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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15회-정우 고아라 로맨스에 김슬기 등장은 왜 신의 한 수인가[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3.12.08 11:46

21회로 준비된 <응답하라 1994>가 중반으로 넘어서며 결말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남은 6회 동안 과연 그들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봤던 즐거움 이상의 재미를 보여줄 것이라는 점입니다. 다만 나정이 남편 찾기를 마지막 회 알리겠다는 제작진의 의도로 수많은 떡밥들이 투척되고 있다는 사실이 옥에 티처럼 다가올 뿐입니다.

나를 변화시키는 것들 중 최고는 사랑이었다;
공개 연애를 시작한 쓰레기와 나정이, 칠봉이보다 두려웠던 쓰레기 사촌 여동생

서태지를 끔찍이도 사랑하는 열정적인 팬 윤진이로 인해 성균이는 항상 외롭고 힘듭니다. 연애를 하고 있으면서도 과연 자신이 누구인지 그 정체성 찾기에 골몰해야만 하는 성균이에게 서태지는 괴로운 존재일 뿐입니다. 윤진이의 모든 것을 사랑하지만 과도한 서태지 집착은 성균이도 힘겹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서태지가 은퇴를 앞두고 이사를 하는 등 분위기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이상해진 상황에서 윤진이의 행동은 더욱 성균이의 애를 태웠습니다.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들도 많고 하루 종일 서태지의 흔적만 찾아다니는 여자 친구로 인해 소외감을 느껴야 했던 성균은 과연 자신의 사랑이 옳은 것인지 고민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성균이 우려했던 상황은 현실이 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윤진이가 그저 서태지만 쫓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서태지의 집까지 들어가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집까지 들어갔지만 서태지의 흔적이 남은 그 무엇도 가져오지 못해서 그게 아쉽다며 대성통곡하는 윤진이를 성균이는 더는 볼 수 없었습니다. 자학까지 하는 그녀를 성균이로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윤진이의 절정은 서태지와 아이들이 공식 해체를 선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살얼음판을 걷는 듯 불안하기만 했던 이들은 TV를 통해 서태지가 은퇴를 선언하는 것과 동시에 윤진이의 방에서 들리는 비명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서태지가 은퇴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자마자 터진 뉴스라는 점에서 윤진이가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막는 데 집중하는 성균이와 가족들의 모습은 애처롭게 다가올 정도였습니다.

식음을 전폐하고 앓아누운 윤진이에게 뭐라도 먹이려고 노력하는 성균이와 달리, 남자 친구 앞에서 차라리 죽는 것이 소원이라는 윤진이는 최악이었습니다. 동일이 어깨에 들쳐 메고 식사를 시키기 위해 데려와도 먹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윤진이를 보며 성균이는 어딘가로 향합니다. 하루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던 성균이가 마침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저 홀로 돌아온 것이 아니라 정체를 알 수 없는 변기를 들고 들어온 성균은 힘겨워하는 윤진이를 위해 서태지 집으로 들어가 회장이 가져간 변기 뚜껑을 가져올 수는 없었지만, 변기를 통째로 가져오는 사랑을 보여주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지독한 취향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지만, 사랑하는 이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거는 성균이의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그런 성균이의 마음을 알게 된 윤진이가 행복한 것은 당연했습니다. 첫사랑이 마지막 사랑이 된 이들의 모습은 응사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커플이었습니다.

20년 가까이 오빠 동생으로 지내왔던 쓰레기와 나정은 서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며 연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불안해지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쓰레기와 나정이 가족들은 친형제나 다름없을 정도의 관계였기 때문입니다. 결혼까지 잘 진행된다면 상관없지만, 둘이 중간에 깨지기라도 하면 이 관계가 불안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관계는 여전히 불안하기만 했습니다.

데이트를 마치고 나정이를 집에 데려다준 쓰레기는 자신의 방에서 좀 더 놀다가라는 나정이와 티격태격하다 아버지에게 들키고 맙니다. 자신들의 몰래한 연애가 들키는 순간이라 긴장하고 있던 이들에게 동일이 건넨 말은 여전히 싸우고 있느냐는 말이었습니다. 그들이 연애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아버지의 한마디는 그들에게는 더욱 불안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습니다. 항상 조심스러워야만 하는 이 비밀 연애는 그만큼 행복하면서도 불안한 연애의 연속이었습니다.

