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정연주 사장의 비리가 현저한 것이 아니라 감사원 결정의 부당성이 현저하다. 독립된 감사원마저도 정권의 허수아비로 만든 이명박 정권을 규탄한다."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 범국민행동(상임위원장 성유보)은 6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공영방송 사수 및 방송장악 규탄' 촛불문화제를 열고 이명박 정부의 방송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 6일 오후 KBS 본관 앞에서 열린 범국민행동 주최 '공영방송 사수' 촛불문화제에서 규탄사를 하고 있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 단상 아래에는 성유보 범국민행동 상임위원장(왼쪽)과 민주당 천정배, 김민석 의원이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서정은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범국민행동 소속 단체 회원들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과 당원들, 일반 시민과 네티즌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시민사회의 거센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5일 KBS 정연주 사장 해임을 요구한 감사원 결정의 부당성과 정치적 의도를 강도높게 지적했다.

범국민행동 성유보 상임위원장은 "방송을 장악하고 네티즌을 탄압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독재에 맞서기 위해 530여개 참여단체와 함께 범국민행동의 이름으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이명박 정부는 집권 6개월 만에 우리 사회의 절차적 민주주의, 인권과 언론자유를 절단내고 검찰과 감사원, 국세청 등 권력기관을 총동원해 KBS 장악에 나서고 있다"며 "이 자리에 모인 시민들이 힘을 모아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지켜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민주당 언론장악저지대책위 천정배 위원장은 "감사원의 정 사장 해임 요구는 명백한 불법이자 무효"라며 "정치적으로 불순한 의도에서 출발한 명백한 표적감사인데다 해임권도 없는 KBS 이사회에 해임을 요구한 것 역시 법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 위원장은 또 "정 사장에 대해 표적감사를 했어도 개인 비리는 나오지 않았다"며 "KBS 사장이 적자를 냈다고 해서 물러나야 하는 자리인가. 공영방송 사장이 반드시 이익을 내야 하는 자리인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해임권 없는 대통령이 정 사장을 해임한다면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고 이것은 헌법상 탄핵 사유"라며 "언론 장악 기도와 정 사장 해임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KBS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면 2TV를 분리해 대기업에 주고 MBC도 민영화 시킬 것이다. 조중동에게는 보도전문·종합편성 채널을 넘겨주고 국가기간방송법을 통과시켜 KBS 예산을 통제할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이 방송장악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면 곧바로 정권 퇴진운동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 6일 오후 KBS 본관 앞에서 열린 '공영방송 사수' 촛불문화제 ⓒ서정은
날이 어두워지면서 촛불을 밝혀든 참석자들은 "언론 장악을 위해 검찰과 감사원, 방송통신위원회까지 정권의 시녀로 만드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유린"이라며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범국민행동은 KBS 임시 이사회를 하루 앞둔 7일 오후에는 밤샘으로 촛불문화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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