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남자가 사랑할 때>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한동욱 감독 및 배우 황정민, 한혜진, 곽도원, 정만식, 김혜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배우들이 배석하는 자리에서 곽도원은 취재진을 향해 “(영화를 보며) 한참 울었다” “재미있었죠?”라고 물어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 자리에서 황정민은 “이 작품을 택한 첫 번째 이유는 멜로영화를 하고 싶었단 점이다. 사랑 이야기를 연기한다는 건 어렵지만 재미있고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작업이다. 늘 관객과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조폭 연기처럼 경험하지 못한 부분을 연기해야 할 때도 있지만 사랑은 저도 알고 관객도 아는 감정이다. 두 번째는 한국영화 시장에서 멜로가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이다. 가을에는 멜로영화가 몇 번씩 나왔는데 갑자기 없어져서 안타까웠다. 그래서 멜로를 선택했다”며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 사진제공 사나이픽처스
이날 기자간담회의 분위기 메이커는 곽도원이었다. “<변호인>은 민감한 부분이 많고 사실적인 부분이 있으며 긴장을 많이 했던 작품이다”라며 화제작 <변호인>으로 운을 뗀 곽도원은 “이번 작품은 직설적이기도 하지만 감정이 추슬러지지 않았다. 많이 배우지 못한 거친 남녀가 투명에 가까운 사랑을 나눌 때 많이 울었다”며 영화를 감상하다가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울었다는 고백을 하기에 이른다.

곽도원의 고백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저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고 커플 반지를 끼고 있는데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잘해주어야겠다고 반성했다”며 “미연아 사랑한다. 오빠 반성 많이 하고 있다”는 폭탄 고백을 했다. 참고로 곽도원은 <남자가 사랑할 때>를 찍을 때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전이었다.

한혜진은 “효정 역을 분석하고 공부할 때 무언가를 하려고 하기보다는 태일에게 반응하는 캐릭터가 효정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효정이 하는 모든 행동은 태일에게 달렸다. 섬세하게 연기해보고 싶었다”며 황정민이 연기하는 태일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한혜진은 “황정민 선배님 앞에 어떻게 서지? 하는 고민이 많았다. 황정민 선배님 앞에서 두 눈 똑바로 쳐다보면 큰 발전할 수 있겠구나 했던 게 영화를 찍으면서 가진 가장 큰 욕심이었다. 영화를 끝낸 지금 보면 서툴고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제 안에서 발전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며 황정민과 같은 선배 배우와 연기를 한 소회를 밝혔다.

이어 한혜진은 “사실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아직까지도 병원 문턱만 가도 울렁거리고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삶의 질곡과 아픔이 연기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그런데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겪는 아픔의 농도가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연기자라는 직업은 아픔도 재산이 될 수 있구나”라며 개인적인 아픔이 연기의 성숙도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

▲ 사진제공 사나이픽처스
최근 결혼한 정만식은 “모레 있을 시사회에서 장인 장모님께 사위가 이런 일을 한다고 보여드리고 싶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진심어린 사랑을 잘하고 싶다. 서로를 위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 부모님과 그녀의 부모님을 진심으로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악역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배운 걸 써먹었을 뿐이다”라며 “저는 곽도원만큼이나 순하고 귀엽고 깜찍한 면이 있다. 제 안에 어마어마하게 순한 양이 있다. 귀여워서 죽여 리고 싶은 상황을 많이 만들 줄 안다”며 귀요미 캐릭터로 자신을 설명하기도 했다. <남자가 사랑할 때>는 22일 개봉예정이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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