   
 
대학 합숙훈련을 마치고 곧바로 일본으로 향하는 칠봉이는 훈련 중에도 나정이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야구공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면서 칠봉이는 학교에서 내준 황금 같은 하루를 누군가에게 투자합니다. 모든 이들이 나정이를 만나러 갈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칠봉이는 쓰레기와 만납니다.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여자의 연인이 되어버린 쓰레기와 만난 칠봉이는 야구공의 비밀을 공개합니다.

고2 때 9회 말 투아웃까지 노히트노런을 하다 홈런을 맞고 패배를 당했을 때 공이라며 시작한 그의 발언은 그 공으로 똑같은 상황에서 같은 선수에게 같은 공으로 던져 이겨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칠봉이에게 이 공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이겨낼 수 있게 만든 희망의 공이었습니다. 칠봉이 인생에 가장 중요한 이 공을 쓰레기에게 건네는 것은 대단한 도전이었습니다.

언제가 될지 알 수는 없지만 형에게 다시 이 공을 받고 싶다는 말은 엄청난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기베라의 명언처럼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니라는 도전장을 쓰레기에게 던진 것이기 때문이지요. 강력한 도전자가 나선 상황에서 쓰레기가 부담을 느끼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이런 불안감은 더는 나정이를 몰래 만나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다가왔습니다.

공개적으로 나정이 부모님에게 교제 사실을 알리고 당당하게 만나고 싶다는 쓰레기는 솔직하게 나정이와 사귀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이런 쓰레기의 고백에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뜨는 동일과 신기하다는 듯이 재차 묻는 일화의 모습은 모호하기만 합니다. 일본으로 간 칠봉이가 전화를 걸었을 때 자신이 받지 못한 것이 서운해 하는 동일의 모습을 보면 나정이의 남편감으로 쓰레기보다는 칠봉이를 원했을지도 모릅니다. 더욱 친한 친구의 아들이자, 어린 나이에 하늘나라로 간 자신의 아들의 절친이었던 쓰레기가 사위가 된다는 사실이 동일에게는 묘한 감정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습니다. 쓰레기는 사위가 아닌 영원한 자신의 아들로 남기고 싶었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공개 연애를 시작하며 행복하기만 할 것 같았던 이들은 원하지 않았던 이별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의사가 되어야 하는 쓰레기가 학과 교수의 제안으로 멀리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진리 속에서 나정이와 쓰레기의 이별은 시작되고, 칠봉이와의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은 아니냐는 예측으로 다가오며, 나정의 남편 찾기는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는 상황입니다.

   
 
쓰레기의 사촌 여동생의 등장은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신기가 있다는 그녀는 서태지의 은퇴를 너무나 정확하게 맞췄습니다. 그리고 쓰레기에게 악담하듯 둘이 헤어지게 될 것이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이 신기 있는 행동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우선 나정이에 대한 정보는 다른 사람을 통해 들었고, 이런 상황에서 그녀가 얼마나 신기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나정이에 대한 정보는 모두 쓰레기 형에게서 얻은 정보라는 것이 전화 통화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서태지에 대한 예언은 맞았지만, 나정이에 대한 모든 정보는 다른 이들을 통해 얻은 것이라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신기가 존재하지만, 그 모든 것을 맞추는 신기는 아니라는 점에서 쓰레기와 나정이에 대한 악담이 현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셔틀 버스가 없다며 택시를 타고 가겠다고 나선 쓰레기 사촌 여동생의 행동은 우연일 수도 있고 신기일 수도 있습니다. 셔틀 버스가 없다며 마지막 남은 버스를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택시를 타고 떠나는 그녀와 곧바로 차 고장으로 마지막 버스는 없다고 말하는 병원 관계자의 모습은 거대한 떡밥으로 다가왔습니다. 짧은 등장이지만 김슬기가 신의 한 수로 다가오는 것은 그녀의 역할이 제작진이 원하는 혼란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쓰레기가 나정의 남편일 가능성은 점점 확신으로 굳어지는 상황 속에서 모호한 상황을 만들어낸 김슬기는 제작진들이 시청자들에게 건네고 싶은 이야기의 전부였습니다. 마지막까지 끝나지 않는 한 끝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투입된 김슬기는 제작진이 제공한 확실한 신의 한 수였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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