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 편향의 방송체제가 지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된 ‘국민TV’가 오는 4월 1일 개국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4월, 인터넷 기반의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 지 꼭 1년 만이다. TV방송 시작 시점을 3달도 남겨두지 않았기에 국민TV 구성원들의 움직임은 바쁘다. 지난해 말 개국 방송에서 함께 할 인재들을 뽑아 교육에 들어갔고, 장비와 스튜디오 마련에도 한창이다.

그 중심에 노종면 국민TV 개국TF단장이 있다. 지난해 9월 ‘보도 분야에서 방송 언론이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뜻으로 시작한 팟캐스트 방송 <뉴스 바리케이드> 진행을 맡으면서 국민TV와 인연을 맺은 노 단장은, 지난해 11월 국민TV 개국TF 단장에 선임된 이후 국민TV의 보도·편성을 총괄하고 있다.

<미디어스>는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국민TV 사옥 지하 카페에서 노종면 단장을 만나, 4월 첫 선을 보일 국민TV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TV제작인력 22명 갖춰… “채용 잘했는지는 시청자들이 평가해 줄 것”

국민TV는 지난해 11월 신규인력 채용공고를 내어, 최근 채용을 마무리 지었다. 국민TV는 학점 등 스펙은 보지 않고 언론인으로서의 소양·방송제작자로서의 전문성·협동조합에 적합한 인성 3가지를 채용 기준으로 삼는다고 밝혀 상당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 채용을 통해 18명의 새 얼굴을 뽑았다. 기존에 있던 조합원 중 3명이 합류, 노 단장을 포함해 총 22명이 TV제작인력으로 참여하고 있다.

▲ 노종면 국민TV TF개국단장은 4월 1일로 다가온 국민TV 개국 준비에 한창인 모습이었다. 그는 인터뷰 시간을 충분히 내지 못한 것에 "사실 오랫동안 길게 이야기하고 싶은데 워낙 바빠서… 요즘 초주검 상태다. 양해 바란다"며 미안해했다. 사진은 업무에 열중해 있는 노종면 단장의 모습 (미디어스)

노종면 단장은 “개국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1월 2일부터 출근하고 있다. 개국을 위한 교육을 받으면서, 앞으로 선보일 방송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라며 “저 포함해서 TV제작인력이 22명인데 원래 생각했던 적정 인원에서 조금 모자라기 때문에 극소수를 추가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국민TV는 당초 △뉴스PD △촬영PD △앵커 △작가 △그래픽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 총 6개 분야를 모집했으나 채용과정에서 작가와 앵커 직군이 빠졌다. 뽑힌 인원 중에는 뉴스PD가 가장 많다.

‘방송기자’가 아니라 ‘뉴스PD’라는 이름을 채택한 것에 대해 노종면 단장은 “둘의 역할을 대체로 같을 것이지만, 좀 더 PD적인 역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보통 기자라고 하면 당연히 출입처가 존재하는 ‘출입처 기자’로 생각하는데, 우리 내부에서부터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채용에서 가장 중시했던 것은 두 가지였다. 국민TV라는 언론매체가 바라봐야 할 지향점과 미디어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도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노 단장은 “나이, 성별, 경력, 출신학교 등 기본 데이터 없이 시작했다. 면접 전에는 이력서를 보지 않았다”며 “국민TV의 지향점과 조합의 일원으로서 잘 융합하고 협업할 수 있는지를 평가 기준으로 삼아 적합한 인재를 뽑고자 했다. 채용을 잘했는지는 앞으로 하게 될 ‘방송’의 질에 따라, 시청자들이 평가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하루 1시간 생방송 뉴스 준비 중

국민TV는 하루 1시간 생방송 뉴스를 준비하고 있다. 대안언론으로서 먼저 첫 발을 내딛은 <뉴스타파>와의 비교가 빠질 수 없었다. 3년차로 안정권에 들어선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주 2회 녹화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하루 1시간 생방송 뉴스’는 꽤 파격적인 시도다. YTN과 <뉴스타파>의 진행을 맡았던 노종면 단장이 국민TV 뉴스의 앵커를 맡는다.

