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맹이 없는 PD수첩 중간수사 발표는 언론탄압을 위한 협박일 뿐이다 -

검찰이 MBC PD수첩 '광우병 쇠고기 보도'에 대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예상했던 대로 PD수첩이 방송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편집했다는 것이 발표내용의 전부다. 새로운 사실은 하나도 없이 앵무새처럼 ‘PD수첩이 왜곡했다.’는 점만 반복했다. 유례없는 특별수사팀까지 만들어 호들갑을 떨며 정치적 표적수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를 불식시킬만한 내용은 아무것도 없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 이하 언론노조)은 애초 검찰이 방송프로그램 대해 수사하는 것은 군사독재시절 횡횡했던 사전검열임을 지적하고 이명박정권의 언론장악 음모에 검찰이 시녀 노릇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경고했다. 그러나 검찰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당초 PD수첩에 대한 수사가 무리한 수사라고 판단했으면서도 수사를 강행했고 언론플레이를 위해 중간수사발표까지 자처한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에는 재갈을 물리겠다는 정권의 의도에 충실히 부역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검찰이 오늘 별다른 내용 없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PD수첩에 대한 왜곡된 의혹만 증폭시키겠다는 의도다. 이를 통해 촛불민심을 왜곡하고 정부의 졸속협상에 대한 면죄부를 부여받기 위한 수작이다. 또한 검찰수사에 반발하며 취재원본 제출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PD수첩팀과 출두를 거부하고 있는 담당PD와 작가들을 압박하기 위한 치졸한 작태로 밖에 볼 수 없다.

언론노조는 짜깁기를 통해 방송프로그램 복원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PD수첩이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결론을 내린 검찰의 판단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방송의 문외한인 그들이 ‘살인의 추억’도 아니고 방송프로그램을 역으로 추적하여 재현한다는 얘기가 가당키나 한 얘기인가? 방송프로그램 한 편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기획에서부터 모든 제작단계에서 변수가 작용하기 마련이며 할당된 프로그램 시간에 모든 인터뷰 내용을 담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터뷰 내용 중 일부가 편집과정에서 빠졌다고 해서 의도적 왜곡이라 판단한 검찰은 PD수첩 수사를 하기에 앞서 PD수업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정치검찰의 표적수사’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PD수첩에 대한 탄압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되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6월20일 농식품부의 PD수첩에 대한 검찰 수사의뢰에 앞서 외교통상부가 같은 달 17일 미국·영국·독일·일본·스페인·캐나다 등 6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MBC PD수첩 인간 광우병 보도 관련 유사 사례 조사’를 지시했다고 한다. 이는 PD수첩을 검찰에 수사의뢰하기 전에 이미 정부 주도로 치밀한 사전 준비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PD수첩을 탄압하기 위해 외교부와 농식품부를 비롯한 범정부차원의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정부의 사주를 받아 검찰이 행동대장 역할을 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정권의 행동대장 검찰에 경고한다. 정의의 칼을 버리고 부패한 정치의 칼을 들고자 한다면 전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PD수첩에 대한 표적수사를 당장 집어치워라.

이명박정권은 PD수첩을 탄압해서 재갈을 물리면 자신들의 잘못이 가려지거나 국민들의 의식을 바꿀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 결코 언론은 정권의 소유가 될 수가 없고 억압하면 할수록 더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2008년 7월 2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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