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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자들 5회-이민호와 김우빈 사이에 선 박신혜가 흥미롭고 중요했던 이유[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3.10.24 12:10

가정부의 딸과 재벌 아들의 사랑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로맨스입니다. 이런 현실 불가능이 딱지처럼 붙어있기 때문에 드라마는 자꾸 이런 극적인 상황들을 만들고는 합니다. <상속자들> 역시 거대한 부 혹은 명예 상속자들과 가난 상속자들이라는 장치를 통해 이런 통속극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안에 새로운 계급 사회가 구축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도 담겨있다는 사실이 반갑기는 합니다.

극적인 로맨티스트 탄, 자존심마저 무너진 은상;
제국고에 들어선 탄과 은상, 그리고 탄과 원의 운명적인 로맨스의 끝

자신의 집에서 유령처럼 뒷모습만 보이던 여자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은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탄은 복잡하기만 합니다. 제국그룹 망하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궁금했던 탄이는 은상이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합니다. 자신이 제국그룹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은상에게 어떻게 자신을 드러내야 할지 알 수 없는 탄이의 숨바꼭질은 이제 시작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아이들과 가지지 못해 보호가 필요하다는 사배자 아이들이 모여 있는 제국고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과 같은 공간입니다. 재벌 아들의 부당 입학으로 논란이 되었던 학교 이야기는 더는 남의 이야기나 만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그럴 듯한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실제 현실의 이야기입니다. 재벌들의 서열이 견고해지면서 후손들에게 그들이 재산을 물려주며 대한민국 사회에도 다시 계급이 구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돈이 권력을 집어삼키고, 그런 돈 권력이 정치마저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최상위층은 돈을 가진 재벌들입니다. 과거에는 양반계급이 존재했지만, 현재는 돈 권력이 모든 종류의 권력 층위를 구축하고 경계하는 기준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해보면 <상속자들>이 얼마나 흥미로운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그 지독한 계급 사회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흔든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우리가 현실에서 애써 무시하거나 바라보지 않으려는 신 계급 사회를 깨닫게 해주고 있습니다.

열정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상속자들>이지만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이 드라마에는 지독한 사랑만이 아니라 현실에서는 쉽게 체감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계급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런 점에서 은상이 제국고로 전학을 가는 상황은 흥미롭습니다.

탄이가 은상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 받은 김 회장이 은상을 제국고로 보낸 이유는 명확합니다. 검찰총장 상속자인 이효신이 학교에서 탄과 영도가 만나는 장면을 보면서 사탄들 학교에 루시퍼가 등장했다는 말에서 모든 것이 명징해졌습니다. 제국그룹의 학교인 그곳에서 그룹 아들의 등장은 모두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더욱 친구 사이를 청산하고 대립 관계가 된 영도와의 힘 대결은 모두를 두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제국고 이야기는 <상속자들>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상속자들>에서 흥미로운 것은 제국그룹 상속자들인 원과 탄이 모두 유사한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고아원에서 자라 제국그룹의 장학금을 받고 성장한 현주를 사랑하는 원과 자신의 집 가정부 딸을 사랑하는 탄의 모습은 너무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아들들의 행동을 수시로 감시하는 김 회장의 모습 속에 사악함이 존재하는 것은 그들의 결혼은 비즈니스의 연장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제국그룹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원은 탄을 경계합니다. 그저 탄만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버지와는 대립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원의 유일한 안식처는 현주입니다. 그녀 앞에서는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원에게 현주는 모든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 현주를 위해 위시본 목걸이를 선물하는 원의 마음은 분명합니다. 자신이 현주를 사랑하고 그 사랑이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소망하는 것입니다.

원은 고가의 위시본 목걸이를 선물하지만, 그 위시본에 담긴 뜻은 현주에게는 슈퍼에서 파는 쌍쌍바라는 하드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가르는 순간 달라지는 사랑의 무게는 결과적으로 이들의 관계를 더욱 힘겹게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균등하게 나뉠 가능성이 적은 위시본 혹은 쌍쌍바의 특징에서 이들의 사랑은 균형을 잡기가 힘들 수밖에는 없습니다.

   
 
원의 이런 사랑은 탄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조선시대 서자처럼 첩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친구와도 의절할 수밖에 없었던 탄이는 태어나자마자 자신에게 주어진 거대한 부가 반갑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형과는 적이 되었고, 보통의 가정에서 볼 수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경험해볼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감정의 궁핍이 만든 결과인지 알 수는 없지만, 자신과 유사한 이들에게는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던 탄이는 가난 상속자인 은상에게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두 알 수 있는 아이들과 달리,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은상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그들의 일상적인 감정의 하나일 것입니다. 그런 감정의 발산이 사랑으로 이어지는 것은 쉽지 않지만, 짧은 캘리포니아의 경험은 강렬함으로 그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카뮈의 '이방인'에서 뜨거운 햇살이 핑계가 되듯, 이들의 사랑 역시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태양이 신기한 결합으로 이끌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은상의 비루하고 힘겨운 삶 속에서 마주한 모든 것을 가져 항상 허했던 탄이의 모습은 서로에게 채울 수 없었던 그 무언가를 채울 수 있는 절묘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관심은 성과도 같은 탄이의 집에서 극적인 상황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어렵게 전화번호를 알게 된 탄이가 일상적인 하루를 마무리하던 은상 앞에 등장했고, 이런 상황에 당황한 은상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메이드 룸으로 들어가며 그들의 첫 만남은 지독한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그렇게 누군가에게는 극적인 방식으로, 누군가에게는 아픈 상처로 남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꿈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청춘. 고2이지만 앞으로의 희망도 감히 상상할 수 없는 힘겨운 삶 속에서 은상이 할 수 있는 것은 고교 졸업과 함께 취직해 돈을 버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대학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가 가질 수 있는 것은 한 줌도 안 되는 미력한 감각이 전부였습니다. 그런 딸의 잠든 모습을 보며 자신이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사실에 힘겨워하던 은상의 어머니는 김 회장이 은상을 제국고에 다니게 해준다는 말에 감사했습니다.

   
 
김 회장으로서는 자신의 아들 곁에 더는 다가올 수 없다는 사실을 악마들만 가득한 제국고에서 은상이 스스로 느껴보기를 기대했습니다. 부드럽지만 그 뒤에 존재하는 사악함은 온화함으로 포장된 채 자신들이 구축한 계급에 함부로 편입하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있었습니다.

영도 아버지와 재혼하려던 라헬의 어머니 이에스더가 제국그룹 비서실장인 윤재호와 뜨거운 키스를 나누듯, 이들 사이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계급들의 놀이에 계급의 가치를 상쇄시키는 행위들이 본격적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상속자들>이 제대로 이야기를 풀어가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제국고에 들어선 탄이와 그런 루시퍼의 등장을 긴장한 채 바라보는 학생들 사이에 존재하는 영도의 첫 만남에선 긴장감이 극대화되었습니다. 절친이었던 그들이 무슨 이유로 적대적인 존재가 되었는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첩의 자식이라는 발언 속에 그들의 무너진 관계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합니다.

모두가 긴장해 숨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학생인 은상이 친구 찬영에게 문자를 보내며 그들 사이에 들어서는 장면은 <상속자들>에게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으로 다가왔습니다. 본격적인 삼각관계의 시작이자, 그들이 만든 계급을 그들 스스로 부정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과정의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재미있기만 합니다. 단순한 하이틴 로맨스를 넘어선 우리 사회의 계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이야기하는 <상속자들>은 흥미롭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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