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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자들 1회-이민호와 박신혜에게 김은숙 작가는 드림캐쳐가 될 수 있을까?[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3.10.10 09:44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로 평가받고 있는 김은숙 작가의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민호와 박신혜를 시작으로 최진혁, 김우빈, 크리스탈, 김지원, 강민혁, 강하늘, 박형식 등 많은 젊은 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는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은 김은숙이라는 스타 작가의 위상을 엿보게 하는 모든 것이었습니다.

김은숙 작가가 쓰는 전형적인 캔디 스토리;
버림받은 자들의 만남, 탄과 은상은 드림캐쳐가 될 수 있을까?

재벌들의 이야기가 전면에 등장하는 드라마는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 드라마들의 실체는 언제나 화려함과 그 화려함 속에 숨겨진 뒷이야기들이 전부라는 점에서 이미 충분히 볼만큼 봤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등장하는 캔디과의 여주인공은 모든 재벌남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된다는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들이 이번 드라마에서도 예외가 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제국그룹의 상속자 김원과 김탄, 호텔 제우스의 상속자 최영도, RS 인터내셔널 상속녀인 유라헬, 메가 엔터테인먼트 상속녀인 이보나, 검찰총장의 아들과 법무법인의 아들, 강남 룸살롱 10곳을 가진 상속녀 등 다양한 상속자들이 등장하는 이 드라마는 이질적인 드라마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사는 것 자체가 힘겨운 현실 속에서 철없는 재벌 3, 4세들의 삶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재벌들의 일상만 담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충분히 흥미롭기만 합니다.

   
 
모든 재벌가가 등장하는 드라마에서 꼭 존재하는 캔디는 이번에도 등장하고 처음부터 그녀를 위해 많은 재벌가 남자들이 주목을 하게 된다는 점도 식상함을 주고 있습니다. 유배당한 왕자는 스스로 자신이 왕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고, 그런 유배지에서 캔디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가 전부인 첫 회는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김은숙 작가가 그동안 보여준 드라마의 이야기가 충분히 기대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태어나면서 부터 그 모든 것들을 쥐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그런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이들이라면 이 드라마가 그런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작은 재미로 다가올 듯도 합니다. 첫 회 최영도가 같은 학교 친구를 괴롭히는 과정에서 그는 이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주제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같은 친구이지만 자신과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 영도는 아이를 괴롭히며 무료함을 달래고 있습니다. 그런 영도에게는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서열화되어 있을 뿐입니다. 돈권력을 가진 자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고, 그 무료함을 즐기기 위해 평범한 동급생을 괴롭히는 것으로 일상을 보내는 그에게 삶이란 무료하고 하찮기만 합니다. 그런 그가 친구를 괴롭히며 내뱉은 이야기는 우리 시대 재벌이라는 족속들이 가지고 있는 일상적인 사고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커서 너의 고용주가 될테니까"라는 말 속에는 잔인함만 가득할 뿐이었습니다. 현재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친구에게 영도가 건넨 말은 잔인함보다는 현실적이었습니다. 지금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그 굴레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발언은 우리 사회의 잔인함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직 소수의 재벌들만 가질 수 있는 돈 권력은 결국 그들만이 대한민국이라는 사회를 차지할 수 있는 특별한 족속이라는 확신이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 두렵게 다가옵니다. 그나마 재벌이 득세하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새로운 부자들이 속속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만, 졸렬한 대한민국의 재벌 공화국은 그 모든 가능성들을 제압하고 있습니다. 오직 자신들만이 그 거대한 부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폐쇄성은 이런 새로운 신분사회를 만드는 상황까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영특하고 노력을 한다고 해도 대한민국에서는 새로운 부자가 탄생할 수 없다는 이 지독한 현실을 최영도는 잔인하지만 너무나 평범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지독한 현실은 김원의 임원회의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제국그룹의 회장이 되었지만, 물러난 아버지의 지시에 움직이는 임원들 사이에서 힘겨루기를 하는 그에게 '지주와 마름'이야기는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재벌 임원이라면 연봉이 수십억에 달하는 엄청난 돈을 받는 부자들입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재벌 회장의 마름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은 그래서 더욱 익숙함으로 다가옵니다. 돈을 좀 많이 번다고 달라질 것 없는 지주와 마름의 삶이 곧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는 사실은 끔찍하기만 합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지주가 될 수가 없는 사회적 구조는 결과적으로 모든 창의적인 가치들을 봉쇄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죽어가는 사회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고인 물은 썩을 수밖에 없고, 그렇게 썩은 물들로 인해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재벌공화국은 어느 순간 붕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오직 가진 자들만을 위한 사회로 재편된 대한민국에서 <상속자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흥미로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선왕조 시대의 왕위를 차지하려는 왕자들의 난과 같은 재벌들의 이야기는 어쭙잖은 돈벌레들의 폼 잡기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돈 권력이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것을 집어삼켜, 이제는 괴물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스스로 벌레가 아닌 무한한 생명력을 가진 존재라고 착각하고 있는 그들은 여전히 그저 천한 돈벌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어쩌면 로맨틱코미디에서 흥미롭게 즐길 수도 있을 듯합니다.

   
 
이복동생인 탄이 제국그룹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어린 시절 미국으로 유학을 보낸 형 원은 자신의 야망처럼 그룹의 회장이 됩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모든 것을 꺾어버리고 미국으로 유배를 보낸 형에게 어떤 반항도 하지 못한 채 그저 풍족한 삶 속에서 인생을 즐기던 재벌가 첩의 아들인 탄이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캔디 은상을 만나게 됩니다. 이미 집안끼리 약혼까지 한 상황에서 자신 앞에 등장한 은상의 모습은 그에게는 큰 동질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은상이 언니의 결혼을 빌미로 미국으로 오는 과정에서 공항에서 거짓말을 하는 탄의 약혼녀인 라헬을 보며 동질감을 느꼈다는 것과 유사한 탄의 동질감은 이제 어떤 방법으로 사랑이라는 가치로 부화되어갈지 궁금해집니다.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부터 예정되어있던 둘의 사랑은 그 극단적인 간극으로 인해 더욱 지루하거나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너무나 익숙해서 이제는 그 이야기들을 모두 외울 정도가 되어버린 재벌과 캔디의 이야기를 과연 김은숙 작가가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합니다. 첫 회 등장인물들을 최대한 넓고 다양하게 풀어내며 캐릭터들을 보여주기에 집중하면서도 절묘한 분배의 법칙을 잊지 않은 그녀의 이야기는 역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로웠습니다.

극중 은상이 특별하게 생각한 드림캐쳐는 <상속자들>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중요한 가치로 다가옵니다. 전작인 <신사의 품격>에서 도진과 이수를 연결시켜주던 빨간 실처럼 탄과 은상을 연결하는 드림캐쳐는 김은숙 작가가 <상속자들>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가 모두 담겨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드림캐쳐 안에 그들이 무엇을 담아낼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 드림캐쳐로 그들이 무언가를 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상속자들>에 그대로 드러날 것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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