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광한 신임 MBC 사장 (MBC)
방송문화진흥회가 안광한 MBC 플러스미디어 사장을 MBC 신임 사장으로 선임한 것에 대해 MBC 구성원들은 일제히 우려를 표했다. 특히 4대강을 다룬 <PD수첩> 불방을 주도하고 파업 참여 노조원들을 징계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제작자율성 침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2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서 이사회를 열어 최종 후보에 오른 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 이진숙 MBC 보도국 워싱턴지사장, 최명길 MBC 인천총국 부국장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뒤, 안광한 사장을 내정했다. 이후 MBC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안광한 사장을 MBC 신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했다.

안광한 신임 사장과 이진숙 워싱턴 지사장 모두 ‘김재철 라인’으로 분류된다. 김재철 사장 체제 당시 주요 보직을 차지하면서 김재철 당시 사장과 함께 MBC의 주요 정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진숙 지사장의 경우 ‘김재철의 입’을 자처해 MBC 관련 현안에 대한 입장을 직접적으로 밝히는 등 직접적인 행보를 보였다면, 안광한 신임 사장은 언론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내부를 관리, 감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광한 사장은 김재철 사장 체제 아래에서 ‘노조 말살 정책’을 폈던 장본인으로 분류된다. 또 ‘실패’로 평가되는 밤 9시 메인뉴스를 8시대로 옮기는 편성을 구성원들의 반대에도 주도했으며,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파업에 참여했던 노조원을 징계하는 데 앞장섰다. 또, 4대강을 다룬 <PD수첩>이 불방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안광한…방문진·정권 하수인 되지 않을까 우려"

안광한 신임 사장에 대해 한 MBC 구성원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과거 행보를 비춰봤을 때 MBC 사장 역할보다는 방송문화진흥회와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 시키는데로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재철 사장 당시) 의사 과정에 책임이 있었던 사람으로서 당시 행적에 대해 스스로 사과 한다던가 책임을 추궁 받은 적이 없다”면서 “윗선에서 충성하는 행동을 보였기 때문에 방송문화진흥회나 정권이 요구하는 것을 따를 거 같아서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다른 구성원도 “기대한 게 없어서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놀라지 않는 단계가 되었다”며 냉소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절망스러운 일”이라는 말로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김재철 사장 밑에서 부사장했고,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하면서 징계도 내렸다”며 “그런데 안광한 사장이 내린 그 징계에 대해 법원이 잘못되었다고 판단을 내린 마당에 (징계를 내린) 당사자가 사장으로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구성원은 ‘유력설’이 돌았던 이진숙 지사장이 신임 사장으로 선임되지 않은 것에 대해 안도감을 나타내면서도, 안 사장의 이전 행보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실제적으로는 안광한이나 이진숙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보나 MBC의 대외적인 브랜드와 국민적 이미지를 고려하면 이진숙이 되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안광한 사장은 국장시절까지는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신망을 얻어왔으나, 김재철 사장 재임 시절 파업을 겪으면서 노조 말살 정책을 이끌어왔다”고 안 사장의 지난 행보를 비판했다.

안광한 MBC 신임 대표이사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지난 1982년 MBC에 입사했다. TV편성부장과 편성국장, 편성본부장, 부사장, 사장 직무대행을 역임했다. 안광한 MBC 신임 대표이사는 오는 2017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3년동안 대표이사직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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