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원택 신임 시사제작국장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제공)
지난해 <시사매거진 2580>에서 다루려 했던 국정원 아이템을 불방시키는 등 지속적으로 시사·고발 보도를 막아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심원택 시사제작국 부국장이 시사제작국장으로 승진했다.

MBC는 3일자 인사발령을 통해 심원택 시사제작국 부국장을 시사제작국장으로 승진시켰다. 심원택 신임 국장은 기자들을 ‘종북 좌파’로 몰며, 시사·사회고발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불허해 제작자율성을 크게 위축시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심원택 신임 국장은 시사제작2부 부장으로 있던 지난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기자들의 취재 아이템에 관여해 원만한 방송을 막아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는 2012년 8월, MBC <시사매거진 2580> 기자들이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던 안철수 원장을 다룬 아이템을 방송하려 하자 2주 전 갑자기 취재를 중단시켰다.

이 과정에서 “2580에 있는 기자들은 모두 노조 골수당원이다”, “MBC 노조는 민주노총에 가입해 있는데 그럼 모두 친북, 종북좌파가 아니냐”는 발언으로 MBC 기자들과 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심원택 신임 국장은 이후에도 4대강 사업 참여 업체 담합과 비자금 조성, NLL 심층취재, 80년대 군부 치하 고문 피해자 등의 아이템 취재를 불허했고, 삼성의 노조 사찰 증언 확보 및 3시간 분량의 녹취록 역시 보도에 반영시키지 않았다. 게다가 인혁당 사건에 대해 두 가지 팩트가 존재한다고 주장해, '유신잔재 청산과 역사 정의를 위한 민주행동'이 해당 발언을 비판하는 규탄 성명을 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이상돈 교수의 4대강 비판 인터뷰를 삭제하고,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다룬 ‘국정원에 무슨 일이?’ 아이템을 아예 들어냄과 동시에 취재를 맡은 김연국 기자를 업무 배제시키고, 인사평가에서도 최하등급인 R등급을 부여해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 지난해 6월 23일자 MBC 시사매거진 2580 방송분. 국정원 대선개입을 다룬 '국정원에 무슨 일이?' 편은 불방조치되고 2개의 아이템만 방송됐다.

<시사매거진 2580> 소속 기자들을 비롯한 MBC 기자들은 사퇴 촉구 성명을 발표하고, 본사 로비 1인 시위 등으로 항의를 이어갔지만 심원택 국장은 겸직하던 시사제작2부장에서만 물러났을 뿐, 시사제작국 부국장 자리는 그대로 지켰다. 당시 MBC 내부에서는 “국정원 불방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처가 아니다”라는 쓴소리가 나왔다.

시사 프로그램의 제작자율성을 위축시킨 대표적인 인물로 지목되는 심원택 국장이 <시사매거진 2580>, <PD수첩> 등을 제작하는 시사제작국의 총 책임자가 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BC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국정원 불방 이후 고충처리위원회를 열어 ‘심 국장은 더 이상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을 맡을 역량이 없다’는 점이 인정됐다. 그런 인사를 왜 다시 국장 자리에 앉혀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프로그램 경쟁력 차원에서도 매우 우려스러운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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