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5일 동안 해외에 나가 있던 태양은 다시 돌아왔습니다. 우연하게 주군과 만나게 된 태양은 귀신도 보이지 않는 당당한 여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주군 앞에서 술도 아무렇지도 않게 마실 정도로 태양은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주군의 눈에는 태양의 이런 허세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태양이 떠나있던 375일 동안 한 번도 그녀를 잊은 적이 없었던 주군이었기 때문입니다.

귀신도 막을 수 없었던 주군과 태양;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린 주군과 태양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락도 없던 태양을 우연하게 발견한 주군은 반갑고 즐겁기만 했습니다. 미국으로 향하기 전 자신이 알고 있는 태양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보다 세련된 의상에 당당하기만 한 태양의 발언들 모두 그녀가 분명 변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증거들이었으니 말입니다.

자신은 더는 귀신을 보지 않으니 귀신 이야기는 하지 말라며 허세를 부리던 태양은 주군 앞에서 당당하고 싶었습니다. 자신이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아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도 귀신을 보는 능력을 버리지는 못했습니다.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채 주군을 다시 만날 용기가 없었던 태양으로서는 갑작스럽게 주군과 만나게 된 상황이 당혹스럽기만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보다 당당한 여자가 되고 싶었던 태양으로서는 갑작스러운 만남이 그저 당황스러웠습니다. 하필이면 그때 자신을 찾아온 귀신이 술을 좋아하는 이였다는 사실도 문제였습니다. 보다 당당하게 주군 앞에 나서고 싶었던 태양으로서는 술을 너무 좋아해 술을 마시다 추락해 죽은 귀신과 만나고 있었다는 사실이 원망스럽기만 했습니다.

허세를 부리다 마신 술로 인해 취기가 오른 태양은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하다 빙의된 귀신으로 인해 택시기사를 기겁하게 합니다. 망원동 공동묘지로 가자며 삽을 살 수 있는 곳을 묻는 태양에게 놀라는 택시기사는 당연합니다. 여기에 묻혀 본적 있냐는 끔찍한 발언에 당황하던 택시기사는 갑자기 나타난 주군이 반갑기만 했습니다. 마치 귀신이라도 만난 듯 두려웠던 택시기사에게는 다행인 상황이니 말입니다.

태양은 속이려고 했지만, 그녀가 여전히 귀신을 보고 있다고 확신한 주군이 아니었다면 끔찍한 상황을 볼 수도 있었습니다. 빙의된 귀신이 자신의 무덤 주변의 나무뿌리를 제거하려는 행동이 남들이 보면 황당한 모습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한차례 경험이 있었던 주군에게 태양의 이런 모습이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손을 잡고 잠에서 깬 주군과 태양의 모습은 아름답기만 했습니다.

주군과 태양의 이런 모습이 낯설지는 않습니다. 초반 태양이 주군을 향해 무한 애정을 표현하던 시절, 귀신에 빙의된 태양을 잠재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태양의 손을 잡고 잠을 잤던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빙의로 인해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 주군은 하지만 태양을 위해 그녀를 보호하는데 급급했습니다.

귀신이 보인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던 태양과 그런 그녀의 마음을 읽은 주군의 행동은 사랑이라는 단어가 존재하기에 가능한 행동이었습니다. <주군의 태양> 역시 주제는 '사랑'입니다. 로맨틱 코미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모든 것은 바로 '사랑'이니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마지막 회는 등장인물들의 사랑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태이령에게 까칠하기만 하던 강우는 어느새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티격태격하기는 하지만 둘이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킹덤을 나와 보디가드로 일을 하는 강우와 그런 그를 한시도 놓칠 수 없어 하는 태이령의 행동은 여전함으로 다가왔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들에게 다가온 사랑은 그렇게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여배우로서 살아가는 자신을 위해 레드카펫을 함께 걷지 않겠느냐는 태이령의 제안에 강우는 두려워합니다.

