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주주총회 무기한 연기 소식이 알려지자 YTN지부 조합원들을 비롯해 YTN을 지키고 있던 약 100여명의 시민들과 150여명의 전국언론노동조합 조합원들은 크게 환호했다.

언론노조 YTN지부 박경석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전 YTN앞에 있던 시민들과 조합원들을 향해 "조합원들과 외부의 지지로 결국 임시 주주총회를 연기시켰다.오늘 다들 너무 고생 많이했다"며 조합원들을 위로했다.

박경석 노조위원장 "여러분들의 지지로 결국 임시 주주총회 연기시켜"

▲ YTN타워 1층을 가득 메운 YTN 조합원과 언론노조 조합원들. ⓒ송선영
박 위원장은 "어제 집행부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논의할 때 사측의 부당한 압력 때문에 행여 조합원들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조합원 여러분들은 노조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있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여기에 계신 분들 모두가 방송 현업으로 돌아가야 할 사람들"이라며 "이제 여기까지 하시고, 이 후에 무엇을 할 건지 논의한 뒤 투쟁 일정을 알려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도 시민들을 향해 "YTN 만세" "민주시민 만세"를 외친 뒤 "앞으로 정권 눈치 보지 않고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어 "확실히 약속을 지키겠다"면서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외쳐 큰 박수를 받았다.

이 자리를 찾은 정청래 전 의원도 구본홍 사장 내정자 임명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정청래 전 의원 "구본홍씨 사장 내정은 70년대 발상"

정 전 의원은 "YTN 문제는 국민과 이명박 대통령과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면서 "YTN 노조는 행복한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정청래 전 의원. ⓒ송선영
정 전 의원은 이어 "경기를 할 때 심판은 공정해야 하는데 한 팀의 일원이었던 사람을 심판으로 한다면 아무리 공정하게 심판을 본다 하더라도 납득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한 뒤 "구본홍씨를 사장으로 내정하겠다는 것은 70년대 발상이고 무력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80년대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YTN의 투쟁은 KBS와 MBC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한 정 전 의원은 "용기내서 처음 이 자리에 나왔다"며 앞으로 투쟁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구본홍 사장 내정자 임명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는 14일 오전 9시 즈음 YTN 사옥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일부 시민들은 지난 13일 밤부터 YTN 앞에서 밤을 새우기도 했다.

시민들 "이명박 정부, 언론 장악 너무 심해"

오전 9시부터 YTN 앞을 지켰던 차승아(34)씨는 "안 보이는 적과 싸운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며 "저들(이명박 정부)의 의도대로 방송이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방송이 국민의 눈과 귀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 YTN 앞을 지키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송선영
아기를 데리고 나온 김소영(33)씨도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은 너무 심하다"며 "YTN 집회에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영방송 지키기에 힘을 보탤까 해서 나왔다"고 밝혔다.

YTN지부 조합원들은 임시 주주총회 연기를 축하하며 YTN을 지켜준 시민들에게 감사하는 의미로 YTN 옥상에서 '구본홍 사장 내정자 반대'가 적힌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이벤트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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