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교양국PD들이 MBC가 <PD수첩>과 관련한 법원 판결에 항소하지 않을 경우 <PD수첩>을 비롯한 시사교양 프로그램 제작을 거부할 것임을 시사했다.

시사교양국PD들은 지난 13일 오후 4시부터 총회를 열고 "진정으로 공영방송 수호 의지가 있다면 당장 법원 판결에 항소하라"며 "항소하지 않을 경우 제작거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영진 퇴진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MBC의 항소 여부에 따라 프로그램 제작 거부가 <PD수첩>뿐 만이 아닌 시사교양국, 나아가 MBC 전체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시사교양국PD들은 14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경영센터 1층에서 사과방송을 결정한 경영진에 항의하는 의미로 농성을 벌인다.

▲ 지난 12일 MBC본부 노조원들이 'PD수첩' 사과 방송을 막기 위해 본관 5층 뉴스센터 복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언론노조 MBC 본부
시사교양국PD "사과방송 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에 항복선언"

이들은 14일 오전 '경영진은 공영방송 MBC를 대표할 자격이 없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작품에 방송통신심의위의 '시청자 사과 명령'이 경영진의 독단에 의해 도둑방송 됐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은 "시청자 사과 방송만이 아니다. 경영진은 PD수첩 팀장과 MC를 경질하는 문책성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에 항복선언을 하고 말았다"며 "생존을 위해 공영방송으로서의 독립과 자존을 내버린다면 군사정권하의 치욕스러웠던 과거의 우리 모습과 무엇이 다르냐"고 규탄했다.

또 "검찰이 <PD수첩> PD들에 대한 강제 구인과 압수수색 얘기를 흘리고 있다"며 "진정 MBC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왜 검찰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냐"고 경영진을 비난했다.

MBC 관계자 "검찰이 일부러 언론에 정보 흘리는 듯"

한편, "검찰이 <PD수첩> 제작진을 강제구인 하는 방안과 원본 테이프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 MBC 한 관계자는 "검찰이 일부러 언론에 이러한 정보를 흘리는 것 같다"며 "MBC 내부에서 봤을 때 당장 치고 들어올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그러나 검찰의 입장이 그때그때 바뀌기 때문에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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