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에서 Freeletics(프리레틱스)라는 이름의 새로운 훈련법이 소개가 되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철저한 비즈니스 전략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크로스핏이 모든 철학과 정보를 오픈하고 있는 것에 반해 Freeletics는 일부 유료화 되어 있는 정보들이 많다.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몇 가지 훈련들만이 소개가 되어 있고, 코칭을 받으려면 15주 코스에 약 4만원 정도의 비용을 결재 하게 되어 있다. 훈련을 매일 제공해 준다는 App 역시 유료이고, 식단 플랜을 만들어 주는 것 역시 돈을 받고 있다. 아직 크로스핏처럼 지부등록을 받거나 자격증 코스가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벌써부터 골수 크로스피터들은 이들을 곱지 않게 보고 있다. 어찌되었건 Freeletics 가 ‘비즈니스 논리’로 접근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Freeletics가 어떤 운동 이길래, 크로스피터들이 곱지 않게 보는지 Freeletics의 어떤 점들 때문에 크로스핏이 언급 되는 것인지 알아보자.

▲ Freeletics 웹사이트 메인 화면이다. 배이 힘을 잔뜩 준 모델들이 눈에 띈다.

고강도 맨몸운동, Freeletics란?

자신의 체중만을 이용한 맨몸 운동들을 가능한 한 최대한 빠르게 수행하는 Strength and Conditioning 프로그램. 목적은 바디빌딩이 아닌 기능향상이라고 되어 있다. 훈련은 HIWOD 라고 부르는데 크로스핏이 WOD(Workout of the day)라고 부르는 것에 반해 High intensity workout of the day 라고 명칭을 붙여 놓았다. 이 HIWOD들은 두 가지 타입이 있다고 하는데, 첫 번째는 Workouts 라고 부른다.

이 Workouts는 크로스핏의 전형적인 훈련 가운데 하나인 시간을 재는 훈련방식과 완전히 같다. 몇 가지 맨몸 운동들을 횟수와 세트수를 정해놓고, 최대한 빠르게 한 뒤 그 시간을 체크하여 서로 기록을 비교한다. 마찬가지로 두 번째 타입은 Max 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이것은 운동을 하나 정한 뒤 일정 시간동안 최대한 많은 반복수를 하고, 그 횟수를 기록하는 방식이다.

크로스핏과 흡사한 부분은 너무도 많지만 그 중에서도 시간과 운동량을 변수로 출력을 이끌어 내어 강도를 올리는 방법으로 ‘스포츠’화 했다는 것은 완전히 같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운동들과 프로그래밍 방법을 누구의 것이라고 소유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래서 크로스핏은 모든 자료를 오픈하고 있다.) 베꼈다 아니다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Freeletics의 경우 모든 방식이 크로스핏과 같지만 도구나 외부의 중량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단지 순수한 자신의 체중, 즉 맨몸을 가지고만 한다는 점이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Freeletics에서 우선 무료로 제공하는 HIWOD를 하나 소개해 본다. 크로스핏에서처럼 HIWOD에도 이름이 각각 붙어 있다. “Zeus”라는 이름인데 이 외에도 그리스 신화의 신들의 이름을 사용한 아프로디테 같은 이름들이 있다.

4라운드를 하게 되어 있으며, 각각의 라운드는
5 Hand stand pushup
15 Pullup
25 Pushup
35 Sit up
45 Squat
Rest 120 sec

이것을 최대한 빠르게 끝내고 그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다.

장점은 도구가 필요 없고 풀업바만 있다면 어디서든 훈련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Freeletics 모임“이 외국에는 존재하는 듯 하다. 매 주, 또는 매일 특정 시간에 공원이나 광장에서 모여 함께 운동을 즐기기도 한다. 물론 자신의 방에서 혼자 하는 것도 가능하며 특이한 것은 훈련을 하고 자신의 기록을 웹사이트에 공유할 때 마다 마치 온라인 게임처럼 레벨업을 하도록 만들어 놓은 것과 별점을 부여하는 것 들이 크로스핏과 또 다른 재미를 부여하고 있다.

15주 챌린지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데 이미 유투브에 홍보되어 있는 영상들이 많다. 105일 간의 몸매 변화를 영상으로 공개하고 있고, 웹사이트에서도 이것들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의 오류는 Strength and conditioning 프로그램이자 기능향상 훈련이라고 소개를 하고 있으면서 실제 홍보영상은 105일간의 몸매 변화를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Freeletics가 프로그램을 유료로 제공하는 것과 함께 운동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를 잘 알고 있으며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이 잘 드러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과 증거가 하나도 제공되지 않고 있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 구글링을 해 보면 Freeletics를 하면서 살이 빠지고 근육이 늘며 몸매가 좋아졌다는 후기들은 많이 찾아 볼 수 있으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 훈련들을 Strength and conditioning 프로그램이나 기능향상 훈련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목적이 ‘기능’ 즉 Functional이라면, 무엇에 대한 기능을 말하는지가 우선 설명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목적의 기준이 무엇인지가 명확해야 한다. 크로스핏에서 말하는 기능이란 굉장히 포괄적인 영역을 말한다. 보통 사람이 지금보다 더 건강해 진 삶을 영위하기 위한 원초적인 기능 – 장바구니를 힘 안 들고 집까지 가져 올 수 있는 할머니 – 라던가 모든 스포츠에 적용이 가능한 운동선수로서의 모든 기술들까지 를 모두 포함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도구의 유무를 떠나 좋은 운동들을 배우고 훈련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Freeletics는 맨몸 운동에만 국한 되어 있는데 이러한 훈련만으로는 절대로 다양한 기능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웹사이트에서는 Strength도 증가시킨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 어느 논문이나 책에도 외부의 중량 없이 스트랭스를 증가 시킬 수 있는 훈련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일전에 소개한 타바타 훈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런 방법은 아주 빠른 속도로 체지방을 감소시킬 수 있고 특히 심폐능력과 스태미너, 그리고 작지만 근육량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고, 거기다 장소와 도구의 제약이 없다는 것은 꽤 ‘메리트’가 있다. 가격도 그다지 비싸지 않으니 다이어트가 목적 이라면 App 정도는 받아서 15주간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크로스핏이 성장하고 알려지면서 앞으로도 이런 아류들은 끊임없이 피트니스 시장에 나타났다 사라지고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운동이 누구의 것이고 누가 먼저 했다고 베꼈다고 할 필요는 없다. 단지 자신이 추구하는 목적과 이 운동이 잘 맞는지 생각해 보고 그 목적에 맞는다면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이라는 의심은 버리고 시작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단 얘기다. 인간의 몸은 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운동에 따라 어떤 결과가 있을지는 모른다. 스스로 체득하는 것이 가장 지름길인 것이다.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일단 운동을 해봐야 한다.

크로스핏은 어렵고 위험할 것 같다고 시작도 해 보기 전에 걱정이 많은 사람들. 물론 나쁜 코칭은 어렵게 만들고 위험하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주변에 크로스핏 박스들이 하나둘 씩 생겨나고 있지 않는가. 우선 여기저기 한 번씩 체험해 보자.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것마저 귀찮다면 Freeletics라도 해 보자. 훈련이 끝나고 느끼는 기분은 크로스핏과 완전히 같을 것이다.

이근형

리복 크로스핏 마스터 트레이너로 크로스핏 박스 ‘투혼’의 대표.
아시아에 단 3명 뿐인 국내 유일 크로스핏 레벨2 자격 보유자이다.
한국에 크로스핏을 소개한 그를 국내 크로스피터들은 '조상님' 혹은 '두목'이라고 부른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