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은 15일 'PD수첩 진실을 왜곡했는가?'에서 그간 <PD수첩>을 둘러싼 오역 논란과 왜곡 논란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PD수첩> 진행자인 송일준PD는 "지난 4월 29일 방송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이 오역논란에서 왜곡논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면서 "지난 방송을 통해 몇몇 번역 오류와 생방송 중 진행자의 실수에 대한 해명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밝혔다.

송일준 PD "단언하건대 시청자들께 허위 사실 전한 적 없어"

송 PD는 "계속 공격을 받는 것은 <PD수첩>이 내용을 왜곡해 허위 사실을 전했느냐는 부분인데 시청자 여러분께 단언하건대 그런 일은 없다"면서 "<PD수첩>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었으며 진실을 왜곡했다는 일각의 비난은 과연 온당한지 시청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이번 방송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먼저 <PD수첩>은 번역 상 정확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다시 정리했다.

고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 인터뷰 과정에서 '걸렸던'( "Could possibly have")이라고 해석했던 부분을 '걸렸을 수도 있는'으로, '의사들에 따르면 걸렸다고 합니다'("Doctors suspect")를 '의사들은 의심합니다'로, '걸렸는지'("If she contracted it")를 '걸렸다면'으로 정정했다.

▲ 7월 15일 방송된 MBC PD수첩 'PD수첩 진실을 왜곡했는가?'
"주저앉는 소를 광우병 위험 소로 연결짓는 것, 정말 왜곡인지 묻고싶어"

<PD수첩>은 " '주저앉는 소'를 '광우병 위험이 높은 소'로 연결짓는 것은 왜곡이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제작진은 휴메인 소사이어티 소속 마이클 그래거 박사의 발언을 통해 "주저앉는 소를 광우병 의심소라고 부르는 것은 소가 주저앉는 것이 광우병의 주된 증상 중 하나이기 때문"이라며 "정확한 표현은 주저앉는 소를 광우병 의심소라고 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PD수첩>은 이를 두고 "당사국인 미국 언론에서 광우병 위험이 강조되고 영국 언론에서는 '주저앉는 소'를 식용으로 먹을 수 있느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정작 우리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처지인데도 언론에서 위험을 부정하고 있고, 주저앉는 소를 광우병 위험 소로 연결짓는 것은 왜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정말 왜곡이라 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반문하기도 했다.

<PD수첩>은 고 아레사 빈슨의 사인을 두고, 그녀의 어머니가 CJD(크로이츠펠트 야콥병)라고 말했는데 vCJD(인간광우병)으로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주장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부가 배포한 자료에도 '인간광우병 의심 환자 발생' 언급"

제작진은 고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와의 다른 인터뷰를 언급, "신경외과 의사가 (아레사 빈슨의) MRI 결과를 알려줬는데 딸이 vCJD(인간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우리 딸은 vCJD(인간광우병)의 가능성이 있었는데 이는 알다시피 일반 CJD(크로이츠펠트 야콥병)와는 달랐다"고 전하며 의도적으로 사인을 왜곡해 보도했다는 점을 부인했다.

또 정부가 <PD수첩> 방송 이후 배포한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관련 문답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인간광우병 의심 환자 발생이라고 적시되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PD수첩>은 조중동을 비롯한 일부 언론이 "<PD수첩> 전체가 왜곡 방송"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 7월 15일 방송된 MBC PD수첩 'PD수첩 진실을 왜곡했는가?'
"조중동. '주저앉는 소' 동영상에 대해 180도 입장 바꿔"

<PD수첩>은 먼저 올해 초 미국에서 '주저앉는 소' 동영상이 공개됐을 당시 조중동을 포함한 국내 언론들이 일제히 광우병 위험에 대해 우려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는 소는 다우너(downer)로 불리며 광우병 위험이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조선일보 2008년 2월 5일자)
"규정상 다우너 소는 식품으로 사용될 수 없다. 광우병에 감염될 위험성이 일반 소보다 높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2008년 2월 19일자)
" '다우너(downer)'소들이 발견되면 폐기처분하는 게 원칙이다. 광우병, E콜라이대장균, 살모넬라균 등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중앙일보 2008년 2월 19일자)

<PD수첩>은 이어 "그런데 불과 몇 달 뒤 이들 신문들(조중동)은 같은 동영상 소에 대해 180도 바뀐 입장을 보인다"며 "<PD수첩>이 주저앉는 소를 광우병으로 연결하는 것은 왜곡이라는 것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조중동이 제작 과정에서 번역을 맡았던 정아무개씨의 발언을 비중있게 다룬 것에 대해 "“취재 내용 중 일부만 접했을 정씨의 의견이 확대돼 중대한 의혹이 있는 것처럼 보도됐다. 국제전화 한 두 통이면 쉽게 확인됐을 내용도 있었다"면서 OO 일보 기자와의 통화 내역을 공개했다.

<PD수첩>: 번역한 사람 말고 다우너 동영상 처음 제작하고 공개한 휴메인 소사이어티에 혹시 문의해보셨나요?
OO 일보 기자: 그 기사의 취지가 휴메인 소사이어티에 문의해서 확인해야 될 그런 사항은 아닌 것 같은데요.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에 대해, <PD수첩>은 "검사 5명을 앞세워 <PD수첩> 한 프로그램에 대해 수사를 하겠다고 나선 것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검찰 스스로 나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며 촬영 원본 테이프를 요구한 것은 도가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취재 원본 요구는 프로그램 차원을 넘어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 7월 15일 방송된 MBC PD수첩 'PD수첩 진실을 왜곡했는가?'
"원본 요구 지나쳐" "검찰 수사, 언론 자유 위축시킬 수 있어"

<PD수첩>은 박경식 교수(고려대)의 발언을 통해 "정부가 자신의 평판을 보호하기 위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하고 위헌적인 상황"이라고 전하며 검찰에 <PD수첩> 수사를 종용한 한나라당의 지난해 브리핑(2007년 7월 30일)을 공개했다.

"언론이 언론으로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취재원 보호는 반드시 필요하다. 취재원 보호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자들이 취재활동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검찰이 언론자유를 수호하는데 앞장서지는 못할망정 언론자유를 압살하는 민주주의의 적이 돼서는 곤란하다."

또 한국기자협회 김경호 회장의 발언을 빌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권력이 검찰권을 동원해서 이를 재단한다면 매우 잘못된 것"이라며 "어떤 의도성이 있다는 전제를 깔고 취재 수첩과 원본 테이프를 제출하라고 하는 것은 심각한 언론 검열"이라고 전했다.

<PD수첩>은 " '번역을 똑바로 해라. 좀 더 흠 없는 방송을 만들어라'고 하면 얼마든지 달게 질책 받겠다"며 "앞으로 더 나은 방송 위해 노력하겠다. 이렇게 만들어진 방송은 권력을 감시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것은 자명하다"는 말로 방송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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