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이사장 유재천)가 13일 오후 4시 예정된 KBS 후임 사장 관련 첫 회의 장소를 개회 직전 돌연 변경해 논란이 예상된다. 더욱이 정연주 사장 해임 제청안 의결에 반대한 야당 추천 이사 5명은 사전에 장소변경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남윤인순 이사를 비롯해 야당 추천 이사 5명은 원래 회의장소인 서울 여의도 KBS본관 3층 회의실에 모여 규정위반 여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야당 추천 한 이사는 "4시10분께 이사회 사무국이 장소변경을 알려왔다"면서 "이사회 장소나 의제가 변경될 때는 이틀 전에 통보해야 하는 것이 규정"이라며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미디어스
긴급 변경된 장소인 마포 서울가든호텔 2층에는 미리 도착한 유재천 이사장 등 한나라당 성향 이사 6명만이 KBS 후임 사장 제청 절차 및 인선 기준 등 안건을 상정해 개회했다. 현재(5시경) 야당추천 이사인 이춘발 이사가 뒤늦게 마포 회의장소로 도착해 총 7명의 이사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방송법에 따르면 KBS 후임 사장은 KBS 이사회 정원 총11명 중 과반수인 6명 이상이 참석·의결해 선정된 후보를 대통령에게 제출하면 된다. 이사회가 마음만 먹으면 속전속결로 후보를 제청할 수 있는 셈이다. (제47조, 제50조)

한편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KBS 이사회 저지를 위해 KBS 본관 회의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및 KBS 노조, 방송장악· 네티즌탄압저지범국민행동 관계자들은 마포로 장소를 옮겨 시위를 진행중이다. 현재 사복 경찰 50여명은 마포 서울가든호텔 2층으로 올라가는 출입구를 봉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정치권, 언론단체, 네티즌 등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방송장악· 네티즌탄압저지범국민행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8일 이사회에서 해임 제청안을 가결시키고 경찰 투입을 요청한 KBS 일부 이사들은 사퇴해야 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공영방송을 짓밟은 자들은 이미 공영방송 이사로서의 자격을 완전히 잃었다. 오늘 열릴 예정인 KBS 이사회가 무엇을 하든 이는 원천무효"라며 "유재천, 권혁부, 박만, 이춘호, 방석호, 강성철 등 방송 6적은 당장 KBS 이사직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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