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섭 대표이사의 노동조합관은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단 말입니까?

김정섭 대표이사가 지난 15일 창간기념식에서 밝힌 기념사 내용 중 노동조합에 관련된 내용을 보면, 몇해전 정찬운가 하는 개그맨이 ‘웃찾사’라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단발머리 가발에 해바라기꽃으로 분장하고 나와서 유행시킨 ‘그때 그때 달~라~요’란 유행어가 연상될 정도로 조합에 대한 평가가 양극단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매우 우려스럽고 걱정스런 상황입니다.

인천일보 경영진의 잘못된 노동조합에 대한 시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인천일보의 경영정상화는 물론, 동북아를 대표하는 신문, 경인지역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신문 인천일보의 미래는 희망없는 암흑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은 김정섭 대표이사가 창간사에서 발표한 노동조합과 관련된 내용중 사실이 아닌 것을 중심으로 노동조합의 입장을 밝힙니다.

불과 1년 전 대주주에서 대표이사로 인천일보 경영에 뛰어든 김정섭 대표이사는 인사권이 경영진의 고유권한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노사동수라는 민주적 인사절차의 틀을 깨기 위해 인사권과 징계권이 사측(경영진)에 있다는 것을 합의서로 작성한 뒤 노사 공동명의로 작성된 회사 정상화와 발전을 위한 인천일보 노사 공동 선언문을 통해 회사를 지켜온 노동조합의 공로를 인정해준 바 있습니다.

실제 노사 대표가 각각 1부씩 보관해 오고 있는 전체 7개항으로 구성된 노사 공동선언문 중 6항의 내용을 보면 `사측은 조합원들의 고용보장과 편집권 독립을 약속하며, 회사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해온 노동조합의 공로를 인정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후 김정섭 대표이사는 같은 해 8월 영흥도에서 열린 노동조합의 2007 임‧단협 출정식에 참석, 노조 지부장과 사무국장이 배석한 가운데 데스크진과 함께 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내가 인천일보 대표이사를 맡을 수 있었던 것은 (윤승만 장사인씨의 경영파업에 이은 폐업기도 맞서 회사를 지켜냈던) 노동조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다시 한번 회사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온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의 공로를 확인해줬습니다.

이에 노동조합은 노사 공동선언문을 작성했을 당시의 초심을 견지하며 사측의 경영정상화 노력에 무한 신뢰와 지지를 보냈으며, 기회 있을 때마다 회사 발전 방안 등을 제안했었습니다.

특히 노동조합은 사측에서 임금협상에 나설 준비가 안됐다느니, 청라 골프장 투자는 물론, 기존 주주들의 추가 증자 등이 마무리될 때까지 임금협상을 연기하자는 요청이 있을 때마다 수년째 임금인상이 이뤄지지 않아 실질임금 감소로 생활고를 겪는 조합원들을 상대로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조합원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데 전력을 다해 왔습니다.

이처럼 지난 1년간을 조합원의 권익을 대변하고 개혁언론으로서의 인천일보 발전에 앞장서야 할 노동조합이 조합원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사측에 부역(?)하는데 정신을 판 나머지 노조사무국장 등 핵심 집행부가 보복성 인사를 당했는데도 불구, 발 빠르고 적확하게 대처하지 못한데 따른 혹독한 댓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이유야 어찌됐건 노동조합이 지난 1년간 사측에 협조했지만 사측은 매번 추가증자를 운운하며 조합원들의 숙원인 임금인상 요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한 술 더 떠 사측은 노동조합이 정상적인 조합 홍보활동의 일환으로 작성 게시한 대자보 때문에 외부에서 치르려던 창간기념식도 내부행사로 축소하고, 추가 증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처럼 창간기념사를 통해 묘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측은 대주주의 권한도 무시하고 사장을 마음대로 바꿨던 행복한 시절을 그리워하는 직원도 있는 듯 하다느니 직원들의 단합과 희생의지를 한순간에 무기력하게 하는 불신과 적대감을 조장하는 과거 회귀적인 일부의 행동이란 지극히 우려스런 표현을 써가며 회사발전의 한 축인 노동조합을 폄훼하고 있습니다.

한번 생각해 봅시다

언제 인천일보 노동조합이 사장을 마음대로 바꾼 적이 있습니까? 노동조합은 물러난 사장들을 상대로 자신들이 약속한 노사합의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했을 뿐 대표이사가 표현한 것처럼 노동조합이 사장을 마음대로 바꾼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박 모 전 사장을 제외한 사장들이 노조와의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장직에서 물러났을 뿐입니다.

역사의 현장을 대주주의 입장에서 지켜보신 김정섭 대표이사께서 누구보다도 그들이 물러난 사유에 대해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런데 김정섭 대표이사는 직원 대부분이 역대 사장들이 물러난 내막을 잘 모른다고 판단해서 그 책임을 노조에 전가했는지 모르지만, 사장들이 물러난 것이 노조 때문이 아니란 사실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이 아닙니까?

대표이사의 언급처럼 노동조합이 사장을 마음대로 바꾼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보이겠습니다.

먼저 신 아무개 사장의 경웁니다.

