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부길 전 청와대 총보기획비서관 OBS 부회장 영입설’ 관련 논평 -

7일 <프레시안>에 보도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OBS 부회장 영입설은 한 편의 ‘저질 코미디’다.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어떤 사람인가. 이명박 정권이 국민 저항에 부딪혀 폐기한 대운하의 ‘전도사’를 자처한 인물이 아닌가. 그는 경제학, 토목공학, 생태학에 전문성도 없으면서 ‘대운하 반대모임’ 교수들에게 “감정적이고 정확한 지식 없이 반대한다”라는 막말을 퍼붓는 ‘적반하장’을 저지르더니, 미국 대학에 한글 논문을 제출하여 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지적(知的) 성실성이 의심된다는 구설수를 자초하기도 했다.

또 6월 5일에는 한 예배 자리에서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을 ‘사탄’에 비유하는 막말을 퍼부었다가 파문이 일자 급히 오리발을 내밀기도 했다.

이렇게 스스로 세인들로부터 ‘무능’, ‘도덕성’ 시비를 초래했던 추 전 비서관이었다. 그 때문에 지난 6월 청와대 비서진 개편 당시 추 전 비서관은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하지 않았는가.

그랬던 추 전 비서관이 이번에는 수도권 민영방송 OBS의 부회장 영입 제안을 제1대주주인 영안모자로부터 받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전문성도 없고, 도덕성도 없는 추 전 비서관이 청와대에서 나온 지 고작 2개월 만에 OBS 부회장 하마평에 오르내릴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추 전 비서관이 도대체 어떤 경위로 OBS 부회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영안모자 측이 먼저 추 전 비서관을 OBS 부회장으로 영입을 제안한 것인가? 아니면 공직에서 물러난 측근들에 대한 ‘보은인사’ 차원에서 이명박 정권의 ‘외압’이 있었던 것인가? 이도 저도 아니라면 단지 추 전 비서관이 자신의 ‘희망사항’을 언론에 흘린 것인가?

만에 하나 이명박 정권이 ‘대운하 홍보’를 하다가 물러난 추 전 비서관에게 자리 하나 마련해 주기 위해 영안모자 측에 ‘힘’을 쓴 것이라면, 거센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다. KBS·YTN으로도 모자라 지역 민방까지 ‘낙하산’을 내려 보내려 한다는 비난을 받지 않겠는가.

추 전 비서관에게 촉구한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으며 청와대 비서진에서 물러났다면 당분간 자숙하며 국민 앞에 겸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도리다. 차라리 OBS 부회장 영입을 공식적으로 거부함으로써 정권의 부담도 덜어주고, 자칫 제기될 수 있는 ‘외압’ 시비도 피하는 게 어떤가.

OBS에도 촉구한다. OBS 출범 당시 시청자와 약속한 ‘소유와 경영의 분리’,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은 결코 훼손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전파가 국민 모두의 재산인 이상, 아무리 OBS가 민영방송이라 할지라도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은 반드시 견지해야만 하는 가치인 것이다. 추 전 비서관이 OBS 부회장으로 들어간다면 그 순간 ‘정치적 독립성’은 무너지는 것이다. 시청자들의 외면과 불신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기 바란다.

2008년 8월 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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