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PD들 똘똘 뭉쳐 방송독립 쟁취하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MBC <PD수첩>, KBS <뉴스9> 심의 결과에 대한 언론현업시민단체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독립PD협회(회장 최영기)도 방통심의위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방통심의위의 심의가 정부의 '방송 장악 의도'에 따른 것이었다는 지적이다.

2007년 2월 출범한 한국독립협회는 프리랜서 및 독립제작사 정규직·비정규직 PD들의 직능단체로서, 한국PD연합회의 회원사다.

▲ 한국독립협회(회장 최영기)가 22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방통심의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곽상아

이들은 서울 여의도 MBC본사 앞에서 22일 낮 12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심의위가 '정치심의' '부당심의' '부실심의'를 자행함으로써 방송을 장악하고 언론을 탄압하려는 이명박 정권의 수족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 방통심의위 6명은 영혼도 없는 허수아비임을 스스로 보여줬다"며 "이들에게 일말의 양심과 영혼이 살아있다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이명박 정권의 수족이 되길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PD수첩>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적한 미 쇠고기의 광우병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너무나 타당했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PD수첩>에 대한 '정치 보복'을 중단하고, 언론 장악에 대한 검은 이빨을 거둬들이라"고 요구했다.

"국민이 찾은 방송 독립 다시 앗아가면 심판 받을 것"

이들은 KBS <뉴스9>에 대해서도 "공영방송의 보도를 '징계'하겠다는 것 자체가 유례를 찾기 힘든 기상천외한 일로, 공영방송의 보도에 족쇄를 채워 길들이겠다는 정권의 의도대로 방통심의위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며 "독재정권으로부터 국민이 되찾은 방송의 공영성과 독립을 국민으로부터 앗아간다면 어떤 심판을 받을지 자명하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정규 방송사 PD들이 아닌, 제도권 밖에서 잡초처럼 방송현장을 뛰고 있는 우리들은 국민의 알 권리와 헌법에 있는 언론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야욕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한국방송의 공영성과 독립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학수 MBC PD협회 사무국장은 "<PD수첩>은 국민 건강을 위해 미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을 뿐인데 이를 심의하고 중징계하는 것은 방통심의위가 올림픽 금메달을 딴 <PD수첩>의 일부 실수만을 문제삼아 이를 사형감으로 단죄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방통심의위가 MBC <PD수첩>과 같은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독립 PD들이 만드는 프로에 대해서도 무슨 일을 할지 염려스럽다. 이들과 함께 연대해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방통심의위는 법적·역사적 책임 피할 수 없어"

김세건 한국독립PD협회 부회장은 "민간독립기구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방통심의위가 방송장악을 하지 않으면 정권 유지 조차 힘든 현 정부의 수족이 되어버렸다"며 "이들은 법적·역사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복진오 한국독립PD협회 부회장은 "과거 80년대 시골마을에서 자랐던 나는 '땡전 뉴스'에 세뇌돼 전두환씨를 존경했던 적이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피땀흘려 쟁취한 방송 민주화가 지금에 이르렀는데, 심의위는 왜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복 부회장은 "방송 독립을 위한 지금 현업인들의 싸움은 좌, 우파간의 싸움이 아니라 이 나라의 언론 자유와 독립을 지키고자 함"이라며 "우리들은 언론현업인들의 싸움에 절대적 지지를 표명하고, 언론노조의 23일 총파업을 비롯해 끝까지 연대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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