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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웃음의 대학’ 조재윤, 알고 보면 장난치기 좋아하는 순정 마초[블로그와] 박정환의 유레카
박정환 | 승인 2014.01.28 13:18

악역은 악역이지만 뼛속까지 소름끼치는 악역이 아니라 귀여운 악역이 있다. 어딘가 모르게 정감 가고 감정이입이 되는 악당 말이다. 오늘 소개하는 조재윤이 이런 배우다. 시놉시스대로만 연기하면 악당도 이런 악당이 없겠지만, 그는 시놉시스 속의 악당을 자신만의 연기 컬러로 덧입혀서 정감 가는 악당으로 탈바꿈 시켜놓는 남다른 재주를 가진 배우다.

하나 더, 강한 인상 때문에 세 보이지만 알고 보면 한없는 감수성을 가진 것도 조재윤만의 인간미라 할 수 있다. 영화 <용의자> 출연 이후 연극 <웃음의 대학>에서 활약 중인 배우 조재윤을 대학로에서 만나보았다. 

   
▲ 사진 제공 연극열전
- 초연부터 출연한 송영창 씨, 혹은 서현철 씨와는 차별되는 연기 필살기가 궁금하다.

“송영창 선생님은 초연부터 참여했다. 초연부터 참여한 선배님의 틀이 있는데 그 틀을 깬다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서현철 선생님은 대학로에서 코믹 연기의 대가로 통하는 분이다. 고민이 많았다. 젊은 검열관이라 활기차게 해 보고 싶었다. 공연을 본 분들 역시 활기차다는 평을 많이 해주신다.

극중극에서는 과장된 표현을 많이 했다. 냉철할 때에는 한없이 딱딱하다가도 풀어질 때는 확 풀어지는 폭이 크다. 타코야키나 나오자 ‘우리 어머니가 좋아한다’는 등 생뚱맞은 대사가 많다. 웃음을 빵빵 터트리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최대한 대본의 대사에 맞추려고 노력 중이다. 5장에서 극 중 대본에 맞춰 연기하는 장면이 있다. 이 연기를 할 때 저만의 코믹한 동작이라든가 표정 때문에 웃긴다.”

- 틀니를 끼는 극중극 장면은 관객은 재미있지만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곤혹스럽다.

“다른 배우들은 가발을 쓰면 쏙 들어간다. 그런데 저는 가발이 들어가지 않는다. 제 공연을 보면 가발을 쓰는 게 아니라 얹힌 듯 보인다. 틀니를 낀 제 모습은 거울로 단 한도 본 적이 없다. 쑥스러워서 못 보겠다.(웃음) 극 중 신부 역할은 극단 대표 역을 대신하는 거다. 극단 대표는 이럴 것이라는 가정 아래 극이 흘러도 옆 사람은 신경 쓰지 않고 대표 자신만 주목받는 걸 좋아할 거라는 생각으로 모티브를 잡았다.

작가를 연기하는 배우가 저를 보고 이야기하지만 저는 작가를 연기하는 배우를 바라보지 않는다. 무조건 객석만 보고 연기한다. 뮤지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장된 손동작을 보여준다. 이런 검열관의 연기를 관객이 좋아하는 것 같다. 외모가 주는 인상 때문에 악역을 많이 했다. 하지만 저는 알고 보면 장난꾸러기다. 성격이 긍정적이다. 패션 스타일도 힙합 바지나 카고 바지를 좋아한다.”

- 외워야 할 대본의 분량이 많은 연극이 <웃음의 대학>이다.

“A4 80쪽 분량의 대사라 외우기가 어려웠다. 2인극이라 배우 한 명 당 40쪽 가량의 대사다. 세 명의 검열관 중 가장 늦게 투입되었다. 공연하기 3주 전에 투입되었다. 지금 드라마 <기황후>를 찍으며 연극 무대에 오른다. 중국 촬영과 대학로를 오가고 있다.

혼자 연습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려웠다. 다행인 건 정태우 배우가 저랑 집이 가깝다. 아침이든 밤이든 수시로 만나서 같이 맞춰주었다. 정태우 배우 덕분에 대본을 빨리 외우고 익힐 수 있었다. 태우에게 고맙다.”

- 실제 성격이 검열관과 닮은 점이 있다면.

   
▲ 사진 제공 연극열전
“송영창 선배님은 검열관을 웃음이 없는 캐릭터로 해석한다. 삶이 딱딱하고 정형화된 인물이라고 보셨다. 하지만 저는 검열관을 재미있고 유쾌한 캐릭터로 보았다. 검열관이 살던 시대는 2차 대전이라는 암울한 상황이다.

검열관은 검열을 해야 하는 위치이다 보니 딱딱해 보일 수 있는 것이지 내재된 즐거움이 있는 사람이다. 대본을 분석하며 중간 중간에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만들 줄 안다는 건 검열관의 내면에 즐거움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검열관은 5장부터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작가가 중간에 ‘왜 웃을 수 없는 사회를 이해하지 못 하겠다’는 대사를 남긴다. 이때 제가 연기하는 검열관은 작가의 하소연을 조금이나마 인정해 준다. ‘나는 작가에게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 나는 작가인 당신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심정으로 연기한다. 이런 부분이 저랑 비슷한 것 같다.”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박정환  js7kei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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