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나를 미래의 내가 바꿀 수 있을까?’ 아마 이 생각은 누구라도 한 번쯤 해 볼 만한 생각이리라. 그게 아니라면 과거로 가서 나를 바꿔놓고 싶은 생각은 분명 누구라도 하던 생각.

‘과거로 돌아가면 하고 싶은 것은?’이라는 질문은 방송에서도 심심찮게 듣던 말로 우리는 그만큼 미래의 나인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바꾸고 싶은 열망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지금에라도 미래를 위한 나를 위해 정진하고는 한다.

많은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과거에 조금만 더 미래를 위해 투자했다면 지금의 삶이 변하지 않았을까?’라는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 현재의 시대가 암울하고, 내 살아가는 환경이 여의치 않고 불안할 때. 또 불만이 있을 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미래의 선택>에서 윤은혜가 맡은 나미래 역도 마찬가지다. 방송작가를 꿈꿨지만, 어떻게 방송작가가 되어야 할지 모르는 채 허송세월을 보내던 그녀는 현재 대기업 전화 응대하는 일로 시간을 보내며 불만스러운 생활을 한다.

직장이라고는 다니기는 하는데, 이놈의 직장은 남들이 싫어하고, 나조차 싫어하는 곳이기에 나미래 윤은혜는 더욱 불만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미래의 나라고 하는 여자가 나타나 나를 바꾸려 한다.

‘혹시, 미친 여자?’ 라고 생각할 법한 일 아니겠는가! 아무리 불만 많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생기지 않을 것 같은 일이 벌어져 미래의 내가 나타나 나를 바꾸려 한다니! 그것도 생소한 모습으로 딴사람이 되어 나타난 최명길이 나라니?!

하지만 드라마에선 그녀가 나이기에 일단 미친 여자라 생각하더라도 손해 볼 일 아니면, 그냥 해 본다는 셈 치고 한 번 해보는데, 아니 이게 웬일. 귀신같이 일어날 일을 맞힌 자신의 미래의 말은 이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말이 된다.

이동건은 <미래의 선택>에서 YBS 방송국 아나운서인 김신 역으로 출연한다. 대표 아나운서로 9시 뉴스를 진행할 날을 받아놓고는 그만 자리를 잃고 아침 프로로 옮긴 불만 많은 인생이다. 바른말 고운말을 써야 하지만, 그의 성격은 그걸 못해 쌍욕도 마음대로 해대는 성격파다. 이러니 자릴 뺏길 수밖에.

김신(이동건 분)은 나미래의 어떤 관계로 등장할까? 남편? 아니면 원수? 뭐든 미래에겐 큰 영향을 미칠 인물이기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언더커버 보스로 YBS 모닝 3팀 막내 VJ로 들어온 박세주 역의 정용화는 그냥 있어도 물려받는 방송사지만, 밑부터 차곡차곡 밟아 오기 위해 부모님을 회유해 뒤통수는 기본이요. 갖은 고생 다 하며 막내 생활을 하는 언더커버 보스로 등장한다.

나미래의 미래인 미래가 알려준 이야기로 그렇잖아도 관련 있을 관계가 좀 이상하게 틀어져 인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미래의 나미래가 현재의 나미래를 위해 궤도 수정해 놓은 관계에서 이 인물들이 미래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흥미진진한 기대감을 준다.

정용화가 맡은 박세주 역의 어머니는 이미란 역의 고두심. 고두심은 금이야 옥이야 키운 아들 녀석이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사서 하는 통에 작은 불만을 가진 인물이다. 혹여 내 아들 녀석을 건드리는 녀석이 있을까 노심초사인 어머니로 등장한다. 현 YBS회장으로 아들만 빼놓고는 모든 것에 냉정한 인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케 한다.

서유경 역을 맡은 한채아는 우리가 항상 어떤 직장에서나 볼 수 있는 능력 있는 여우상이다. 앙큼한 애교쟁이에 남자들에게 특히 애교를 잘 부려 동료 여사원들에게는 재수 없는 캐릭터지만, 사랑받는 캐릭터로 그녀가 어떤 관계로 치고 들어올지도 관심사다. 나미래의 남자관계에 김신, 박세주가 자리할 텐데, 과연 서유경은 어떤 포지션으로 이들과 관계를 형성해 나갈지도 궁금증을 준다.

만약 미래의 내가 나타나 현재의 나를 바꾸려 한다면 우리는 바뀔 수 있을까? 아니면 팍팍한 현실에 다시 주저앉을까? 새 KBS 월화드라마 <미래의 선택>은 어떤 모습으로 방향을 풀어나갈지 주목하게 한다.

어쨌든 미래든 현재든 바꾸려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나미래는 움직일 것이다. <미래의 선택>을 위해 시청자까지 움직일까?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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