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9대 보궐선거 결과, 기호 1번인 노종면 앵커와 권석재 기자가 지부장과 사무국장에 당선됐다.

박경석 전 지부장과 김인규 전 사무국장의 사퇴에 따른 이번 보궐선거에는 총 401명의 유권자 중 324명이 투표에 참여해 80.8%의 투표율을 보였다.

▲ YTN지부 9대 지부장으로 선출된 노종면 앵커. ⓒYTN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동안 진행된 이번 보궐선거에서 노종면 앵커와 권석재 기자는 259표를 얻어 79.9%의 득표율을, 기호 2번인 한원상 박태근 기자는 64표를 얻어 19.8%의 득표율을 보였다.

노 지부장과 권 사무국장은 이날 오후 당선 직후,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노조는 즉각적으로 '대화 틀' 마련에 나서겠다"며 "위원장 대행 자격으로 노조 지도부 공백기에 대처해온 김선중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를 사측과의 접촉 창구로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의)사법처리와 징계 협박에 대응하기 위해 가칭 법률특위를 구성하겠다"며 "법률특위는 외부 시민사회단체 및 법률전문가 단체 등과 연대해 사측의 사법처리와 징계 협박에 대응하고 날치기 주주총회의 불법성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석재 사무국장은 "당선이 되었어도 마음이 무겁다"며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기쁜 마음 보다는 마음이 무서운 것이 사실"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김선중 지부장 직무대챙 체제로 구본홍 사장 반대 투쟁을 했던 YTN지부는 내일(13일) 오전 출정식을 통해 9대 노조의 향후 투쟁 방향을 직접 설명하며 노 지부장 체제 아래 구 사장 반대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음은 YTN지부 노종면 지부장과 권석재 사무국장이 밝힌 당선사례 전문이다.

과분한 관심과 지지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과분한 관심과 지지 속에 YTN 노조위원장과 사무국장에 당선된 노종면, 권석재입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조합원 여러분 모두가 승리자가 되는 길에 뛰어들겠다는 약속으로 당선사례를 대신하겠습니다.

이미 출사표에서 밝혔듯 생각은 달라도 우리는 하나입니다. 입으로 외치는 하나가 아니라, 마음으로 보듬어야 할 우리들입니다. 치열한 싸움의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저 슬쩍 할퀸 상처가 아니라 이미 독이 스며든 '분열의 상처'입니다. 다급한 상황의 연속이지만 새 노조 집행부는 상처부터 치유하고자 합니다.

우선 상처에 스며든 독의 실체를 분명히 해 '분열의 독'을 뽑아내겠습니다.

노조의 반대를 무시하고 개인의 영달을 위해 특정인 모시기와 줄대기에 나선 세력, 노조의 낙하산 사장 선임 반대 투쟁을 무력화 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배후론을 제기하고, 강경 온건 편가르기를 조장한 세력, 주총 투쟁을 무력화하기 위해 용역을 동원하고 치밀한 작전으로 특정인에 적극적으로 봉사한 세력, 노조 집회와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해 조합원의 조합 활동을 방해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내세워 협박하는 세력, '수십명 징계 불가론'을 공공연히 제기하고 스스로 물리력까지 행사하며 구사대를 자처하는 세력, 위에 언급된 세력은 스스로 과오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지 않는 이상 용서받을 수 없는 대상입니다.

노조는 이들을 YTN 조직을 해하는 '독'으로 규정하고 이들과의 투쟁에 돌입하겠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조직적으로 준동해왔고, 충성의 대가를 이미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실체를 모르고, 이들의 검은 계산을 모르고 그저 선후배 정리로, 개인적 판단으로 이들에게 이용당한 조합원들은 이제 노조의 우산 아래 모이시기 바랍니다.

검은 세력의 주장에도 주장 자체로 성립되는 내용이 분명 있습니다. 그런 주장이 노조 안에서 이뤄진다면, 토론은 치열하겠지만 그만큼 노조는 건강해지고, 강해집니다. 같은 주장이라도 검은 세력의 조종을 받게 될 경우 본인이 원하든 않든 검은 주장이 될 뿐입니다.

