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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들이 내려오면 구본홍씨가 온다[취재후기] 22일 오전, 구본홍 사장 출근 저지 투쟁
송선영 기자 | 승인 2008.07.22 12:39

22일 오전 7시 10분, YTN 후문에 도착 했을 당시 구본홍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던 YTN 노조원들은 비교적 평안해보였다. 간혹 지나가는 차량 안에 누가 타고 있는지만 주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평안하던 그곳에 이상(?) 분위기가 감지된 것은 오전 7시 35분. 언론노조 조끼와 손팻말을 들고 앉아있던 YTN노조원들과 다른, 양복을 잘 차려입은 한 두 사람이 현장에 얼굴을 비추더니 이윽고 20명이 일제히 내려와 후문 쪽을 지키기 시작했다.

   
  ▲ 오전 7시 35분 경, 구 사장 출근이 임박하자 일제히 후문으로 내려온 간부급 회사 측 관계자 20명. ⓒ송선영  
 
지난 21일 경영기획실 간부 7명이 일제히 남문으로 내려간 뒤 구 사장이 남문에 도착한 전례가 있는지라 YTN 노조원들은 서서히 구본홍 출근 저지 투쟁을 본격화 할 대오를 갖추기 시작했다. 박경석 노조위원장은 이렇게 외쳤다.

"잠시 뒤 구본홍씨가 올 것 같습니다. 그동안 투쟁을 계속했던 것은 저희들의 목소리가 정당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돌발 행동이 발생하면 그 동안의 투쟁 명분을 잃을 수 있으니 조합원들은 돌발 행동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0분이 지났을까. 예상대로 '까만 차' 한 대가 도착했고, 노조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구본홍은 물러가라"를 연신 외쳤다. 구 사장은 자신더러 물러가라고 외치는 노조원들을 아무 말 없이 잠시 바라봤다.

구 사장은 8분이란 짧은 시간 동안, 나름 그의 진심(?)을 노조원들에게 고백했으나 "돌아가라" "여기는 있을 자리가 아니다"라는 싸늘한 대답만 들었다.

   
  ▲ 박경석 노조위원장(맨 왼쪽)과 구본홍 YTN 대표이사 사장(맨 오른쪽). ⓒ송선영  
 
구 사장이 돌아간 뒤 박경석 노조위원장은 "오늘 구본홍씨가 타고 온 차는 회사에서 제공한 것으로 구씨는 이미 사장 대우를 받고 있다"며 "아마 외부에서 사장 업무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계속되는 집회와 새벽 출근 저지 투쟁으로 노조원들이 많이 지쳐있다"며 "노조의 입장에서 내부의 동력을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 YTN노조원들. ⓒ송선영  
 
한편 취재수첩을 들고 있던 기자에게 한 간부가 다가와 "이전 임시 주주총회 현장에서 취재하는 모습을 봤다"며 소속을 물었다. <미디어스>라고 밝히자 대외협력국 간부는 "<미디어스>에 잘 아는 기자가 있다"며 "구본홍 사장 선임에 이렇게 젊은 노조원들이 반발하고 있는데, 반면 간부들은 왜 반발하지 않는지 궁금하지 않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기자는 "평소에 궁금한 부분이었다"고 답했고, 이 간부는 "이를 정확하게 알려면 YTN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며 "언제 내 자리에 오면 YTN 10년사가 담긴 책을 주겠다"고 말했다.

간부가 기자에게 던진 말의 핵심을 요약하자면 기사를 쓸 때 노조원들의 반발만을 쓸 것이 아니라 사측의 입장까지 고려해 공정하고 균형 있게 기사를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YTN 10년사가 담긴 책을 통해 YTN 역사를 알게 될 때, 왜 간부들이 YTN 구본홍 대표이사 사장 선임에 대해 반발하지 않고 있는지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통령 특보를 지낸 인물이 사장으로 '내려오는' 것은 역사적 숙명이라는 뜻일까. 

YTN은 설립 초기 몇 년 안에 자본금이 모두 잠식됐다가 한전과 포철 등으로부터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출자받아 경영위기를 넘겼고, 그 과정에서 정치권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선영 기자  sincere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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