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위원장 박경석)가 홍상표 보도국장 퇴진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YTN지부는 18일 오전 홍상표 보도국장을 찾아가 지난 17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YTN 조합원들의 주주 권리 행사를 제한하고 주주총회가 파행을 겪은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퇴진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홍 국장은 "새로운 구본홍 사장이 출근하면 그 때 사장에게 사의를 표명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YTN지부는 더불어 주주총회 절차를 주관한 진상옥 경영기획실장의 책임도 함께 물었다.

▲ YTN은 17일 오전 9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본홍 사장 내정자에 대한 대표 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용역 직원들이 노조원들을 제지 하고 있는 가운데 김재윤 의장과 대주주들이 황급히 퇴장하고 있다. ⓒ송선영
YTN노조, 구본홍 대표이사 출근 저지 투쟁 돌입

이날 YTN지부는 오전 6시30분부터 구본홍 대표이사의 출근 저지 투쟁에 돌입했다.

YTN 조합원들은 오전 6시30분부터 정문, 후문, 주차장 등 YTN 사옥으로 들어가는 모든 입구를 막았다. 오전 9시40분 구본홍 대표이사가 출근을 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집회를 마무리했다.

조합원들은 사장실 문 앞에 합판으로 X자를 못 박은 후 '구본홍 출입금지'라고 써 붙인 후 경영기획실장실과 보도국장실 앞에서 항의 집회를 했다. 이들은 구본홍 대표이사 출근저지 투쟁을 계속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돌발영상'팀 17일 제작 안해…임장혁 PD "구본홍 선임 막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

YTN의 대표적 프로그램인 <돌발영상> 제작진은 구본홍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17일 하루 휴가를 내고 돌발영상을 제작하지 않았다.

<돌발영상>의 임장혁 PD는 "<돌발영상> 제작진도 우리사주조합 소액 주주로 주주총회에 참여 권한이 있다. 그런데 사측에서 갑작스럽게 주주총회 일시와 장소를 긴급하게 공지했다"며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하루 휴가를 내고 주주총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임 PD는 "고의로 돌발영상 제작을 거부한 것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결과적으로 돌발영상 제작 거부가 되었다"며 "이에 대해 사측에서는 항의의 표시로 볼 수도 있다. 적어도 제작진은 방송 불방을 불사하는 각오를 하면서까지 주주총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임 PD는 "주주총회에 참석해 구본홍 대표이사 선임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주주총회에 대한 돌발영상 제작 여부'를 묻는 질문에 임 PD는 "이번 주주총회와 구본홍 대표이사 선임은 넓게 보면 한국 언론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일단 YTN 사내문제이기 때문에 내부 사원들의 뜻이 함께 모아지고 동의가 있어야 제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YTN 사옥 1층 로비에서 집회 중인 조합원들. ⓒ송선영
YTN노조 성명 "YTN 모든 구성원들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

한편 YTN지부는 지난 17일 '싸움은 이제부터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구본홍 씨는 앞으로 YTN에 한 발자국도 들여놓지 말라. 모든 구성원들의 피와 땀으로 일궈낸 자랑스런 일터 YTN의 명예에 더 이상 누를 끼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YTN 모든 구성원들이 두 달 여 동안 목 놓아 외쳤던 낙하산 사장 반대 목소리에 회사는 결국 용역 깡패를 동원한 불법 주주총회로 맞섰다"며 "주주로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려던 수많은 조합원들은 용역직원들의 벽 앞에서 분노의 눈물을 삼켜야했다. 자유로운 의사 개진은 가로막혔고 이사 선임 안건은 40초 만에 날치기 통과됐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선배로 믿었던 간부들은 구본홍 씨 측의 들러리로 전락했다. 때문에 우리는 이번 주총이 원천무효임을 선언한다"며 "이번 주총의 불법성과 편법성을 철저히 되짚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이른바 '사장'에게 묻겠다"며 "조합원들의 분노를 힘으로 밀어 붙이고 YTN에 입성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언론사 주총장에 용역 깡패를 동원하고 선배와 후배를 갈라놓은 뒤 화합과 단결을 이야기하려는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이들은 "새로운 투쟁을 시작하기 위한 한 고비를 넘었을 뿐"이라면서 "우리의 정당한 목소리와 주장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YTN 모든 구성원들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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