배우인 이령에게는 일상이거나 꿈이거나 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레드카펫을 걷는 것은 모든 여배우들의 꿈이라는 점에서 태이령이 강우에게 함께 걷자는 제안은 프러포즈와 다름없었습니다. 이령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던 강우는 결심을 합니다. 결코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레드카펫을 그녀와 함께 걷기로 한 것입니다. 차에서 내려 떨리면 자신의 손을 잡으라는 이령을 팔짱을 끼도록 하고 레드카펫을 걷는 강우는 당당했습니다.

사랑 앞에서도 무뚝뚝하기만 했던 강우는 이령을 위해 과감하게 레드카펫을 걸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령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이라는 사실을 강우는 잘 보여주었습니다. 사랑한다면 그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음을 강우와 태이령을 통해 잘 보여주었습니다.

태양의 언니인 공리와 이제는 킹덤 보안팀장이 된 이한주의 사랑도 아름답기만 했습니다. 태양의 개인 정보를 빼내기 위해 접근한 한주로 인해 자주 만나며 정을 쌓았던 이들은 적에서 동지가 되고, 이제는 절대 떨어져서는 안 되는 운명으로 발전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있던 거리에서 한주가 공리에게 했던 이야기는 주군과 태양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평생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공리의 발언은 주군과 태양의 첫 만남을 되돌려 생각하게 합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김실장의 도움으로 차에 탔던 태양은 주군과 손이 가볍게 닿자마자 찌릿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태양만이 아니라 주군 역시 동일한 감정이었지만, 낯선 여자 앞에서 그녀의 말에 동조할 수는 없었습니다.

첫 만남에서 느꼈던 짜릿함이 결과적으로 주군과 태양이 하나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나이 어린 남편과 사는 주군의 고모 주성란은 오직 자신의 조카의 삶에만 집착할 뿐입니다. 아이가 없는 그녀는 늦은 나이에 결혼해 살아가지만 사랑이라는 감정보다는 일상적인 삶의 코스프레와 같은 느낌이 강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문제가 없는 가족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

50이 된 주성란은 결혼 5주년을 앞두고 5주가 된 아이를 잉태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던 성란은 누구에게도 이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미 한 차례 아이를 잃었던 기억이 있던 그녀로서는 너무 늦은 나이에 아이를 가진 것이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그저 아이 없이 남편과 평생 행복한 게 진정한 행복이라고 생각했던 성란은 태양을 만나며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귀신을 보는 태양은 성란이 임신을 하고 있음을 바로 알아챘습니다. 작은 기운이 함께 한다는 것으로 임신임을 직감한 태양은 아이를 낳을지에 대해 여전히 고민하는 성란에게 사랑과 행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현재의 관계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아이로 인해 두려워하던 성란은 태양의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냅니다. 당당하게 남편에게 임신을 했다는 말을 하자, 자신의 우려와는 달리 너무나 행복해하는 석철을 보며 안도하는 그녀는 진정한 행복을 가져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행복해지듯 주군과 태양 역시 행복한 결말을 가져갔습니다. 태양이 귀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주군과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태양. 주군이 이야기를 했듯 그녀가 살던 고시텔을 가지기 위해 돈을 벌었던 태양은 그 고시텔 주인이 주군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지난 1년 동안 자신을 얼마나 그리워하고 사랑해왔는지 확신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랑이란 귀신이 가로막는다 해도 막을 수 없는 것이라고 <주군의 태양>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국경도 없다는 유명한 이야기처럼 귀신도 가로막지 못한 주군과 태양의 사랑은 홍 자매가 들려주고 싶은 사랑에 대한 정의였습니다.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사랑이라는 감정은 모든 힘겨움을 이겨낼 수 있는 큰 힘으로 자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공블리 공효진은 여전히 로코에 어울리는 배우임을 증명했습니다. 강한 남자로 인식되던 소지섭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다양한 작품에 어울리는 배우라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과연 어울릴까라는 우려와는 달리 주군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소지섭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던 <주군의 태양>이었습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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