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사장 해임 제청 의결을 위한 KBS 이사회가 이 시각 현재 정연주 사장 퇴임에 반대하는 이사들의 전원 퇴장으로 찬성 쪽 이사 6명만 남은 채 진행 중이다.

이사회는 8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3층 제1회의실에서 이춘발 이사(해외 여행 중) 1명을 제외한 10명의 참석으로 개회했으나, 회의 시작 30여 분 만에 남윤인순 이사(여성단체연합 대표)가 "경찰이 투입된 상황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는 건 수치"라며 항의 퇴장해 파행을 예고했다.

▲ 이기욱 KBs 이사가 "이사회가 KBS 사장 해임 안건을 상정하는 것은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윤희상
곧이어 이기욱 이사(변호사)는 "이사회가 KBS 사장 해임 안건을 상정하는 것은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항의하며 퇴장한 뒤, 정 사장 해임에 반대하는 이사 4명이 차례대로 퇴장했다.

정 사장 해임제청안은 이사 6명만으로도 의결이 가능해, 제청안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앞서 정연주 사장 해임에 반대하는 이사들과 찬성하는 이사들 사이에서 법률적 근거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찬성쪽, 유권해석 의뢰 요청조차 거절

해임에 찬성하는 이사들은 통합방송법에 대한 '적극적'인 유권해석을 주장한 반면, 해임에 반대하는 이사들은 법률에 해임 조항이 없는 만큼 국회나 대한변협에 유권해석을 의뢰해 결과가 나오면 그때 가서 안건을 처리하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등 야3당은 이 시각 현재 KBS 이사회 개최와 경찰의 공권력 투입에 항의하기 위해 KBS 본관에 도착해 있다.

KBS 안팎에서는 정연주 사장 해임제청안이 이사회를 통과하면 내일(9일) 이명박 대통령이 해임 절차를 밟은 뒤 주말께 정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될 거라는 시나리오가 돌고 있다.

주말께 정 사장 체포영장설 돌아

▲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S 본관 앞에서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방송사 안에 경찰을 투입한 것은 군부독재 정권도 하지 못한 만행"이라고 이명박 정부를 맹비난하고 있다. ⓒ윤희상
이날 KBS 본관 안팎은 이른 시간부터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전날 밤 평화로운 촛불문화제를 폭력으로 강제 진압하며 언론운동계 주요인사들까지 마구잡이로 연행해간 경찰은 이날 본관 1층 로비 200여명, 3층 회의실 앞 100여명 등 내부에 수백명을 투입해 회의장으로 통하는 길목을 모두 차단하고 KBS 구성원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이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

경찰은 KBS 직원들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한 후에야 출입을 시켜주고 있으며, 한때 KBS 등록 출입기자들도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경찰 방송사 진입, 군부독재 때도 없던 일"

이와 관련해, 전날 밤부터 본관 앞에서 밤샘 농성을 벌인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방송사 안에 경찰이 들어온 것은 1980년 5·18 이후 처음일 것"이라며 "군부독재 정권도 하지 못한 만행을 공영방송 장악에 혈안이 된 이명박 정권이 저지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과거 KBS나 MBC가 총파업을 벌일 때도 경찰은 방송사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았다. 경찰력 투입을 요청한 쪽이 어디인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KBS 본관 3층 회의실 앞 복도에서 경찰들이 KBS 구성원들을 밀어내고 있다. ⓒ윤희상
이사회 저지를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KBs 구성원들은 "이사회 해체" "경찰 나가" 등의 구호를 외치며 계속 항의를 하고 있다.

애초 이사회장 앞 복도를 점거했던 KBS 구성원들은 10시30분께 사복경찰이 투입되면서 회의장 앞에서 밀려나 항의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KBS 노조 "이사회의 해임엔 반대…그러나 행동하진 않는다"

KBS 구성원들은 "경찰을 누가 불렀느냐" "언론사가 이래도 되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한편 10시30분께 모습을 드러낸 KBS 노동조합 관계자들은 구호를 외치거나 몸으로 행동하지는 않고 있다.

KBS 노조는 이사회의 정연주 사장 해임에는 반대하지만 몸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119 구조대원 2명이 8일 오전 KBS 이사회 회의장 쪽으로 가고 있다. 부상자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윤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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