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구본홍 사장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YTN 구본홍 대표이사 사장이 4일 처음으로 기습 출근한 뒤 5시간 만에 돌아갔다.

구 사장은 이날 출근 뒤 사장실에서 임원과 실·국장 전원이 참석한 간부회의를 주재했다.

구 사장은 이날 오전 9시15분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인 YTN 노조원의 눈을 피해 오전 11시 서울 남대문로 YTN 타워 17층 사장실로 들어갔으며, 5시간 뒤인 오후 4시 20분에 돌아갔다.

▲ YTN노조원들의 야유를 받으며 자리를 뜨고 있는 구본홍 사장. ⓒ송선영
YTN 노조원, 구 사장 향해 "두 번 다시 오지 마라" 거세게 항의

구 사장은 오후 4시20분께 "외부 일정 때문에 나가야 한다"며 노조원과 외부 취재진에게 철수할 것을 요구했으나, 노조원들은 구 사장의 요구를 거절했다.

결국 구 사장은 노조원들과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퇴근을 '감행'했으며, 노조원들은 구 사장에게 "두번 다시 오지 마라"며 야유를 보냈다.

이에 앞서 YTN 노조원들은 오전 11시, 실·국장과 팀장 등 일부 간부들이 일제히 사장실이 있는 17층으로 이동하는 것을 알아채고, 50명 안팎이 사장실로 몰려가 항의 농성을 시작했다.

▲ YTN노조원 50명은 4일 오전 11시 15분부터 사장실 앞에서 항의 농성을 시작했다. ⓒ송선영
사측은 경영기획실과 총무과 등 직원 15명을 동원해 사장실 앞을 지켰다.

그러나 "사장실 지키는데 왜 후배들을 동원하냐" "간부들이 막아라" "밑에 직원 동원하지 마라"는 노조원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자, 총무팀장과 총무과 직원만을 자리에 남기고 모두 철수시켰다.

오후 1시 25분, 지부장 직무대행을 하고 있는 김선중 기자는 회의 중인 사장실에 들어가 사측과 면담을 했으나 이견이 커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조합원들이 나가라고 해서 끌려나가는 듯한 모양새는 좋지 않다 △조합원들이 밀어붙인다면 경찰 공권력을 동원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 △사장 예우를 갖춰 나가길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김 기자는 사측에게 "사장 예우는 갖추지 못하지만 안전만은 보장하겠다"며 "퇴로를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다.

▲ YTN노조원들. ⓒ송선영
YTN지부 "구본홍씨가 사장실에 앉아있다는 게 치욕"

YTN지부는 구 사장 출근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구본홍씨가 사장실에 앉아있다는 게 치욕이다. 사장인 척 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며 "구본홍은 물러가라"를 외쳤다. 이어 "자칫 우발적인 행동을 보이면 사측의 의도대로 휘말릴 수 있다"며 "구본홍씨가 나갈 때 까지 기다리자"고 강조했다.

구 사장은 내일 오전 8시 30분 조찬모임이 끝난 뒤 출근할 것으로 알려져 YTN지부의 출근 저지 투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YTN지부는 이날 오후 7시 대의원회의를 열어 향후 구 사장 저지 투쟁을 위한 조합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구체적인 투쟁 방향을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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