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특집에 이어 이번엔 친구특집을 마련한 '아빠! 어디가?'팀. 이번 '친구특집'에선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새삼스러웠습니다. 아빠 혼자서 두 아이를 감당해야하는 상황 속에서 어려움이 많을 것 같았지만, 늘 그랬듯이 어른들의 우려를 씻어버리며 동생특집 못지않은 성공사례를 보여줄 듯합니다.
민국이랑 옷까지 맞춰 입으며 낯가림 없이 적극성을 보여준 민국이 친구 기윤이, 유일한 이성친구이자 또랑또랑한 눈매와 예쁘장한 외모와 달리 털털한 매력을 뽐낸 윤후 친구 지원이, 준이보다도 점잖지만 일이 주어지면 적극적으로 변하는 준이 친구 명준이, 아빠 친구 아들로서 준수 옆자리를 지킨 4대독자 준영이, 지아만큼 예쁘장한 얼굴에 털털하고 상큼한 성격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지아 친구 미서.
처음 초대를 위해 준이가 명준에게 전화했을 때부터 명준이는 퍽 특이했는데요. 간결했던 통화 내내 명준이가 했던 말은 '어'라는 대답뿐이었습니다. 드디어 여행가는 날 만난 명준이는 통화 때 모습 그대로였지요. 반가움에 만나면 서로 안부라도 물을 법하지만 두 아이 모두 말한 마디 없이 덤덤히 만났지요. 대신 서로 손을 꼭 잡고 걸어갈 뿐이었습니다.
자기소개의 시간에도 나직이 자신을 소개하더니 다른 친구들의 소개를 듣는 긴긴 시간 동안에도 양반다리자세 그대로 고고히 자리를 지켰지요. 아빠들도 감탄할 정도로 차분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오히려 조용해서 존재감이 묵직(?)해 보였지요.
한 아름 바구니에 채소를 담고 돌아오는 길에서 명준이는 준이와 함께 수돗가로 향하는데요. 수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야채를 깨끗이 씻어가야 한다며 작업에 나섰습니다. 비록 바구니째로 씻는 허술함을 보였지만, 씻지 않고는 갈 수 없다는 의무감이 단호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요리를 하다 된장이 필요하다는 아빠의 한마디에 아이들은 너나할 것 없이 된장찾기에 나서는데요. 명준이도 된장이라는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겨나자 날쌘돌이가 되어버렸습니다. 된장 찾아오자며 아이들이 소란스럽게 뛰어나가는 한편에선 명준이가 조용하면서도 재빠르게 된장찾기에 나섰지요. 준이에게 된장을 얻게 되면 자신에게 달라며 의욕을 보이더니 결국 된장을 구해 의기양양 돌아왔습니다. 점잖고 차분하지만 목표가 생기면 활발하고 적극적이 되어버리는 모습은 전혀 다른 반전이었지요.
처음 등장할 때만해도 조용하기 그지없어 방송분량이 없을까 우려됐던 명준이는 오히려 가장 강렬한 존재감으로 친구특집을 흔들었습니다. 조용하지만 할 건 하는 그 침묵의 존재감으로 말이지요. 다음 주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Written by 비춤, 운영중인 블로그 : http://willism.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