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조중동의 기사에 일일이 대응하고, 피곤하고, 피폐해 마시라. 단어 몇 개만 바꾸면 그대로 그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 7월25일자 동아일보 사설 <KBS, 반(反)정부 좌파연대의 진지(陣地)로 놔둘 순 없다>를 몇 단어 바꿔봤다. 앞으로 종종 기가 막혀 혀까지 차게 되는 조중동의 기사를 갖고 놀다가 그들에게 고스란히 돌려주는 경제적이고 재밌는 놀이를 해보고자 한다. ^^ / 완군

[사설] KBS, 反민주주의 수구연대의 陣地로 만들 순 없다

KBS가 뉴라이트단체와 한나라당, 수구세력의 유토피아로 전락하고 있다. 이들은 공영방송를 상대로 공공연히 '결사항전'을 외친다. 여기에는 '이제 KBS는 우리 것'이라는 비뚤어진 인식이 깔려 있다. 노무현 정권이 '낙하산 인사'로 내려 보낸 정연주 KBS 사장은 정권이 바뀌어 새로운 '낙하산'이 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퇴를 거부하며 '진지(陣地)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 수구세력은 그의 임기가 한참 남아있다는 소문이 나돌자 일제히 KBS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23일 KBS 이사회를 통해 불법적으로 물리적으로 사실상 방송의 공정성을 무력화시키려 했다.

이날 이사회 안건 중에는 정 사장에 대한 해임권고안이 들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행여 잘못된 결정이 날까, KBS 일부 직원들이 '방송장악 막아내자'는 피켓을 들고 이사회장 진입을 시도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회원 등 시위대는 공안검사 출신 박만 KBS 이사가 이사회에 참석하는 것을 가로막고 평화적으로 승용차 타이어에 구멍을 내며 저지했다. KBS 밖에서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언론노조가 결성한 '방송장악과 네티즌 탄압 저지 범국민행동'이 "이사회 개최를 중단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 7월25일자 동아일보 사설
이날 시위에 가담한 민주당은 지난 정권 때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서동구 씨를 KBS 사장에 앉혔다가 다시 코드 인사로 정 사장을 내려 보낸 바로 그 정당의 후신이고, 현재 정권이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구본홍 YTN 사장을 낙하산으로 내리 꽂는 것을 막지 못한 장본인이다. 이제라도 낙하산 인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명박에 맞서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바로 몇 달 전, 며칠 전에 대해선 부끄러워하는 기색을 가져야 할 것이다.

수구세력은 '관영방송'을 내세우며, 정사장의 임기가 남은 가운데 다음 사장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민주주의 이치에 맞지 않는다. 물론, 이들의 계획대로 KBS가 관영방송이 되고 또 '낙하산 사장'이 임명될지는 두고 봐야 안다. 그러나 벌써 KBS 이사장을 포함한 이사 몇 명이 현 정부가 임명한 인사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KBS가 이명박 정부를 지켜줘야 한다'고 외치며 KBS를 관제로 만들려 한다. 도대체 뭘 지켜달라는 건가. '관영방송'은 허울만 남게 될 민주주의이며 실제로는 '이명박 지키기'요, 우파의 밥그릇 지키기다. 낙하산을 앞세워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송을 이젠 갖겠다는 것이다.

▲ 7월25일자 동아일보 사설
민주 시민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국정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취임이후 한국 사회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입은 총체적 손실이 천문학적 액수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는 한시라도 빨리 그만둬야 한다. KBS의 미래가 정권의 선전매체가 돼서는 안 된다.

*동아일보 사설과 완군의 새로쓴 사설을 비교해서 읽으면 더 재미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편의를 위해 동아일보 사설 이미지를 두 군데 배치했습니다. /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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