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오늘(18일) 오전 비공개 전체회의를 열고 강성철 부산대 교수를 KBS 보궐이사로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방통위는 신태섭 KBS이사가 동의대에서 해임돼 자격을 상실했기 때문에 이사로서 결격사유가 발생했다고 한다. 형식논리상 하자가 없다는 식이다. 강교수는 철저히 한나라당 추종세력으로 분류할 수 있다. 올 총선에는 부산 금정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문화일보 2008년 2월 5일자)했고 지난해 박근혜 선대본에서 정책자문단장을 맡았다. 더 거슬러 2006년 지자체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부산시당 공천심사부위원장으로 활약했다. 말 그대로 우리 사회에서 격리해야 할 정치교수, 즉 ‘폴리페서’이다.

공영방송 KBS는 정치적 독립을 생명으로 한다. 또한 시민사회 입장에서 정책 비판을 수행해야 한다. 수신료로 운영되므로 집권세력이 아닌 진실과 사회 정의 편에서 보도해야 한다. KBS이사직에 한나라당 추종세력 아니, 한나라당과 한 몸이다시피한 폴리페서를 추천한 방통위원들은 이명박 정권 맹신주의자일 뿐이다. 방통위는 방송의 독립성을 지켜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공영방송 KBS 이사에 건전한 상식과 비판 의식을 가진 인물을 선임해야 한다. 정치입문을 위해 몸이 단 해바라기 교수를 전문가라며 KBS 이사로 추천해서는 절대 안된다.

작금 이명박 바라기들의 손발이 척척 맞는다는 느낌이다. 감사 외압을 느낀 동의대가 신태섭 KBS이사를 교수직에서 해임해 이사 자격을 상실하자 방통위가 잽싸게 한나라당 꼭두각시를 밀어넣은 것이다. 동의대는 KBS이사한다고 자르고 방통위는 교수직 잃었으니 이사자격 없다는 것이다. 이 틈바구니에 법원은 신태섭 교수가 낸 해임무효가처분신청을 차일피일 미루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통위의 부담을 덜어준 것이다. 기막힌 호흡이다. 오늘 강성철을 KBS 보궐이사로 추천함으로서 방통위는 1단계 방송장악 작전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이후 KBS 이사회가 사장 해임을 의결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못이기는 척 낙하산 사장을 지명하면 된다. 신재민 문화부 차관 말대로 억울하면 정연주 사장은 소송하라는 식이다.

최시중과 방통위원들은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고 민주주의를 욕보이지 말라. 당장 다른 방통위원들과 동반사퇴해야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 만 8천 조합원은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언론자유 말살 책동을 총파업 투쟁으로 돌파할 것이다. 명심하라. 방안퉁소 이명박 정권에 기대를 거는 국민은 거의 없다. 지지율 20% 넘기는 게 목표가 돼버린 이명박 정권에게 국민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에 들게하지 말라.

2008년 7월 1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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