신 아무개 사장은 양 아무개 노조위원장 이후 들어선 정 아무개 집행부가 양 아무개 위원장에게 약속했던 경인지역 최고의 대우는 물론 우리사주 발급 등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한 것입니다. 그러자 신 아무개 사장은 이사회에 통보도 하지 않은채 사퇴했었습니다. 신 아무개 사장의 비상식적이고 무책임한 인 행동에 대해 당시 이사진이었던 이기상회장을 비롯해 지용택 이사장, 얼마전 영면하신 심명구 회장 등도 진노하셨습니다.

이 사실은 당시 집행부는 물론이거나와 조합에 조금만 관심있었던 조합원이었다면 다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지난 2006년 10월 사상 초유의 경영파업을 일으켜 회사를 폐업위기로 내몰아 인천일보 전체 구성원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줬던 윤승만, 장사인씨의 재진입을 좌절시킨 분이 누구신가요?

당시 노동조합은 인천지역 시민사회와 함께 용역깡패를 대동하고 편집국을 장악하려 했던 윤승만 장사인씨 등 전 경영진과 추종세력들의 진입을 막아낸 바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본질적 의미에서 전 경영진의 경영복귀를 저지시킨 장본인은 지난 해 1월27일 송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인천일보 임시주주총회에 당시 대주주 자격으로 참석했던 김정섭 변호사님이었습니다.

당시 임시 주총장에서 윤승만 장사인씨를 상대로 행한 김정섭 대주주의 발언내용을 인용하면 이렇습니다.

김정섭 대주주께서는 임시주총에서 주주들 앞에서 윤승만 장사인씨가 인천일보 경영에 복귀해서 안되는 이유 두가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첫째, 인천일보 경영을 하겠다면서 처음 나를 찾아와서 한달 안에 노조를 정리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둘째, 이번에 우리가 나가면(2006년 10월 경영파업 당시) 아마 3일도 버티지 못하고 항복할 것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나한테 얘기한 것 하나라도 지켜진 것 있느냐며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물어 두 사람의 인천일보 경영복귀를 무산시킨 장본인은 김정섭 대표이사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처럼 움직일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을 예로 들었음에도 노동조합이 사장을 마음대로 바꿨던 행복한 시절을 그리워하는 집단 내지 직원이 있는 것 같다는 등 진실과 거리가 먼 김정섭 대표이사의 창간 기념사를 즉각 수정할 것을 촉구합니다.

아울러 대표이사의 언급대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장을 바꿔 보려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직원이 현재 인천일보 구성원 가운데 있는 것인지, 있다면 당사자가 누구이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 등이 있는 것인지 사측은 즉각 전 직원에게 공개할 것을 요구합니다.

만일 노동조합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사측이 관련 증거를 가지고 해명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특정인에 대한 중대 명예훼손에 해당되는 것은 물론 아예 회사 내에서 특정인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 스스로 인천일보를 떠나도록 만들려는 불순한 의도에 다름 아닌 것으로 규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임을 밝혀둡니다.

또 한 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갈 사안이 있습니다.

김정섭 대표이사는 노동조합이 정상적인 조합활동의 일환으로 작성 게시한 대자보 때문에 투자자들을 회사에서 만나기가 부끄럽고 죄송하다. 투자하겠다는 사람들이 인천일보의 환골탈퇴를 지켜본 후에 투자하겠다는 관망적인 태도로 바뀌었다고 창간 기념사를 통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셨습니다.

추가증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대표이사 입장에서는 노동조합 사무실 앞 벽에 붙어 있는 대자보 때문에 불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노동조합은 잘 알고 있습니다.

사측은 노동조합이 붙인 대자보가 추가증자를 하는데 결정적인 걸림돌이 된다면, 사측의 입장을 특정간부를 통해 우회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닙니다.

회사발전의 한 축인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대자보를 내릴 수 있는 명분을 주고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순서 아닌가요?

한번 생각해봅시다.

노동조합이 과연 언제부터 대자보를 작성 게시했는지 말입니다.

현 경영진이 인천일보 경영을 맡은 지난해 4월 이후 노동조합은 조합이라면 당연히 냈어야 할 목소리조차 경영진의 회사 정상화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것으로 간주해 내지 않았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사측은 물론 조합원, 인천지역 시민사회가 잘 알고 있는 내용이고 인천일보 노동조합이 어용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안팎으로 받아왔습니다.

노동조합이 대자보를 붙이고 목소리를 낸 것이 언제부터입니까.?

노조 전임자는 전임기간 중에는 인사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다 노조 집행부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때는 노조와 사전 협의토록 노사합의에 의한 단협에 보장돼 있음에도 사측은 이를 무시하고 인사전횡을 휘두르지 않았습니까?

노조를 회사발전을 위한 동반자로 여기지 않는 사측의 행태를 보고만 있을 노조가 대체 어디 있단 말입니까?

아무리 어용노조라도 노조 전임자를 비롯한 집행부에 대한 사측의 인사전횡이 있을 땐 가만 있지 않을 것입니다.

노조가 정상적인 홍보활동의 수단으로 작성한 대자보 때문에 증자가 안 된다는 게 사측의 논리인데 그렇다면 노동조합이 목소리를 내지 않고 휴면상태로 있을 땐 왜 증자하지 못했는지 김정섭 대표이사 등 경영진은 분명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한 사측의 명확한 해명을 요구합니다.

2008년 7월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인천일보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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