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협정(SMA)이 지난해 8695억 원보다 505억 원(5.8%)이 늘어난 9200억 원에 최종 합의된 가운데 방위비분담금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당초 미국이 요구한 것은 1조원이 넘었다는 점에서 협상의 노력은 인정되지만 방위비분담금협정의 근본적인 문제는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이 12일 도렴동 외교부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에 타결된 제9차 방위비 분담특별협정(SMA)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적용되며 국회 비준을 거쳐 발효된다.우리 정부의 올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작년보다 5.8% 인상된 9천200억 원으로 확정됐다. 또 한미 양국은 방위비 분담금 사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분담금 배정 단계에서부터 사전 조율을 강화키로 했다. (연합뉴스)
13일 아침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최종건 교수는 “우리가 원했던 것은 예산항목마다 어떠한 돈이 필요한지 밝히길 원하는 소요방식으로의 변형”이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기존에 미국이 '우리 얼마만큼 필요하다'라고 하는 총액방식을 여전히 유지하였다”라고 설명했다.
최종건 교수는 “일본 같은 경우는 소요충족형이다”라면서 “항목별 지급방식으로 하는데 예를 들어서 노무비가 얼마, 시설비가 얼마, 훈련비가 얼마, 미군 쪽에서 우리가 이 정도 돈이 필요하니 한국 정부에서 제공해 달라 라고 얘기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한국처럼) 총액제로 할 경우 미군 측이 제시한 예상비용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근거산출이 우리 측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미군 측이 한국 정부에 방위비분담금 미집행현황보고서와 방위비 종합집행보고서를 제출하기로 한 것은 미흡하기는 하지만 성과라고 말했다.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무소속 박주선 의원도 미집행된 방위비분담금에 대해서 비판했다. 박주선 의원은 “작년 8월 말까지 우리나라에서 미군에게 지불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결과에 따라 지불한 금액이 아직 집행이 안 되고 7100억 원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 의원은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미군 측에 이 돈을 먼저 집행하라 하면서 2011년도부터 우리가 분담해야 할 금액을 아직 전액을 주지 않고 남아 있는 돈이 3035억”이라면서 합쳐서 “1조 1000억원 이상이 아직도 집행이 안 되고 있는 상태에서 방위비를 5.8% 이렇게 올려주면서 협상을 하는 것이 과연 우리 국익을 위한 협상이냐 하는 비판을 면할 수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박주선 의원은 “1조원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시중 예금 금리를 가장 낮게 본다 할지라도 3%라 한다면 1년에 300억 이상이 미군은 계속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같은 날 <YTN> 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일본이 방위비분담금을 한 50% 내고 있다”면서 “한국은 한 42% 정도를 내고 있는데 이를 50%로 올리라는 게 미국 주장이고 그리 되면 1조원을 훨씬 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신인균 대표는 “우리 정부가 의외로 완강하게 버티면서 10차례의 회의를 하고, 그리고 지난 연말에는 끝장토론까지 하지 않았나”라면서 “선방을 했다고 본다”라며 정부 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신인균 대표는 “2016년 이후에는 (미군 기지) 이전사업이 다 끝나고 (비용) 항목 중에 40%가 군사건설비다”라면서 “(2016년 이후에) 미국이 엄청난 돈을 남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가 또 하나의 큰 숙제로 남겨져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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