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노조원들의 출근 저지 투쟁을 피해 기습적으로 출근한 YTN 구본홍 대표이사 사장이 이틀 째 사장실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구 사장은 지난 6일 오후 김선중 지부장 직무대행과의 면담 자리에서 "6일 새벽에 출근한 것이 아니라 5일 오후 9시 40분에 사장실로 왔다"고 밝혔다. 구 사장의 말에 따르면 7일 오전 9시 현재, 17층 사장실에서 이틀째 칩거하고 있는 셈이다. YTN 지부는 구 사장이 6일 밤 사장실에서 진상옥 경영기획실장과 함께 잠을 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부 간부들, 노조원 목덜미와 멱살 잡아 뒤로 밀쳐

한편 7일 오전에는 사장실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일부 노조원들과 간부들 간의 실랑이도 벌어졌다. 이날 오전 홍상표 보도국장은 일부 노조원들이 사장실 출입을 막자 "불법"이라며 물리적으로 노조원들을 밀쳤다. 이에 5명의 노조원들은 대오를 유지하며 홍 보도국장의 사장실 출입을 막았고 이 때 10명 안팎의 간부들이 사장실 앞으로 몰려왔다.

▲ 7일 오전 7시부터 17층 사장실 앞에서 연좌 농성중인 YTN노조원들. ⓒ송선영
일부 간부들은 노조원들의 목덜미와 멱살을 잡거나 뒤로 밀쳤으며 이 과정에서 한 노조원이 바닥에 넘어지는 등 거센 몸싸움이 벌어졌다. 다른 노조원들은 이 소식을 접하고 오전 7시를 전후로 사장실 앞으로 모여 연좌농성에 가세했다.

YTN지부 "홍상표 보도국장은 더 이상 보도국장 아니다"

YTN 지부는 노조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홍상표 보도국장을 상대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YTN 지부는 "홍 국장은 더 이상 보도국장이 아니다. 앞으로 홍 국장에게 보도와 관련된 보고를 할 필요가 없다"며 "이를 문제 삼는다면 노조 이름으로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현덕수 전 지부장도 "지부장 시절 당시, 홍 국장은 새 사장이 오면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에 이를 전제로 신임투표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당시 홍 국장이 서면으로 약속한 문서를 노조원들에게 공개했다.

이 문서에서 홍 국장은 "새 사장이 오면 더 이상 회사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퇴하겠다"는 부분을 명시했으며 현 전 지부장은 이에 대해 "이는 단순히 전 노조와 구두로 약속했던 일이 아니라 본인의 필체로 사퇴를 약속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홍상표 보도국장의 '사퇴 약속' 문서를 노조원들에게 공개하고 있는 현덕수 전 지부장. ⓒ송선영
이날 오전 7시부터 사장실 앞에서 집회를 가진 50여명의 노조원들은 오전 9시께 자진 해산했으며, 오전 9시 30분 현재 약 30여명의 노조원들이 사장실 앞을 지키고 있다.

YTN 지부는 "노조원들을 또 강제로 끌어내려는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대오를 유지해 물리적으로 대항하지 말고 아무도 사장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자"고 결의했다.

한편 승진 인사 대상과 노조원들의 '근무지 이탈'을 징계하려는 실국장 회의가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었으나 "구 씨가 사장실을 나간다는 약속이 없는 한 회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노조의 강경 방침에 따라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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