아울러 강고한 투쟁의 대오를 이루고 있는 조합원 여러분께 당부드립니다. 여러분과 생각이 다르다고 인격적인 모욕으로 대응해서는 안됩니다. 그동안 노조게시판을 여론 조작의 공간으로 훼손한 세력을 향한 일갈의 욕구를 이해못하는 바 아니지만 인격적인 모욕은 우리를 그들과 같은 반열에 두는 행위이며, 분열의 상처에서 독을 빼내고 한명이라도 같은 걸음을 내딛여야 하는 이 엄중한 시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입니다.

노조게시판 운용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합니다.

실명으로 올린 주장에 대해서는 비실명 댓글이나 비실명 반론을 자제해 주십시오. 특정인이 거론되거나, 특정인이 유추되는 글 역시 실명이 아닌 경우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으니 역시 자제해 주십시오. 새롭게 노조가 출발하는 마당에, 노조게시판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집행부 스스로도 마뜩찮지만, 이것이 이번 싸움의 본질이요 현실입니다.

이밖에 노조가 우선 추진할 사항 몇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출사표에 밝힌대로 노조는 즉각적으로 '대화 틀' 마련에 나서겠습니다. 위원장 대행 자격으로 노조 지도부 공백기에 훌륭하게 대처해온 김선중 공추위간사를 사측과의 접촉 창구로 내세우겠습니다. 비록 성사되지 않았지만 선배들의 중재 노력으로 사측과 '대화'의 조건들이 논의된 바 있습니다.

노조는 '대화' 자체보다 '선배들의 중재 노력'에 주목합니다. 사법처리와 징계 협박에 직면해 있는 후배들을 지키기 위해 일부 선배들이 손을 내밀었습니다. 손을 내미는 선배가 하나둘 늘어나리라 믿습니다.

주총장에서 깨지고 돌아와 '선배들 각성하라'고 외치면서도 선배들이 처한 위치, 선배들이 마음에 품고 있을 후배에 대한 애틋함을 이해하지 못한 조합원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겁니다.
집기 들어내고 '선배 물러가라'고 외치자던 흥분이 연좌하고 '각성하라'는 구호로 절제되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선배 역시 그리 많지 않았을 겁니다. 검은 세력의 음흉한 조작과 노조의 힘겨운 투쟁 속에 가려져 있던 선후배의 끈이 결국 이 투쟁을 승리로 갈무리하는 도구가 되리라 믿습니다.

노조는 흐트러진 집행위와 비대위 조직을 즉시 추스리고 사법처리와 징계 협박에 대응하기 위해 가칭 법률특위를 구성하겠습니다. 법률특위는 외부 시민사회단체 및 법률전문가 단체 등과 연대해 사측의 사법처리와 징계 협박에 대응하고 날치기 주주총회의 불법성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향후 논란의 소지를 막기 위해 대의원회 의결 방식도 명백히 천명합니다. 대의원회는 총회를 대신하는 노조 최고 의결기구로 대의원 표결로 중요 사안을 의결하는 대의기구입니다. 대의원들이 조합원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나 의견 수렴을 수치화 해 대의원 표결을 대체하는 방식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음을 밝혀둡니다. 노조는 대의원회 의결이 필요한 경우 대의원들로 하여금 충분한 의견 수렴이 이뤄지도록 하겠지만 표결 방식은 대의원 표결만이 유효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둡니다.

YTN 노조는 지난 석달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승리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한치 앞을 보기 힘들다 느낄 수 있겠지만 YTN 노조가 걷는 방향으로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내일 아침 집결해 주십시오.

향후 투쟁 방향을 직접 설명드리고 투쟁의 의지를 벼리는 출정식을 열겠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집행위 논의를 거쳐 공지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조합원 여러분의 지지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2008년 8월 12일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위원장 노종면, 사무국장 권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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