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2일, MBC 경영진이 <PD수첩>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사과방송 결정을 수용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MBC에 대한 탄압과 민영화를 반대한다는 내용을 주제로 한 책이 발간돼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출판기념회를 한 책은 바로 <MBC, MB氏를 부탁해>이다. 출판기념회 자리는 MBC 경영진의 사과방송 수용 발표에 다소 격앙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MBC, MB氏를 부탁해>는 공공미디어연구소(이사장:전규찬)가 기획하고 고재열 <사사IN> 기자 등 집단지성을 표방하는 25명의 필진이 참여해 만든 책이다. 이 자리에서 전규찬 이사장은 "먹물들이 하는 싸움이 아니라, 대중과 함께하고 대중의 이름으로 글쓰기를 해보자는 취지로 이 책을 기획하게 됐다"며 책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 공공미디어연구소 전규찬 이사장(왼쪽)과 김동준 연구실장(오른쪽)ⓒ미디어스
전 이사장은 경영진의 사과결정에 대해 "양문석 소장이 현장으로 갔다. 행동으로 싸우고 글로서 싸우는 여러 방면에서 투쟁이 필요할 때"라며 단호한 투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 이사장은 현재 우리나라를 "공안국가, Police State, 경찰국가"라고 규정하며 "제도적 정당성을 무기로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있다고 있다"고 현 정세를 분석했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박성제 MBC 노조위원장은 MBC의 수용결정에 대해 "외부의 기대와 달리 회사에서는 굴욕적인 일이 일어났다"며 "MBC에 대한 기대 채찍질에 부응할 수 있도록 끝까지 열심히 싸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 책의 출판에 대해 "MBC 구성을 대표해 감사를 전한다"며 "이러한 시도들이 다시 돌아온 불의의 시대, 압제의 시대에 민주주의를 고양시켜 나갈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양문석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경영진의 사과방송 수용'에 대해 "MBC 경영진이 유ㆍ무형의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진실을 거짓이라고 자백하라고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MBC 노동조합이 내부 구성원 가운데 마지막 희망"이라며 노동조합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했다. 한편 양 소장은 "이 희망을 깨지지 않게 하기 위해 시민사회가 보호하고 힘을 실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과방송을 결정한 MBC 내부 분위기를 반영한 듯 박성제 위원장과 양문석 소장은 'MBC 투쟁을 위해 MBC로 가야한다'며 자리를 떠났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박성제 위원장ⓒ미디어스
집단지성 25명의 저자들을 대표해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은 MBC 민영화 논의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김 실장은 "MBC 민영환 논리 중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경제 산업 논리지만, 그 이면에는 지난 10년 동안 정권재창출을 방해했던 방송을 응징하려고 하는 정치 논리가 있다"며 "이러한 논리는 언론의 자유와 역사를 뒤로 돌리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책을 펴낸 프레시안의 박인규 대표는 "촛불집회에서 물대포를 맞을 때, 샴프를 외치는 여유가 필요하다"며 "MBC 구성원은 분열되지 않아서 잘 이겨낼 것이다"고 전망했다.

책을 집필한 25명의 집단지성 중 한 명으로 에세이스트로 활동 중인 김현진씨는 "지난 촛불집회에서 MBC가 없었다면 마포대교를 건너 사람들이 KBS로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MBC에 대한 글을 쓴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밝혔다. 또한 촛불집회를 했던 사람들과 비정규직과의 연대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발언자는 김민웅 성공회대학교 NGO 대학원 교수였다. 김 교수는 "현정부와 나치정권과 닮아 있다"면서 "책을 던져 놓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길게 내다 보고하는 싸움을 시작 할 때"라고 격려했다.

<MBC, MB氏를 부탁해>는 공공미디어연구소에서 기획해 집단지성 25명이 집필했다. 이 책은 1장 이면을 꿰뚫어 보는 겨울, <PD수첩>, 2장 흔들리는 촛불의 열기 속으로, 3장 MBC 공영방송의 길을 모색하다. 4장 MBC에서 건네는 전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책의 집필자 집단지성 25명은 고재열, 권용협, 김동준, 김민웅, 김보슬, 김정섭, 김창룡, 김현진, 김현철, 김형진, 도형래, 민임동기, 박솔잎, 완군, 우석훈, 이용석, 자그니, 전규찬, 채은하, 최성진, 최영화, 한윤형, 허경, 홍성일이다. 지난 7월 30일 인쇄돼 전국서점에 배포되고 있으며, 책값은 13,800원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