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마오가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 4차 대회에서 ISU 공인 개인 최고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아사다는 9일 대회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6.10점, 예술점수(PCS) 70.23점을받아 합계 136.33점을 기록했다. 이 점수는 아사다의 올 시즌 프리스케이팅 최고점이다.

아사다는 이날 프리 스케이팅에서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두 발 착지로 감점을 당했던 트리플 악셀 점프에서 또 다시 회전수 부족 판정을 받으며, 1.43점을 감점 당한데 이어 트리플 러츠 점프에서도 롱에지(wrong edge) 판정을 받으며 0.60점을 감점 당했지만 예술점수에서 고득점에 성공함에 따라 프리 스케이팅 시즌 최고점을 받을 수 있었다.

▲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시상식 후 김연아 금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른쪽은 은메달을 딴 마오.(연합뉴스)
앞서 전날 치러진 쇼트 프로그램에서 71.26점으로 1위에 올랐던 아사다는 이로써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스케이팅 합계 207.59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 점수는 그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기록한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205.50점)을 2.09점 경신한 점수.

앞서 지난달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204.55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아사다는 이로써 그랑프리 2개 대회 연속 200점대 점수를 받으며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을 확정지었다.

아사다가 올 시즌 그랑프리 1차 대회와 4차 대회에서 받은 평균 점수는 206.07점이다. 이 점수는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 참가하고 있는 세계 어느 선수도 범접하지 못할 점수로 아사다는 오는 12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에 나서는 선수들 가운데 유일한 200점대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랑프리 파이널이 일본에서 열리는 점과 아사다가 두 차례 그랑프리 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을 제외한 다른 연기 요소에서는 고득점에 성공하고 있음을 감안해 볼 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아사다는 200점 이상의 점수로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아사다가 그랑프리 파이널을 마쳤을 때 200점대 선수는 아사다 외에 한 명이 더 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주인공은 ‘당연히’ 김연아다.

결국 내년 2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를 막을 세계 유일의 대항마는 아사다가 될 공산이 커졌다.

4년 만에 동계올림픽 '리턴매치'가 성사되는 셈이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리는 같은 기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리는 B급 대회인 ‘골드스핀’ 대회에 출전해 올림픽 시즌의 새 프로그램을 공개하면서 컨디션과 프로그램 완성도를 점검할 계획이다.

지난 시즌 김연아의 활약상 최근까지 김연아의 연습상황을 지켜본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해 보면 김연아가 12월 골드스핀 대회에서 치명적인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200점대 이상의 점수를 받는 것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부상으로 한 동안 운동을 쉬다시피 했던 김연아의 체력 회복 정도와 훈련 공백에 따른 프로그램 완성도가 변수라면 변수.

김연아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이전까지 쇼트프로그램에서 강한 콘셉트를 했고,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은 서정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반대"라며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이 템포가 빨라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프리 스케이팅 프로그램의 경우 그 템포가 ‘잠시도 숨 돌릴 틈이 없을 정도’로 알려져 있어 김연아의 체력이 12월 골드스핀 대회까지 얼마나 올라올지 미지수다.

만약 김연아가 골드스핀대회에서 100%의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결국 김연아는 자신의 현역 은퇴무대나 다름없는 소치 동계올림픽 무대를 통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상 컨디션의 새 프로그램 연기를 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사다는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를 통해 트리플 악셀 등에서의 감점을 안고서도 200점대 중반의 점수를 받았다. 트리플악셀의 성공률이 떨어져 감점요인을 항시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점수에서 안정적인 고득점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아사다는 소치에서도 비슷한 점수를 받거나 ‘올림픽 프리미엄’에 따라 좀 더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점수만을 놓고 보자면 김연아와 어느 정도 대등한 입장인 셈이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주니어시절을 포함해 현재까지 10여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선의의 경쟁을 펼쳐왔다. 그리고 이제 이들은 자신들이 이끌어온 세계 여자 피겨의 한 시대가 저물어가는 시점에서 소치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최후의 승부를 펼치게 됐다.

물론 김연아의 독보적 존재감으로 인해 아사다는 현재 김연아를 한 두 걸음 뒤에서 추격하는 입장이지만 어쨌든 시즌 ‘유이’한 200점 선수들이 펼치는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의 메달 전쟁을 세계 피겨 팬들에게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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