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위성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서 동백상 훈장까지 받았던 과학계의 원로 정선종 통신위성 우주산업연구회 고문은 무궁화 위성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해 한 마디로 “상당히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KT가 위성만 판매한 것이 아니라 모든 정보를 갖고 있는 관제소까지 매각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에 출연한 정 고문은 논란이 되고 있는 인공위성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해 자료를 확인해 본 결과 “무궁화위성 3호는 설계수명이 15년”(2015년 까지)이고 “연료수명은 2018년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을 했다”며 “그걸 왜 팔았는지” 모르겠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 고문은 “무궁화 3호는 1, 2호를 대체하기 위해서 1, 2호를 합쳐놓은 용량으로 쏘아 올렸다”며 “엄청 크고, 값도 배로 든 아주 중요한 위성”이라고 지적했다. 무궁화 위성 1, 2, 3호기의 개발에 모두 참여했던 정 고문은 우주항공과학의 권위자로 무궁화 위성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동백상 훈장까지 받은 과학계의 원로이다.

정 고문은 직접 확인한 결과라고 밝히며, 무궁화 3호의 연료 수명이 2018년까지로 아직 남아있다고 지적하며 무궁화 3호의 역할에 대해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을 무궁화 5호가 담당하는데 반드시 방송에는 백업 채널이 있어야 된다”며 “그 역할을 무궁화위성 3호가 해 줘야 되는데 그게 없어짐으로써 무궁화위성 5호가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우리 위성방송이 완전히 먹통이 된다”고 우려했다.

정 고문의 주장대로라면 KT는 스카이라이프 채널을 운용하는데 있어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할 백업 위성을 허가 없이 외국에 넘겨준 꼴이 된다. 이에 대해 정 고문은 KT가 위성뿐만 아니라 “관제시설도 팔았다”고 밝혔다.

정 고문은 “홍콩으로 판 무궁화위성 3호를 용인 우리 관제소에서 관제를 하는데 그 시설도 팔았다”며 “그 운영을 KT 인력이 용역으로 해주는데 외국위성을 우리 영토에서 관제를 해 줄 수 있는 근거가 뭐냐”고 되물었다. 정 박사는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관제비를 한 2, 30억씩 받을 것”이라며 정책, 법제도의 미비로 “전략 시설을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하는 것을 들여다봐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KT는 인공위성을 팔며 전략 물자를 매각할 때 필요한 산자부 장관의 허가나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승인 등의 규정을 지키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KT는 “설계 수명을 이미 지났기 때문에 승인을 받는 대상이 아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 고문은 “수명이 다 되더라도 전략 시설이라든지 물자 같으면 거기에 여러 가지 사항이 있고 우리 자체의 소프트웨어도 있기 때문에 절차를 거쳐야”한다며 “그렇지 않을 것이었다면 완전히 국내에서 폐기해 버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위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정보를 갖고 있는 관제소가 중요한데 위성과 함께 관제소까지 팔아버린 KT가 설계 수명을 근거로 대는 것은 “황당하다”는 것이 정 고문의 주장이다.

KT가 위성뿐만 아니라 관제소까지 팔았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위성 헐 값 매각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 위성이 수명이 다한 것이 아니라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의 백업 시설로 의미가 있단 지적도 중요한 대목이다. 또한 정 고문은 2000년 쏘아진 3호기의 경우 수명이 15년으로 2015년까지였다고 말하고 있기도 하다. KT는 수명이 12년으로 이미 끝났다고 해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 고문은 모든 상황을 감안했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싸게 준 것은 곡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에 대한 KT의 해명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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