노종면 단장은 “4월 1일부터 정해진 시간 1시간 동안 생방송 뉴스를 진행할 것”이라며 “ 그 뉴스가 어떤 형식일지는 아직 모르겠다. 초반 단계이기 때문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 뉴스 구성 전략은 무엇인지를 검토하는 상황이라 변화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생방송 데일리 뉴스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거기에 맞춘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국민TV는 사옥 9층에 사무공간과 보도국이 공존하는 스튜디오를 지을 예정이다. 장비 발주도 시작됐다.

노 단장은 “그동안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거쳐 이번주 월요일(6일)에 공사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고, 내일 모레(11일)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편집기, 카메라 등 방송 진행장비 발주는 대부분 들어가 미세조정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타파>와 국민TV

<뉴스타파>와 국민TV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후원 혹은 조합 출자금 형태로 시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제 목소리 내는’ 언론을 지향한다는 점은 같지만, <뉴스타파>는 해직언론인이 주축을 이루고 있고 국민TV는 방송 경험이 거의 없는 신규인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뉴스타파> 1기 당시 앵커로 활약했고 현재 국민TV 보도·총괄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노종면 단장은, <뉴스타파>와 국민TV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뉴스타파>가 초기에 유튜브에서만 편당 100만 이상 조회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을 때, 백기완 선생이 전화를 하셔서 이런 말을 했다. ‘<뉴스타파>는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방송뉴스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고. 시작할 때 정했던 목표를 정확히 알아주셔서, 보는 이들과 제작자 사이에 공감이 가능하다는 점에 상당히 기뻤다.

흔히 <뉴스타파>를 해직언론인이 만든 언론이라고 하는데, <뉴스타파> 1기는 경력 10년 이상의 방송전문가와 1인 미디어, 신규인력이 함께 했다. 해직언론인이 만들었다는 표현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정확히 보자면 언론 전문가들과 시민사회가 같이 만든 것이다. 따라서 ‘시민사회의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TV 진행 상황에 대한 내밀한 이야기들은 우리로선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것이라 당장은 말할 수 없지만, 일단 국민TV 모델이 성공을 하게 되면 그 노하우들을 공개할 생각이다. 국민TV는 미디어협동조합으로 꾸려지는 만큼, 꼭 거대자본이 있어야만 방송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시민사회에 전달하려고 한다.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시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조합원 증가폭 늘고 있어… 좋은 방송으로 보답할 것”

인터뷰를 진행했던 9일 현재, 국민TV의 조합원 수는 2만 명을 돌파한 상태다. 조합원들이 내놓은 출자금도 35억을 넘겼다. 개국이 가까워지면서 조합원 증가폭이 올라가는 추세다.

▲ 국민TV 조합원 수는 12일 현재 2만 589명이며, 출자금도 35억을 넘겼다. (사진=국민TV 홈페이지 캡처)

“조합원 2만 명은 절대적으로 보면 상당히 큰 숫자다. 오랫동안 지속해 온 시민단체라도 2만 명을 확보한 곳을 드물다. 그러나 이 숫자로 데일리 TV방송을 한다는 것은 무리다. 여간 잘하지 않아서는 조합이 어려워지는, 그런 선택일 수도 있다. 과장하자면 ‘망하는 지름길’이다.

기존 방송의 문법과 다르게 어떻게 방송을 지속할 것인지는 여전히 고민하고 있지만, 현재 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합원 수가 3만 5천 명 정도는 돼야 한다고 본다. 다행스러운 것은 조합원 수 증가폭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고마운 일이다. 개국이 가까워올수록 시민들의 관심이 더 커지지 않을까 기대하면서도, 그만큼 두려움이 앞선다. 점점 기대가 커질 텐데 내놓은 뉴스가 시원찮다는 소리가 나오면, 조합원 사이에서 급속도로 실망감이 유포되고 조합이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좋은 방송으로 보답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를 지지하는 조합원들은 새로운 방송을 요구하고 있는데, 시민들이 ‘원하는 방송의 모습’까지 제시해 준 것은 아니다. 의미 있는 보도, 공정 언론을 원하는 시민들의 뜻을 구체화해 뉴스에 반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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