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의 불길은 참으로 거셉니다. 연말인 12월에 접어든 북미 박스 오피스 1위도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의 몫이었습니다. 지난주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높은 금액으로 정상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습니다. 2주차 성적으로 봐도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는 전편인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과의 비교에서 모두 앞섰습니다. 특히 1주차 대비 하락율에서 약 10% 적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전편과의 비교를 떠나서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는 역대 모든 영화를 통틀어서 2주차 수입이 <어벤져스, 아바타, 다크 나이트>에 이은 4위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추수감사절 연휴 5일의 북미 박스 오피스 수입으로는 지난 12년 동안 1위를 지켰던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꺾고 1위에 올랐습니다. 이것으로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는 최종 4억 불에 도달하는 것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2위는
상영 2주차지만 사실상 이제 막 개봉했다고 볼 수 있는 <겨울왕국>입니다. 연말을 맞아 찾아온 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에게 밀리긴 했으나 약 6,670만 불을 기록하며 북미 박스 오피스 2위를 차지했습니다. <겨울왕국>의 수입은 1위를 제외한 여타 순위의 영화가 올린 것으로는 역대 2위일 정도로 높은 것입니다. 추수감사절 연휴에 개봉한 영화중에서는 <토이 스토리 2>를 꺾고 최고의 수입으로 기록됐습니다. 일각에서는 '<라이언 킹> 이후 디즈니의 최고작'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여져서 대단한 기대감을 갖게 했고, 실제로 이것이 흥행으로 이어졌습니다.

<겨울왕국>은 밝고 낙천적인 안나가 크리스토프, 눈사람, 순록인 친구들과 함께 동생을 구하러 간다는 내용입니다. 안나의 동생인 엘사는 본의 아니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능력으로 태어나고 자란 왕국을 영원히 녹지 않는 얼음세계로 만들어버렸고, 이에 홀로 어딘가로 떠나버리자 안나가 엘사를 찾고 왕국을 예전으로 되돌리려고 모험을 떠납니다.

▲ <겨울왕국>의 평점입니다. 관객 반응은 최고네요.

3위~5위

3위는 <토르: 다크 월드>입니다. 점차 순위가 하락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총 1억 8,600만 불 이상을 벌어들였습니다. 북미에서만도 제작비를 조금 초과했네요. 4위는 <베스트 맨 홀리데이>, 5위는 제이슨 스타뎀의 <홈프런트>입니다. <홈프런트>는 2,500개가 넘는 극장에서 개봉한 데 비하면 수입은 약 7백만 불로 굉장히 저조합니다. 근데 사실 잘 보면 제이슨 스타뎀이 단독 주연을 맡았던 영화는 보통 이 정도의 수입으로 데뷔한 편이라서 놀라운 것은 아닙니다.

크리스 로건의 소설을 실베스터 스탤론이 각색한 <홈프런트>에서 제이슨 스타뎀은 전직 마약단속국(DEA) 요원을 연기했습니다. 그가 딸과 함께 한적하고 평화로운 마을로 이사를 가는데, 하필 이곳을 장악하고 있던 마약조직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습니다. 제이슨 스타뎀 외에도 제임스 프랑코, 위노나 라이더, 케이트 보스워스가 출연했습니다. 위의 예고편을 보니 저는 <홈프런트>가 무지 보고 싶네요. 또 한번 제이슨 스타뎀의 분노가 폭발할 것 같은 분위기!

▲ 하지만 역시 평점은...

6위~10위

6위는 <딜리버리 맨>, 7위는 개봉극장을 대폭 확장하면서 북미 박스 오피스 10위권에 진입한 <The Book Thief >, 8위는 랭스턴 휴즈의 유명 뮤지컬을 영화로 옮겼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올린 <Black Nativity>, 9위는 오랜만에 만나는 스티븐 프리어스의 신작 <Philomena>, 마지막 10위는 노장 배우들의 조화를 보는 <라스트 베가스>입니다.

<The Book Thief>

<The Book Thief>는 마커스 주작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나치 독일을 배경으로 하여 한 소녀가 책을 훔쳐서 읽고, 이를 통해 삶과 시대의 또 다른 이면을 알아가면서 주변의 삶마저 변화시킨다는 내용입니다. 왜 소녀가 책을 훔치는지는 예고편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나치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예술에 대해서는 적극 권장하고 후원했지만, 반대로 정권에 반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예 말살을 일삼았습니다. 크리스찬 베일이 주연한 <이퀼리브리엄>은 그런 나치의 행위를 고스란히 따다가 영화에 담기도 했습니다. <The Book Thief>에는 제프리 러쉬, 에밀리 왓슨 등이 출연했습니다. 예고편에서 제프리 러쉬가 한 유대인을 숨겨주는 걸 알 수 있는데 이 남자의 정체가 뭘지 궁금하게 만드네요.

▲ 평점은 의외로 좋지 못합니다. 시네마스코어의 점수를 알 수 없어 아쉽네요.

<Black Nativity>

<Black Nativity>는 앞에서 말했다시피 랭스턴 휴즈의 뮤지컬을 영화로 옮겼습니다. 볼티모어에서 어머니와 함께 자란 랭스턴은 한 부부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뉴욕으로 갑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요구하는 것에 적응하지 못한 랭스턴은 다시 어머니에게로 돌아가려 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친구들과 함께 가족에 대한 의미를 되찾게 됩니다. 출연진으로는 최근 국내에서 개봉한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의 포레스트 휘태커와 안젤라 바셋, 제니퍼 허드슨, 타이리스 깁슨 등의 배우와 더불어서 메리 J 블라이즈, 나스와 같은 가수도 <Black Nativity>에 참여했습니다.

▲ 'IMDB'와 시네마스코어의 점수가 크게 대조되는 게 이상하네요. 저기도 우리처럼 평점 테러를 하는 건가?

<Philomena>

실화를 바탕으로 한 <Philomena>는 영국을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인 스티븐 프리어스의 신작입니다. 저명한 정치부 기자인 마틴은 한 노인에 대한 이야기를 기사로 써보라는 제안을 받습니다. 처음에는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가 어찌하여 마틴은 주인공인 필로메나와 만납니다. 필로메나는 10대 시절에 임신을 하여 아기를 낳았으나 곧 떨어져야만 했고, 비밀을 간직한 채로 수십 년이 흘러서나마 찾으려고 마틴과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예고편만 봐도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답게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영화일 것 같습니다. 말 안 해도 다 아실 주디 덴치가 필로메나를, 스티브 쿠건이 마틴을 연기했습니다. 북미 개봉에 앞서 이 영화는 토론토 영화제와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러 개의 상을 수상했습니다.

▲ 로튼토마토만 유독 높지만 어쨌든 평점도 괜찮네요.


영화가 삶의 전부이며 운이 좋아 유럽여행기 두 권을 출판했다. 하지만 작가라는 호칭은 질색이다. 그보다는 좋아하고 관심 있는 모든 분야에 대해 주절거리는 수다쟁이가 더 잘 어울린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nofeet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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