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3일 오후 10시 “아시아人을 통해 아시아의 변화와 성장”을 소개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아시아 프로그램 <아시아투데이>가 첫 방송된 지 어느덧 4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변화하는 아시아의 어제와 오늘을 아시아人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미래를 발견하고자 KBS에서 진취적으로 시도한 본격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아시아의 이야기를 아시아人의 시각으로

4월 3일 첫 방송에서부터 당시 한창 국제사회의 이슈로 떠올랐던 티베트 사태에 대한 발 빠른 취재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신규프로그램의 이미지를 제대로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아시아의 이야기를 매우 객관적으로 전하는 우리 프로그램의 출현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 '아시아투데이' (2008.04.03)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 카슈가르 위그루인들의 꿈과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방송 화면 중 한 장면
그동안 수 없이 많은 방송에서 아시아의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소개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우리와는 다른 그들의 삶을 흥미롭고 신기한 시선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시아 각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문제 혹은 이슈와 같은 내용은 뉴스를 통한 현지 특파원들에 의한 리포트가 전부였다. 이러한 때 KBS1의 <아시아투데이>에서 뉴스와 르포 프로그램에서나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함으로써 일반 시청자들에게 아시아의 현재를 이해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고 있음에 박수를 보낸다.

특파원 현장보고와 VJ특공대의 절묘한 조화

그동안 <아시아투데이>를 통해 국내 시청자들에게 전해진 아시아 각국의 문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티베트 사태와 다람살라의 오늘, 신장 위구르인들의 미래, 필리핀의 쌀 문제, 쓰촨성 대지진, 미얀마 사이클론 피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고유가 충격, 태국 방콕시민들의 불복종 운동 등 자칫 자국의 국내문제로만 인식될 수 있는 이야기를 시의 적절하게 국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또한 흥미로운 아시아 각 나라와 도시의 다양한 사례를 객관적으로 소개함으로써 자칫 르포형식으로 빠져 지루한 보도프로그램이 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또한 감각적인 편집과 텍스트 이미지를 활용한 다양한 화면구성으로 프로그램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해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아시아투데이의 1회부터 14회까지의 전체 방영 내용 (2008.04.03~07.10)
이와 더불어 <아시아투데이>의 가장 큰 특징은 매회 두 편이 이야기를 동시에 소개한다는 점이다. 이는 30분 편성프로그램의 한계를 뛰어넘어 60분 편성이 가능한 체재를 완성하는 동시에 각 에피소드 제작스텝들에게는 방송시간에 대한 중압감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주는 역할을 함께한다. 이 같은 30분 에피소드는 보도와 르포 프로그램의 통상적인 길이인 2분 ~ 7분을 좀 더 구체화 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며 반대로 60분 편성에서 다루기엔 다소 부족한 소재와 주제를 “아이템”으로 선택할 수 있는 폭넓은 선택의 자유가 보장된다.

<아시아투데이가>가 여타 프로그램과의 차별을 보이는 가장 큰 차이점은 앞서 이야기한 2개의 에피소드를 묶어 60분 편성 프로그램으로 완성한 것과 시청자에게 전하는 이야기의 내용에 있다고 하겠다. 즉 아시아 각지의 이슈를 뉴스보다는 좀 더 길게 전하며 VJ특공대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흥미와 신기한 이야기보다는 시의성과 사회적 경향을 포함하는 이야기를 아이템으로 선택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을 넘어 더 많은 나라와 도시의 이야기 필요

<아시아투데이>는 기획의도에서 “아시아의 성장” “아시아의 발견” “아시아 그리고 지금”이라고 하는 대명제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방향성을 이야기한다. 즉 그동안 세계사의 변방으로 취급받았던 아시아가 이제는 인근 국가들의 다이내믹한 상호연계를 통해 성장하고 있으며 국지적인 시선을 넘어 세계 속의 진정한 아시아인이 되기 위해 새롭게 발견해야 할 아시아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변화하는 오늘의 아시아에서 찾고자 한다는 것이다.

UN회원국을 기준으로 아시아에는 현재 약 46~48개 나라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KBS1의 <아시아투데이>에서 지난 4개월간 소개한 나라는 모두 11개국으로 아시아 국가 중 약 20퍼센트에 달하는 비율을 보이고 있다. 모두 14편의 방송에서 11개 나라의 이야기를 소개한 것으로 아직까지는 아시아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함이 없지 않다.

방송에 소개된 11개 나라 중 중국과 일본의 방영횟수가 전체의 51%에 이르는 다소 편중된 비율을 보이는 것은 본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에서 밝힌 명제중 하나인 “아시아의 발견”부문을 중국과 일본으로 한정한 듯 한 인상을 받는다.

▲ 아시아투데이의 내용별 국가 비율 - 중국과 일본의 사례가 전체 51%에 해당한다.
중국과 일본에 관한 이야기는 여타 아시아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프로그램에서 접근하고 있다. 뉴스, 드라마, 교양, 오락, 시사 등 거의 모든 장르의 프로그램에서 중국과 일본에 대한 이야기는 매일 우리 안방의 시청자를 찾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아시아투데이>에서까지 중국과 일본에 포커스를 맞추고 그곳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면 <아시아투데이>가 애초에 의도했던 아시아의 발견, 아시아의 오늘을 전한다는 사명은 희석될 수밖에 없다.

<아시아투데이>는 홈페이지를 통해 기획의도와 함께 “철학”이라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제작진은 “아시아를 살다”, “아시아를 보다”, “아시아를 읽다”, “세계에 서다”라고 하는 4가지 철학을 제시하면서 유구한 역사 속에 내재된 아시아 민족의 문제를 공감하고 그 극복 과정에서 아시아의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또한 다양한 색과 전통을 아시아의 감각으로 아우르고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여 우리가 지향해야 할 성장모델로 삼고자 한다.

그렇다. 아시아는 분명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할 상생의 동반자이자 새로운 성장모델의 발견을 위한 밑거름이 되는 터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을 넘어 동티모르와 부탄, 네팔과 방글라데시, 오만과, 예맨, 미얀마, 스리랑카, 몰디브, 브루나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등 다소 우리의 관심이외 지역의 이야기에 대해서도 시청자들에게 소개 해 줄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아시아투데이>는 프로그램 기획의도와 철학에서도 밝혔듯이 현재의 중국, 일본 편향의 이야기를 더 많은 아시아 각 나라와 도시로 시야를 넓히고 그곳의 오늘을 시청자들에게 전해 줄 필요가 있다. 일반 시청자들이 여타 프로그램이나 여행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서 접할 수 없는 아시아 각 나라의 다양한 이야기를 공영방송 KBS에서 사명을 가지고 전달하는 전령사 역할을 해 주길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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