이기에 구조조정을 해도 할말이 없었다.

그렇다면 구조조정은 기업에도 도움을 줬을까?

<쌈>은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기업과 장기불황 이후 일본 기업들의 변화를 비교했다.

먼저 1998년으로 돌아간다. 당시 미국의 신용평가 기관 무디스가 종신고용을 이유로 토요타 자동차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그러자 토요타를 이끌던 오쿠다 히로시 前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직원을 해고하는 경영자는 자신이 먼저 할복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임금을 줄여서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

전근대적인 생각일까? 감상적인 판단일까?

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삼성물산이 대표적인 회사다. 당시 구조조정에 앞장섰던 전 현명관 사장이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도 여러분야에서 어려운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아예 그 사업을 손을 놓겠다면 별 문제지만, 원가절감하기 위해, 어려우니까, 당해년도 이익을 채우기 위해, 인건비 삭감을 위한 조정은 교각살우다. 중장기적으로 손해다."

"외환위기때 삼성물산에서 위기 의식하에서 사람들을 많이 해고 했고, 사업규모도 축소하고 부채도 갚고 할수 있는 모든 걸 했다. 그때는 그게 우리가 살길이고 구조조정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단기적으로는 인건비 줄고 이자가 주니까 이익은 있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그 회사가 글로벌 경쟁력이 있느냐는 점에서는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쌈>은 노동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논문자료를 제시한다. 1997년 이후 고용을 유지한 회사와 정리해고를 단행한 회사의 비교다. 1인당 부가가치 생산성에서 눈에 보이게 드러났다. 고용을 유지한 회사가 더 높았다. 1인당 당기순이익도 마찬가지였다. 더 깊이 들어가도 정리해고가 회사의 이익에 도움을 줬다는 것을 입증할 수 없었다.

회사의 성과는 결국 직원들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한국적 상황에 맞는 경영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증거다.

이런 반성들은 IMF가 남긴 흔적의 하나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현재도 진행중인것에 더 큰 문제가 있다. 마흔다섯이면 정년이라 '사오정'이라는 말이 마치 사실처럼 자리잡혀 버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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