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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 14회 - 유연석 야구공에 담긴 비밀보다 정우 사촌 예언이 중요하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3.12.07 10:17

나정이와 쓰레기가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탄력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이 사랑을 시작하는 것과 달리, 자신의 사랑에서 멀어져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칠봉이의 마음은 아프기만 했습니다. 언제든 나정이 옆이 빈다면 다시 자신에게 기회를 달라는 칠봉이로 인해 과연 나정이의 남편이 누구인지를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나를 변화시키는 순간들;
나정이 남편에 대한 비밀은 칠봉이의 야구공 속에 담겨 있다?

요기베라의 명언 중 하나인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를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은 칠봉이로 인해 나정의 남편이 누구일지는 마지막 회까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21회 마지막 회에서 나정이 남편을 공개하겠다는 제작진의 의도는 결과적으로 무차별적인 떡밥 투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군대에 간 해태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숙집 친구들 중 가장 먼저 군대에 간 해태는 미처 심적 대비도 하지 못하고 입대를 했습니다. 때문에 당황한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겁만 잔뜩 먹은 해태에겐 말도 안 되는 생활 속에서 힘겨움만 가득했습니다.

일만 하는 일병과 욕만 하는 상병, 제대만 기다리는 병장까지 군대에서 적응해야 하는 해태로선 힘겨움 그 이상이었습니다. 사소한 일로 자신을 괴롭히는 상사들로 인해 군기만 바짝 든 그는 하나의 사건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부대원들이 완전군장을 하고 운동장 100 바퀴를 도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40kg이 넘는 군장을 하고 운동장을 도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대단한 도전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루 종일 운동장을 뛰어 겨우 목표를 채운 그들은 모든 원인을 제공한 해태에게 구박을 하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심하기만 했던 병장이 나서서 해태를 보호하고 그에게 인생에서 경험의 중요성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깨우치게 하는 과정은 해태의 가치관마저 변화시킬 정도였습니다.

해태가 군대에서 사회성을 배우는 동안 빙그레는 아버지의 수술을 통해 직업을 선택하게 됩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의대에 간 빙그레는 휴학을 하며 자신이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고민만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집에는 말도 하지 못한 채 등록금만 받고 있던 빙그레는 아버지가 심장 수술을 받는다는 연락을 받게 됩니다. 자신이 휴학을 하고 있고, 의사가 아닌 다른 일을 하겠다는 말을 하려했던 빙그레는 그 모든 기회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무섭기만 했던 그래서 싫었던 아버지가 생사를 건 수술을 하는 상황에서 빙그레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반항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고,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입학한 빙그레는 그런 반항을 착실하게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알지 못했던 아버지의 속 깊은 사랑을 그는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무뚝뚝하고 자기 멋대로인 아버지의 이면에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간호사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고 자리를 피하는 빙그레는 아버지의 속마음을 듣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아들을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는 아버지의 속내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아들을 자랑스러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수술이 끝난 후 아들을 바라보며 "괜찮아"를 연이어 하는 장면에서 절정을 이루었습니다.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보며 하염없이 우는 빙그레는 이에 결심을 하게 됩니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서울로 올라가서 바로 등록하겠다는 빙그레는 그렇게 피부과 전문의가 되었습니다.

일본 프로팀으로 가는 칠봉이는 마지막 날 나정이와 함께 소주를 마시게 됩니다. 그리고 눈이 펑펑 내리던 거리에서 나정이가 건넨 손을 잡으며 자신이 다시 돌아왔을 때 나정이 옆이 비었으면 다시 연애를 하고 싶다는 말을 남깁니다. 여전히 나정이를 사랑하는 칠봉이와 달리, 나정이의 마음은 친구 그 이상은 아니었습니다. 칠봉이가 건넨 모자 속에 나정이 사진이 있음에도 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던져 놓은 모자 속에는 나정이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2013년 현재 나정이의 집에 있던 칠봉이의 야구공과 정확하게 이어지는 야구 모자는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특별한 의미를 담은 칠봉이의 야구모자와 야구공이지만, 나정이에게 그것들은 그저 익숙한 야구모자와 야구공일 뿐이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던져진 야구모자와 칠봉이가 소중하게 간직했던 특별한 야구공이 책장에 아무렇지도 않게 방치된 사연은 나정이와 칠봉이의 관계가 부부가 아닌 친구라는 의미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쓰레기의 사촌 여동생이자 서태지 광팬의 예언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신기가 있다는 사촌 여동생이 서태지 집 담을 넘다 다리가 부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그런 일로 칠봉이의 마지막 날 밤을 함께하지 못한 쓰레기는 병실에서 그녀의 예언을 듣게 됩니다.

서태지가 헬기를 타고 어딘가로 떠났다는 예언은 시청자들에게는 대단한 예언으로 다가옵니다. 은퇴를 앞둔 서태지와 아이들을 쓰레기의 사촌 여동생은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신기가 대단한 사촌 여동생의 악담이 과연 맞을 것이냐는 사실입니다. 대학 문제로 나무라는 오빠에게 현재 여친과 헤어지게 된다는 악담을 하는 상황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해체와 함께 묘한 상황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해체를 맞춘 신기 많은 쓰레기의 사촌이 말한 여자 친구와 헤어지게 된다는 말은 대단한 복선이자 떡밥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신기가 맞다면 당연히 칠봉이나 해태가 나정이의 짝이 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서태지와 아이들의 해체를 맞춘 사촌 여동생이 진정한 신기가 있다면 이미 그 결과를 모두 예측했다는 점에서 스포일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열성팬의 신기가 다른 분야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수는 없다는 반증으로 다가옵니다.

만화책인 '인어공주를 위하여' 중 "영영 돌아오지 마라"라는 페이지가 칠봉이의 방문 전에 클로즈업이 되는 장면 역시 하나의 복선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으로 떠나는 칠봉이에게 건네는 말처럼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다정한 남자 쓰레기로 변한 그의 곁에 푹 안긴 나정이의 모습 속에서 이별을 논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지도 잘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무수한 떡밥으로 나정이 남편이 누구인지를 감추려는 제작진의 노력은 대단합니다. 하지만 너무 과하게 꼬는 상황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나정이 남편 찾기가 분명 중요한 핵심 코드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나를 변화시킨 사람들'이라는 부제를 통해 그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행복을 주었습니다. 성장통을 경험하는 그들의 성장기를 그대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응답하라 1994>는 역시 걸작입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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